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못찾고 '찬밥' 신세된 한국맥도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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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못찾고 '찬밥' 신세된 한국맥도날드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6.12.09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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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인수비용·수익성 둔화 탓…당분간 본사 직영 체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 한국맥도날드 매각 작업이 장기전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한국맥도날드 사업권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글로벌 사모펀드(PEF)인 칼라일이 한국맥도날드를 제외한 중국과 홍콩의 맥도날드만 인수하기로 하면서 새 주인 찾기가 장기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맥도날드 인수자로는 칼라일 컨소시엄이 결정됐으며 매각이 성사되지 않은 한국맥도날드는 당분간 본사가 직접 운영할 예정이다. 미국 사모펀드 회사 칼라일은 중신(CITIC)그룹과 손잡고 중국 및 홍콩 맥도날드를 인수하며, 맥도날드 본사는 매각을 추진하던 한국 매장들은 일단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및 홍콩 맥도날드 매각가는 20억 달러 규모로 전해졌다. 한때 매각가가 30억 달러 수준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본사가 25%의 지분을 보유하기로 하면서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칼라일은 앞서 한국 맥도날드 인수를 위해 매일유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를 추진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매일유업이 한국맥도날드 인수로 제품 생산과 판매 연결망이 강화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흘러나왔다. 칼라일이 중국과 홍콩 맥도날드 인수전에도 참여한 상태로 우선협상자 선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면서 협상은 순조로울 듯 보였다. 

하지만 협상 과정 중 매일유업이 인수 대금 등 조건에 대한 의견 차를 보이면서 결국 지난 10월 27일 협상을 포기했다. 당시 칼라일은 한국 맥도날드 인수대금으로 6000억원대를 제시했으며, 매일유업과의 지분 비율은 7대3으로 알려졌다. 

앞서 CJ그룹, KG그룹-NHN엔터테인먼트 컨소시엄도 한국맥도날드 인수에 나섰다가 조건이 맞지 않아 인수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올해 하반기 최대 매물로 꼽힌 한국맥도날드가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는 데는 높은 인수 비용과 둔화된 성장세가 주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맥도날드 본사는 6000억원 이상을 적정 매각 가격으로 보고 있다. 사업권 인수 뒤에는 해마다 약 7%의 로열티까지 지불해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랜차이즈 사업의 수익 구조 특성도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맥도날드 본사는 직영사업을 매각한 뒤 아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 주요 매장을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로열티를 받으면서 수익을 내지만 사업비용 등은 현지 사업자가 책임지는 만큼 맥도날드 인수 사업자가 향후 적잖은 위험을 떠안게 될 수도 있다. 본사에 지불하는 로열티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게 돼 결국 본사에 유리한 구조가 된다는 우려다. 

인수 비용이 만만치 않은 데 비해 수익성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한국맥도날드의 지난해 매출은 60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88% 감소한 20억원을 기록했으며, 당기순이익은 424% 줄어 131억원의 적자를 냈다. 

최근 국내 버거시장의 치열한 경쟁도 맥도날드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지난 7월 국내에 첫 상륙한 미국 명물 버거 ‘쉐이크쉑’은 5000만원의 일평균 매출을 올리는 등 돌풍을 일으키며 연내 2호점 오픈을 앞둔 상황이다. 국내 브랜드 맘스터치는 가성비를 앞세워 매출이 2014년 794억에서 지난해 1489억원으로 약 2배 증가했다. 올해 매출은 2000억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관해 맥도날드 관계자는 “매각 파트너는 현재 지속적으로 물색하고 있다”면서 “본사에서 한국을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시장으로 보고 있고 그만큼 투자가 이뤄져 지난해 영업 손실이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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