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통령 선거제도와 피해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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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통령 선거제도와 피해자들
  • 송오미 기자
  • 승인 2016.11.13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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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총 득표수에서 이기고도 패배한 후보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송오미 기자)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개표결과, 전체 득표수에서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이 앞섰지만, 트럼프가 선거인단 과반수를 확보해 선거에서 승리했다. 총 득표수에서 지고도 대통령에 당선된 경우는 이번이 미국 역사상 5번째다.

12일 오후 10시 기준(현지시간) AP통신의 개표 결과에 따르면, 클린턴은 47.78%를 득표해 47.33%를 득표한 트럼프보다 0.45%포인트 앞섰다. 득표수로는 약 57만 표를 더 획득했다. 하지만 클린턴은 228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반면, 트럼프는 과반(270명)이 넘는 29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희비가 갈렸다. 이는 총 득표수와 무관하게 주별 승자가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가는 ‘승자독식 방식(Winner-takes-all)’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총 득표수에서 더 많은 표를 획득했지만, 선거인단에 밀려 낙선한 대통령 후보는 클린턴 이전에 총 4명이 있었다. 가장 최근 사례로는 2000년 민주당 앨 고어 후보와 공화당 조지 W.부시의 대결이었다. 당시 앨 고어는 총 득표율에서 48.4%를 얻어 47.9%를 얻은 공화당의 조지 W.부시를 이겼다. 총 54만 3,895표를 더 획득했다. 그러나 앨 고어는 선거인단을 266명을 확보해271명을 확보한 조지 W.부시에게 패배의 쓴 맛을 봤다.

1824년 앤드루 잭슨(Andrew Jackson), 1876년 새뮤얼 J. 틸던(Samuel Jones Tilden), 1888년 스티븐 그로버 클리블랜드(Stephen Grover Cleveland)도 미국 총 득표수에서는 이기고도 대통령에 당선되지 못한 미국 선거제도의 피해자들이었다. 잭슨은 6대 대통령 존 퀸시 아담스(John Quincy Adams)와 틸던은 19대 대통령 러더포즈 헤이즈(Rutherford B. Hayes) 그리고 클리블랜드는 23대 대통령 벤자민 헤리슨(Benjamin  Harrison)과 경쟁해 패배했다. 

미국의 선거인단 제도는 건국 초기부터 채택돼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지만,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게 사실이다. 2000년 대통령 선거 이후 ‘미국의 선거제도를 개선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선거 제도도 연방국가인 미국에서 각 주의 독립성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고안된 제도인 만큼, 연방국가인 미국의 성격을 잘 이해할 필요도 있다. 동시에 앞으로 다양한 논의를 통해 민의(民意)를 보다 잘 반영할 수 있도록 선거제도가 개선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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