[칼럼] ‘혼용무도’, 386세대 다시 한 번 일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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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혼용무도’, 386세대 다시 한 번 일어나자
  • 김용 동국대 겸임교수
  • 승인 2016.11.12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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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의 시사진맥>무너진 헌정 시스템 속 대대적 패러다임 전환 시급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용 동국대 겸임교수)

혼란스러운 정국이 마치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온통 어지럽다. ‘혼용무도’ 그 자체이다.

‘혼용무도’란 사리에 어둡고 어리석은 군주인 혼군(昏君), 용군(庸君)의 '혼용'과 세상이 어지러워 도리가 제대로 실현되지 않는 상태인 '천하무도(天下無道)'의 '무도'가 합쳐진 사자성어다. 지난해 12월 대학교수들이 꼽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실정을 거듭하며 표류하던 현 정권과 안개 속 정국을 표현했다.

이처럼 거듭된 실정으로 안개 속 정국을 헤매던 현 정권은 그 끝자락에서 국민들의 쌓였던 울분을 폭발시켰다. 바로 실질적 선장, 즉 비선실세가 바로 ‘최순실’ 이었음이 만천하에 공개된 것이다. 이는 ‘혼용무도’ 속에서 좌절하고 실망했던 국민들이 급기야 거리로 뛰쳐나오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지난 주말 광화문을 비롯한 전국 각지는 아동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영호남의 케케묵은 지역감정을 초월한 채, 그야말로 전 세대와 각 지역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규탄하며 단일대오를 이뤘다. 국민들은 칼바람이 부는 거리에서 오직 나라를 사랑하는 한 마음으로 뭉쳐 박근혜 대통령과 현 정권 그리고 집권여당을 신랄하게 성토했다.

특히 광화문에서만 일주일 만에 2만에서 20만이라는 거대한 촛불이 밝혀졌다. 헌정 시스템의 붕괴로부터 오는 허망함과 상실감에 오는 주말에는 더 많은 국민의 분노가 촛불로 승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정치 혼란의 가장 큰 맥은 개인 혹은 소수 집단이 국정을 농단하고 국가권력을 사유화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사회의 시스템과 헌법 질서가 붕괴하고 예측 가능했던 세상이 한순간에 허무하게 무너져 내리면서 국민들이 분노를 표출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놀라운 것은 국민배신에 격노한 국민들이 거리로 쏟아졌으나 국민들은 그 누구보다 이성적이었다는 사실이다. 이에 국민이 느끼는 분노의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대규모 시위 인원에도 불구하고 그 흔한 불상사 하나 없이 평화를 지키고 있으며 국정농단의 몸통은 결국 현 정권의 수장 박근혜 대통령과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임을 명확히 외치고 있다. 그야말로 국민의 목소리가 바로 헌법 정신인 것이다.

따라서 혼란한 시국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선행해야 할 과제로 명확한 진실규명과 관련자의 엄중한 처벌이다. 특히 시스템이 붕괴되고 신뢰가 무너진 지금, 만약 조금이라도 사건을 은폐·축소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즉,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모든 것을 국민 앞에 밝히라고 명하고 있다.

나아가 헌법 제1조 2항에 명시한 국가권력의 주인은 누구보다 국민임을 다시금 되새길 시점이다. 주권자인 국민에게 권력을 되돌려주고 국민을 중심으로 한 정치문화의 대변혁이 필요하다. 즉, 인치가 아닌 법치, 인위적 통치가 아닌 시민 중심의 정치문화로의 변혁이다.
지금의 위기는 반드시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현 정권에서 붉어진 인치의 문제, 그리고 대의민주주의를 역행하는 의사결정구조 등 어느순간 암암리에 자라나고 있던 이 땅의 구태정치를 바야흐로 근절할 기회다. 인치에서 비롯된 시스템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 국민이 중심이 되는 뉴거버너스를 장착하고 국민이 권력을 직접 통제하는 전 국가적 패러다임의 전환을 완성하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더불어 무너져 내리는 나라의 정기를 바로 세우고 헌법 정신과 민족을 위해 다시 중심에 서야하는 세대가 떠오른다. 바로 민주화 투쟁을 이끌었던 386세대이다.

386세대는 학창시절 군사독재정권의 살벌했던 총칼에 맞서 민주화 운동과 학생 운동을 이끌었다. 또한 30대에 접어들어서는 이 땅의 가장으로써 IMF라는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금 모으기 운동으로 대한민국을 지탱했다. 이처럼 정국이 혼미하고 백척간두에 놓였을 때마다 혁명을 이끌었던 소중한 경험이 있다.

이제는 이 땅의 허리 세대로써 우리가 그 시절 그토록 갈망했던 혁명과 변화가 소수의 국정농단 부역자들로 인해 역행하는 행태에 분노한다.

386세대여! 불의에 항거하던 그 시절,  뜨거웠던 우리의 심장을 다시 태울 때가 다시 한 번 도래했다. 일어나자 386이여! 

前 참여정부 청와대 행정관
前 민주통합당 중앙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前 20대 총선 더불어민주당 경기 화성갑 후보
現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겸임교수
現 더불어민주당 경기 화성갑 지역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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