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검찰조사 거부'에 비난 봇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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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검찰조사 거부'에 비난 봇물, 왜?
  • 송오미 기자
  • 승인 2016.11.21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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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제외하고 한목소리…‘중립성 트집 잡아 특검도 거부하겠다는 것 아닌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송오미 기자)

▲ 검찰이 지난 20일 박근혜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했다. 미르·K스포츠재단의 불법 설립 및 강제 모금, 청와대 문건 유출 등을 ‘비선 실세’ 최순실 씨,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과 공모(共謀)한 혐의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이에 즉각 반발하며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신 ‘중립적 특검 수사’에 대비하겠다고 했다.ⓒ뉴시스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가 검찰조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정치권 안팎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검찰이 지난 20일 박근혜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됐다. 박 대통령은 미르·K스포츠재단의 불법 설립과 강제 모금, 청와대 문건 유출 등을 ‘비선 실세’ 최순실 씨,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과 공모(共謀)한 혐의다. 현직 대통령이 피의자로 검찰에 입건된 것은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이에 즉각 반발하며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신 ‘중립적 특검 수사’에 대비하겠다고 했다.

박 대통령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검찰조사 발표 직후 “검찰 수사는 믿을 수 없다”며 “검찰의 대통령 직접 조사엔 일체 응하지 않겠다. 중립적 특검 수사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도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수사팀의 오늘 발표는 전혀 사실이 아니며 객관적인 증거는 무시한 채 상상과 추측을 거듭해서 지은 사상누각일 뿐”이며 “앞으로 진행될 특별검사의 수사에 적극 협조해서 본인의 무고함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대변인은 “헌법상·법률상 대통령의 책임 유무를 명확하게 가릴 수 있는 합법적 절차에 따라 하루빨리 이 논란이 매듭 되기를 바란다”면서 정치권에 박 대통령의 탄핵소추를 요구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의 검찰조사 거부와 ‘특검 선호’와 관련, 정치권에서는 “국면전환을 노리고 시간을 끌려고 하는 것”, “특검 ‘중립성’을 트집 잡아 거부하려는 꼼수” 등 다양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특검이 검찰보다 중립적이라고 판단해 수사를 받겠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의아하다. 혹시 이 말이 특검의 중립성을 문제 삼아 수사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는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박 대통령 특검 거부를 의심하며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박 위원장은 “특검법이 야당의 추천만으로 특검을 구성하게 돼 있는데 중립적이지 않다고 거부권을 행사하는 게 가능하다”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설사 특검법이 통과돼도 청와대의 해석에 의거하면 야당 추천 특별검사는 중립성이 없다고 역시 임명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모든 난관을 극복하고 임명이 돼도 특검 조사는 조사대로, 검찰보다 강도 높게 조사했을 때 청와대는 중립성이 없다고 특검 조사를 거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박 대통령의 검찰 수사 거부에 대해 강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꿩이 사냥꾼이 무서워 머리를 땅에 쳐박는 것과 똑같은 것”이며 “결국 모든 것이 다 드러났는데 무서워서 자기 혼자 부인하고 있는 꼴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박 대통령을 적극 옹호했다. 이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거부로 보지 않는다”며 “변호사가 늦게 선임되고, 업무 파악을 위해 검찰에 조사를 연기해달라고 요청 한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청와대가 억울해 할 정도라면 이것은 정말 (검찰이) 특별하게 봐준 게 없는 그런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정현 즉각 퇴진’을 요구하며 9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새누리당 김진수 당협위원장(서울 중랑갑)은 21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박 대통령이 중립적 특검 운운하는 것은 꼬투리 잡아서 거부하겠다는 의도와 시간 끌기용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면서 “이런 꼼수는 이제 초등학생들도 다 알 정도”라며 비판했다.

함께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이기재 당협위원장(서울 양천갑)도 “박 대통령과 친박들이 계속 이런 식으로 하면 국민들의 분노가 임계점에 도달할 것이다. 그러면 한 번에 모든 것이 무너질 것”이라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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