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건설사, 올해 수주계약 '기재정정' 공시…득실은?
스크롤 이동 상태바
5대 건설사, 올해 수주계약 '기재정정' 공시…득실은?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11.22 17: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등 국내 5대 대형 건설사들의 올해 수주계약 정정신고([기재정정]단일판매ㆍ공급계약체결)들을 살펴봤다 ⓒ 각 건설업체 CI

건설업은 수주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 건설사들은 항상 새로운 수주처 찾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계약을 맺으면 이를 즉각 공시하는 등 널리 알리기에 바쁘다.

또한 수주계약을 끝까지 유지하기에 힘쓴다. 계약금액과 공기가 변경되거나 계약 자체가 해지되면 기업 신뢰도와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고, 투자자들로부터 외면 받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시사오늘>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올해 국내 상위 5대 상장 건설사들이 공시한 '[기재정정]단일판매ㆍ공급계약체결' 보고서들을 살펴보고, 수주계약 정정신고에 따른 이해득실을 따져봤다.

대우건설, 수주계약 정정신고 최다…계약금↑ '반복'

▲ 대우건설은 지난 1월부터 현재(11월 22일)까지 '[기재정정]단일판매ㆍ공급계약체결' 14건을 공시했다 ⓒ 대우건설 CI

국내 상위 5대 상장 건설사 가운데 올해 수주계약 정정신고가 가장 많은 업체는 대우건설이다. 대우건설은 지난 1월부터 현재(11월 22일)까지 '[기재정정]단일판매ㆍ공급계약체결' 14건을 공시했다.

계약내용을 정정해 공시한 이유는 대부분 계약금 증액이었다.

대우건설은 14건의 '[기재정정]단일판매ㆍ공급계약체결' 공시 중 9건에서 '변경계약 체결에 의한 계약금액 변경(증액)', '계약금액 변경' 등을 정정사유로 제시하며 계약금이 증액됐다고 정정신고했다.

계약기간 변경을 사유로 정정신고한 사례는 4건(이중 1건은 계약금액·기간 변경)이었다. 4건 모두 공기를 연장한다는 기재정정 공시였다.

계약금액이 줄었다고 정정신고한 건 1건이었다. 대우건설은 지난 7월 22일 '대곡~소사 복선전철 건설공사' 계약금이 기존 3925억 원에서 3510억 원으로 변경됐다고 기재정정 공시한 바 있다.

나머지 1건은 단순 '계약지위 이전'에 따른 정정신고였다.

이와 관련,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22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계약금이 당초 체결한 계약 내용보다 증액된 사례가 잦다는 건 좋게만 볼 수 없는 일"이라며 "자칫 잠재적 거래처 사이에서 부정적인 소문이 돌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계약변경·해지로 2조2700억 날아갔지만…'호재'

▲ 현대건설은 올해 수주계약 정정신고 11건을 공시했다 ⓒ 현대건설 CI

현대건설은 올해 수주계약 정정신고 11건을 공시했다.

이중 8건의 정정사유가 '계약금액 변경'이었는데, 이로 인해 현대건설은 총 1조8052억 원의 손실을 봤다. 계약금 증액에 따른 기재정정 공시 5건이 있었지만, 나머지 3건의 손실폭이 컸다.

특히 지난 17일 공시한 '우즈베키스탄 GTL 공사' 계약금 변경(기존 2조4677억 원→5358억 원)이 치명타였다.

여기에 지난 6월 '동티모르 수아이 항만공사' 수주계약이 해지된 데 따른 해지금액을 합치면, 현대건설은 올해 계약금 변경과 계약해지로만 2조2708억 원의 손해를 입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당장의 손실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현대건설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우즈베키스탄 GTL 공사는 취소 프로젝트로 인식돼 왔기 때문에 이 프로젝트가 회생됐다는 것 자체가 이익 상향 요인"이라며 "미착공 상태 장기화로 취소로 생각됐던 프로젝트가 연내 착공하며 성장성 회복을 알렸다"고 분석했다.

