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D-day②]박원순·이재명, 탄핵전야 함께 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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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D-day②]박원순·이재명, 탄핵전야 함께 한 이유
  • 최정아 기자
  • 승인 2016.12.09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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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남 시장, "우리는 형제고 동맹"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최정아 기자)

지난 8일 여의도 국회 앞 ‘탄핵 전야(前夜)’. “박원순! 이재명!”이란 구호가 여의도 앞에 울려 펴졌다. 이례적으로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이 함께 공동 거리연설에 나선 것이다. 두 유력 대선주자들의 깜짝 공동 연설에 시민들은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동향(同鄕)이라 알려진 두 시장은 서로 ‘형님’과 ‘아우’라 칭하며 “서로를 지지하고 있다”라고도 밝혔다. 이 ‘대세’ 두 시장이 비오는 궂은 날씨에도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무엇이었을까. 

◇ 박원순 “한국사회는 세 가지를 뜯어 고쳐야”

이날 밤 9시경. 박원순 시장이 마이크를 쥐었다. 박 시장은 ‘오늘날 한국사회가 개혁해야할 세 가지(제왕적 정치구조, 재벌, 검찰)’를 유념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가장 시민들의 박수를 받은 부분은 ‘제왕적 정치구조’를 개혁해야한다는 발언이었다. 박 시장은 첫 번째 개혁으로 “청와대를 개혁해야한다. 대통령이란 이름도 바꿔야한다”며 “청와대는 마치 궁궐같다. 저 안에 들어가면 누구나 (제왕이) 될 것 같다.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검찰개혁에 대해선 ‘검찰장’을 국민이 직접투표로 선출해야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모았다. 박 시장은 “검찰 제도를 바꾸려면 우리 국민들이 선거를 해야한다. 대한민국 검사장을 우리가 뽑아야한다. 우리가 못할 이유가 없다”며 “배심제 제도(국민참여재판)도 내가 해냈다. 못할 것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지난 8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이 함께 공동 거리연설에 나섰다.ⓒ시사오늘

◇ 이재명 “정치인은 선머슴, 주인은 국민”

박 시장의 연설 이후 최근 ‘제2의 샌더스’라 불리며 최근 지지율이 오르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큰 박수를 받으며 연단에 올랐다. 이재명 시장은 박 시장이 “대통령이란 이름도 바꿔야한다”는 주장에 대해 “상머슴은 어떠신가요?”라며 맞장구를 쳐 큰 환호를 받았다.

이 시장은 “대통령 뿐만 아니라 주변 머슴들(정치인들)도 간이 부었다. 주인이 가만히 방에 있으니깐 이것저것 훔치고 불 지르고 난리다. 주인들이 연기냄새가 나서 나와보니 집이 다 타버린 형국이다”라며 '사이다' 발언을 이어갔다.

최근 이 시장은 ‘제2의 샌더스’란 별칭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시원한 언변으로 ‘새로운 진보’라는 평을 듣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이와 관련, 이 시장은 “전원책 변호사가 나보고 ‘진보’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보수다”라며 “보수란 최소한 법을 지키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지금까지 힘센 놈 제대로 처벌받은 적이 있는가. 우리 약속한 합의(법질서)는 지키는 나라 만들자”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시장은 국회 앞 연설현장 부근에서 함께 농성을 이어가고 있던 정의당 의원들에게도 힘을 보탰다. 이 시장은 “정의당 노회찬, 심상정 의원님들이 진정한 진보다”라며 “저는 보수를 할테니, 정의당 의원님께서 진보를 하셨으면 좋겠다. 이렇게 정치권력을 나누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시장은 “노회찬! 심상정!”이라며 관중들의 환호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박원순+이재명 만담…무슨 얘기 오갔나?

이번 연설의 하이라이트는 박 시장과 이 시장이 함께 연단에 섰던 장면이었다. 동향인 두 시장은 서로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재명 시장의 “원순이 형님이 인권변호사 선배이지만, 내가 유일하게 선배보다 먼저 한 것이 있다. 바로 ‘시장’이다”라는 말에 박원순 시장은 “청출어람이다. 스승보다 제자가 더 나은 것같다”고 화답했다. 이어 박 시장은 “(이 시장이) 정말 잘하고 있다. 본인 스스로 생각하기에 가장 좋았던 ‘사이다 발언’은 무엇인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에 이 시장은 “제 존재가 사이다”라고 농담을 건내기도 했다.

이어 두 시장의 ‘칭찬 릴레이’가 이어졌다. 이 시장은 “내가 성남시 처음 와서 빚 값은 것이 4천억이다. 그런데 박 시장은 서울시에 오셔서 무려 7조를 값았다”며 “성과에 비해 저평가 받는 것 같아…(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박 시장은 웃으며 “우리가 이런 사이다. 이렇게 우정을 주고 받는 거 좋지 않습니까. 이게 형제고 동맹이다”라고 답했다.

두 시장은 그러면서 “이제 우수한 지도자 한 명이 대중을 이끄는 시대가 막을 내렸다”고 입을 모았다.

이 시장은 “과거엔 故 김대중 전 대통령 같은 분이 수십년을 싸워서 국민들에게 헌신하는 시대였다. 그럴 수밖에 없는 시대였다”라며 “마치 영화 <아바타>처럼 함께 정치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라고 밝혔다.

박 시장도 이러한 이 시장의 발언에 동의했다. 그는 “정치는 혼자하는 것이 아니라 ‘세력’이 함께해야한다. 혼자해서 제대로 잘하는 것 못봤다”며 “대통령이란 이름도 권위주의 시대 산물이다. 국민시대에 맞는 이름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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