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캣 상장]'대어' 기대 속 '고전'…트럼프 수혜 엇갈리는 평가
스크롤 이동 상태바
[두산밥캣 상장]'대어' 기대 속 '고전'…트럼프 수혜 엇갈리는 평가
  • 정은하 기자
  • 승인 2016.11.23 10: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트럼프 인프라 투자, "공약 후광 누릴 것" vs. "주력 상품 아니다. 효과 미미"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정은하 기자)

지난 18일 기업공개(IPO) 청약이 미달되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상장된 두산밥캣을 바라보는 업계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관련 산업 전문가들은 두산밥캣의 상장이 고질적인 재무건전성 악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두산그룹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인프라 사업을 공약으로 내세운 미국 차기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수혜로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 분석한다. 반면 미국 인프라 투자에 투입되는 기계가 두산밥캣의 주력상품이 아니라 수혜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견해도 나온다.

▲ 지난 18일 기업공개(IPO) 청약이 미달되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상장된 두산밥캣을 바라보는 업계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두산밥캣

◇트럼프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공약으로 수혜를 얻을 것
트럼프가 1조 달러 규모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공약하고 두산밥캣이 그 후광을 누릴 것이라는 예상에 두산밥캣이 코스피 시장에서 ‘대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당선 확정 후 건설장비 업체인 캐터필러의 주가가 7.7% 오른 상황이다. 두산밥캣 역시 캐터필러처럼 '트럼프 수혜주', '트럼프 테마주'가 될 수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청약미달로 발생한 실권주 물량은 기관투자가들에게 모두 팔렸다.

금융권은 “트럼프의 인프라산업 확대 공약이 현실화되면 두산에는 또 다른 기회가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인프라투자 확대 수혜는 미미할 듯
하지만 두산밥캣은 코스피 시장에서 예상외로 고전하고 있다.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보다 소폭 상승하며 자존심만 겨우 건진 모양새다.

두산밥캣의 제품은 크게 소형 건설장비(컴팩), 중형 건설장비(헤비), 이동식 공기압축기(포터블 파워)로 구분되는데, 컴팩은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 컴팩 시장 규모가 지난해 10만9000대로 2005년의 10만8000대 기록을 이미 넘어섰기 때문에 성장 둔화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미국 인프라투자 확대의 최대 수혜품목이 헤비라는 점에서 두산밥캣은 아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룹사 차원의 재무건전성 제고 기대
두산은 지난해 구조조정 등으로 상반기 실적개선을 이뤄냈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산적해있다.

현재 두산은 두산밥캣 이외 다른 그룹주도 일제히 약세를 보이는 문제를 안고 있다. 두산밥캣의 최대주주인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22일 전날 대비 14% 넘게 떨어진 8120원에 마감했다. 두산엔진, 두산중공업, 두산, 두산건설 등도 3∼10% 동반 하락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두산밥캣은 그룹 입장에서 증손회사다. 두산밥캣의 실적이 개선되면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중공업, ㈜두산 등 그룹 전반의 주가가 상승하고 연쇄적인 재무개선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권 관계자도 “그동안 그룹 내 가장 큰 골칫거리였던 두산인프라코어의 재무구조가 두산밥캣 상장으로 최악의 상황은 피할 전망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동익 현대증권 연구원은 두산밥캣 주력상품과 관련해 “두산밥캣은 저가형 장비를 개발해 중국 등 이머징 시장을 공략한다는 중장기 계획도 갖고 있다”며 “중국 쑤저우에 연간 4000대 장비를 생산하는 설비를 2020년까지 구축할 것이고, 중동·아프리카·유럽 지역도 신규 주택공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그룹 부채 청산에 청신호가 켜질 것”이라 전망했다.

한편, 두산은 2007년 약 5조7000억원에 미국 잉거솔랜드사로부터 글로벌 소형장비 시장을 50년간 이끌어온 밥캣을 사들였다. 초대형 인수·합병(M&A)이었던 만큼 두산인프라코어는 세계 건설중장비 업계 순위 19위에서 7위로 수직 상승하며 건설업계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담당업무 : 공기업과 재계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變係創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