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총수 청문회]성난 민심, "불매운동으로 책임 묻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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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총수 청문회]성난 민심, "불매운동으로 책임 묻자"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12.05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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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 기업, 책임져야" 성토 vs. "경제위기 우려" 목소리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손경식 CJ 회장 등 8명의 총수는 오는 6일 국회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인 가운데, <시사오늘>이 이들 대기업 총수에 대한 민심을 짚어봤다. 광화문 광장 전경 ⓒ 뉴시스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정경유착 사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대해 성난 민심은 "불매운동으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성토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손경식 CJ 회장 등 대기업 총수 8명은 오는 6일 국회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시사오늘>은 이들에 대한 민심을 유추해 보기 위해 5일 서울 광화문 광장, 탑골공원 등을 찾아 시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

"대가성이 없다? 거짓말이라는 거 어린아이들도 다 알아"

시민들 대부분은 이번 파문에 연루된 대기업 총수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한다고 강력히 질타했다. 하지만 경제위기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잖이 감지됐다.

광화문 광장 근처에서 기자와 만난 이경실(가명, 53, 여) 씨는 "보통 사람들이라면 꿈도 꿀 수 없는 거액의 돈이 오고갔는데 대가성이 없다고 해명하는 게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며 "그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건 어린아이들도 다 아는 사실 아니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기업 총수들이 국민들 상대로 사기 친 것"

윤성기 씨(29, 남)는 자신의 삼성 스마트폰을 기자 앞에 내밀며 "내가 이거 살 때 지불한 돈으로 최순실이 독일에서 떵떵거리며 지낸 것"이라며 "대한민국 경제를 움직인다는 대기업 총수들이 국민들을 상대로 사기를 친 것과 다름없다. 의혹이 밝혀질 경우 대국민 불매운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에서 상경해 서울 내 대학교에 재학 중이라는 신지희(가명, 23, 여) 씨는 "이런 꼴을 보려고 지금까지 공부를 했나 자괴감이 든다.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는 사회라고 배웠는데 (아닌 것 같다)"며 "대기업에 취직하는 게 꿈이었는데 광화문 촛불집회에 몇 차례 참여하면서 생각을 고쳐먹었다"고 비판했다.

▲ 탑골공원에서 만난 60대 이상 노인층들도 정경유착 의혹에 연루된 대기업 총수들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다 ⓒ 시사오늘

"과거 부정도 무당에게 돈 바칠 정도로 심하진 않았다"

60대 이상 시민들의 반응도 대체로 이와 비슷했다.

이날 오전 종로 탑골공원에서 본지와 만난 김원철(가명, 76, 남) 할아버지는 "젊은 사람들 보기가 부끄럽다. 지금 문제가 된 대기업에서 내가 소싯적에 일을 했기 때문"이라며 "과거에도 부정이 무척 심했지만 무당한테 돈을 바칠 정도로 형편없진 않았다"고 토로했다.

옆에 있던 이경훈(가명, 80대, 남) 할아버지도 "국민들이 피땀을 흘려가며 고생했기 때문에 그 회사들이 이렇게 큰 게 아니냐"며 "도로 다시 토해내게 해야 돼. 국민을 배신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돈 달라는 정치인이 문제. 대기업이 위축되면 취업시장도 위축"

반면, 몇몇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번 파문이 먹고 사는 문제에까지 확산돼선 안 된다며 대기업 총수들에게 면죄부를 줘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

택시기사 최훈덕(62, 남) 씨는 "택시하는 사람들도 그렇고 요즘 장사해서 밥벌이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 기업가들 건드리면 더 힘들어지지 않겠느냐"며 "그 사람들(대기업 총수들)이 무슨 죄가 있어. 돈 달라고 하는 정치인들이 문제지"라고 말했다.

광화문 광장에서 만난 대학생 김현탁(가명, 28, 남) 씨는 "물론 잘못이야 있겠지만 대기업이 위축되면 취업도 힘들어지는 게 사실"이라며 "나는 지금 졸업을 유예한 상태다. 비슷한 처지의 취업준비생들이 굉장히 많다. 이번 파문이 내년 취업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 지난달 26일 청와대 바로 앞 청운동주민센터에서 시위하는 시민들 ⓒ 시사오늘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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