이 외에 현대건설은 3건의 '계약기간 변경'에 따른 정정신고를 공시했다.

GS건설·대림산업, 해외 수주 공기 연장…'국제 경쟁력' 위축 우려

GS건설은 올해 단일판매ㆍ공급계약체결 기재정정 8건을 공시했다. 이 가운데 4건은 계약기간 연장에 따른 정정신고였고, 이중 3건은 해외 수주계약의 공기가 연장됐다는 내용이었다.

GS건설은 지난 8월 '싱가폴 Marina South 복합개발공사'와의 수주계약 종료일이 당초 2016년 8월 31일에서 연기됐다고 공시했다. 당시 GS건설은 " 공사는 마무리 단계이나 발주처와 일부 계약기간 변경 관련사항 등을 협의 중이며 구체적인 내용 확정시 재공시 예정"이라고 했지만 아직까지 재공시가 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30일에는 '태국 UHV PLANT PROJECT' 계약기간 종료일이 2016년 10월 31일에서 2016년 11월 30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또한 GS건설은 지난 11일 '아부다비 석유 증설 시설' 계약기간이 변경됐다며 "현재 발주처와 계약기간 변경 등의 사항을 협의 중이며 확정되는 시점에 재공시 예정"이라고 정정신고했다.

▲ GS건설, 대림산업의 수주계약 정정신고 중 해외 수주계약 기간 변경 건수가 많았다 ⓒ GS건설(위), 대림산업 CI

대림산업도 올해 6건의 수주계약 정정신고 중 4건의 정정사유가 계약기간 변경이었는데, 이 가운데 2건이 해외 현장에서의 공기 연장에 따른 공시였다.

대림산업은 지난 2월 '베트남 석탄화력발전소 프로젝트'의 계약 종료일이 2016년 2월 21일에서 2018년 3월 31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또한 지난 7월에는 '쿠웨이트 정유공장 내 유황처리시설 보수증설공사'의 계약 종료일이 기존 2016년 7월 7일에서 2017년 3월 31일로 연기됐다고 공시했다. 당초 계약보다 각각 25개월, 9개월가량 지연된 것이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GS건설과 대림산업의 국제무대 경쟁력 위축과 공기 연장에 따른 손실이 우려된다는 반응이 나온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22일 <시사오늘>과 한 통화에서 "공사가 마무리 단계인데도 공기 연장이 발생했다는 건 사업 리스크가 높다는 것을 의미하고 추가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라며 "해외 현장에서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삼성물산, 계약해지 3건…이재용 '입김' 불었나

▲ 삼성물산은 올해 3건의 계약을 해지했다. 이면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있을 것이라는 말이 들린다 ⓒ 뉴시스

업계 1위 삼성물산의 경우 올해 수주계약 정정신고는 0건이다. 하지만 계약해지 공시가 3차례 있었다.

삼성물산은 지난 5월 '카타르 도하 메트로 프로젝트', 지난 8월 '여의도 파크원 프로젝트', 지난 9월 '카자흐스탄 발하슈 화력발전소 프로젝트' 등 3건의 수주계약을 해지했다고 잇따라 공시했다. 3건의 해지금액을 합치면 무려 3조5246억 원에 이른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계약해지 배경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기 위해 현금 확보에 나선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실제로 삼성물산이 올해 계약을 해지한 3건은 모두 막대한 현금이 투입될 가능성이 높거나, 잠재적 손실이 발생할 공산이 큰 프로젝트로 분류된다. 지난 10월에는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위례~신사 경전철 사업' 포기를 선언하기도 했다.

'캐나다 풍력발전소 K2 지분 매각', '제일기획 지분 매각', '삼성서초생활관 처분' 등 최근 삼성물산의 움직임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다.

재계의 한 핵심 관계자는 22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내년 차기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삼성 입장에서는 그전에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끝내고 싶을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현금 확보가 급선무인 만큼, 현금 투입 가능성이 큰 사업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