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국민 담화]분열 노린 승부수…키(Key) 잡은 김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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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국민 담화]분열 노린 승부수…키(Key) 잡은 김무성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6.11.29 1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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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계 태도 변화…야권 사분오열 가능성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춘추관에서 제3차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대통령직 사퇴를 시사했다 ⓒ 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이 승부수를 던졌다. 박 대통령은 29일 춘추관에서 발표한 제3차 대국민담화를 통해 “여야 정치권이 논의해 국정의 혼란과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주면 그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사실상 대통령직 사퇴 의사를 밝힌 셈이다.

그러나 야권에서는 이번 담화를 ‘꼼수’로 규정하며 격하게 반발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실제로 사퇴를 수용했다기보다는 탄핵을 피하기 위한 ‘정치적 술수’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이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겉으로 보기에는 ‘질서 있는 퇴진’을 수용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야3당과 (새누리당) 비박계가 형성하고 있는 단일대오를 무너뜨리기 위한 술수에 불과하다”고 단언했다.

실제로 새누리당에서는 변화의 분위기가 읽힌다. 당초 박 대통령 탄핵을 앞장서서 주장했던 비박계는 담화 이후 ‘일단 정지’로 돌아섰다. 비박계 수장 김무성 전 대표는 “일단 의원총회 논의를 지켜보겠다”며 판단을 유보했고, 황영철 의원도 “박 대통령 탄핵 입장을 재논의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석 원내대표 역시 의원총회에서 야당에게 탄핵일정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박 대통령의 사퇴 공언으로 보수층의 여론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치적 부담이 있는 ‘즉각 탄핵’보다는 추이를 지켜보면서 대응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처럼 비박계의 태도가 변하면서 야권 분열의 가능성도 생겼다는 지적이다. 현재 300명 국회의원 중 야권 의원은 총 172명이다.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려면 새누리당에서 최소 28표의 찬성표가 필요하다. 비박계가 ‘관망’으로 돌아설 경우, 야권에서도 탄핵 추진 여부부터 방식, 시점까지 의견이 갈릴 수밖에 없다.

더욱이 박 대통령이 “대통령직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면서 개헌에 나설 뜻까지 내비쳤다. 현재 국회에는 여야를 막론하고 수많은 개헌론자들이 자리 잡고 있다. 비박계의 태도에 따라 정국 흐름이 개헌을 중심으로 뒤바뀔 수도 있다는 의미다. 전국민적 퇴진 요구를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도 탄핵을 대전제로 단일대오를 구축하고 있는 야권과 비박계에게 ‘분열의 씨앗’을 뿌린 셈이다.

이에 대해 앞선 야권 관계자는 “야3당이 계속 단일대오를 유지해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입장”이라면서도 “비박계 마음이 돌아서면 탄핵은 불가능하고, 탄핵이 불가능해지면 야권에서도 분열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우려했다. 그러면서 “비박계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야권이 사분오열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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