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호남 출신 정운천…탄핵정국 희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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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호남 출신 정운천…탄핵정국 희생양?
  • 김현정 기자
  • 승인 2016.12.09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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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탄핵 찬성 밝혔지만 지역민심은 '글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현정 기자)

새누리당 정운천 의원이 박근혜대통령 탄핵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내세웠지만 지역구가 속해 있는 호남민심은 돌아서고 있는 추세다. 

정 의원은 지난 4월 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전북 전주(을)지역에서 지지율 38%를 얻으며 국회에 입성했다. 정치권에서는 그의 당선이 32년 동안 견고했던 지역주의 벽을 허무는 씨앗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 의원도 당선 직후 인터뷰에서 “계파정치가 없어지는 걸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발언하며 나름 새로운 정치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 새누리당 정운천 의원이 박근혜대통령 탄핵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내세웠지만 지역구가 속해 있는 호남민심은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뉴시스

정운천, “난 친박·비박도 아닌 고창수박”

탈계파에 대한 그의 철학은 ‘박근혜 대통령 하야’ 국면에서 이정현 대표와 비교대상이 됐다. 선봉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옹호하던 이 대표와 달리 정 의원은 당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거나 전북지역 예산삭감에 반발해 1인 시위를 하는 등 시류에 휩쓸리지 않으려는 태도를 견지했다.

이러한 행보는 당 내 주류인 친박계의 미움을 샀다. 지난 달 7일 친박계는 정 의원으로 내정 돼 있던 예산조정소위원을 다른 친박계 의원으로 교체하는 등 압력을 가했다. 이에 전북지역 매체는 비판 칼럼을 게재했고 새누리당 전북도당 당원들은 국회 앞 시위를 펼치는 등 이 의원에게 힘을 실어 주기도 했다.

정 의원은 이와 함께 박근혜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을 요구하거나 야당이 제시했던 ‘거국내각’ 구축을 지지하기도 했다. 그는 46명의 초선의원모임을 구성해 “새누리당 내 계파를 청산하고 당 지도부 사퇴를 통한 비대위 구성을 촉구해야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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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지난 달 30일 자신의 SNS에 탄핵 찬반입장 의원명단을 공개하며 분위기가 변했다. 이날 표 의원은 정 의원을 포함, 지상욱·나경원·김성태 의원등 112명을 일명 '눈치보고 있는 의원들'로 지목했다. 이후 의원 개인번호가 유출되며 지역구 시민들의 항의문자가 쇄도하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듯 정 의원은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촛불민심은 즉각 퇴진을 원했다. 이제 국회에서 헌법절차에 따라 탄핵으로 가야한다”며 “당에서도 제명되더라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에 찬성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역 민심은 그의 찬성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지난 6일 ‘박근혜정권 퇴진 전북비상시국회의’는 논평을 통해 “정운천 의원의 탄핵안 찬성은 촛불 민심에 ‘울며 겨자 먹기’ 같은 행위일 뿐이다”라며 “‘당 비대위 구성’등 초선의원모임의 결의문은 기만적으로 보인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정 의원 지역구사무실 앞에서 박대통령 퇴진 및 새누리당 해체를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지난 8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친박계도 아니고, 호남에서 나왔기 때문에 친박계 공천 영향도 없었던 정운천은 (이번 탄핵정국에서) 가장 억울할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너무 입장을 늦게 밝히는 등 주저하다 민심을 잡을 타이밍을 놓쳤다. 김(용태) 의원과 함께 움직이는 게 맞았을 지도 모른다"라고 설명했다.

 

담당업무 : 국제부입니다.
좌우명 : 행동하는 것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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