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꿔야 산다"…식품·외식업계, 브랜드 혁신으로 제2도약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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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꿔야 산다"…식품·외식업계, 브랜드 혁신으로 제2도약 박차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6.12.14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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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 뚜레쥬르 대학로점의 모습. 주방 앞쪽에는 갓 구운 빵을 맛볼 수 있도록 빵 나오는 시간표가 안내돼 있으며 주방 내부는 고객들이 볼 수 있도록 오픈형 구조로 꾸며져 있다. ⓒ시사오늘

식품·외식업계가 성장 침체 돌파 방편으로 대대적인 브랜드 리뉴얼 작업에 나서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매장 내·외관 인테리어부터 메뉴 다양화와 품질 개선을 선언하면서 제2의 도약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뚜레쥬르는 지난 10월 브랜드 리뉴얼 선포식을 열고 시간대별로 종류를 달리 한 빵을 갓 구워 제공하는 새로운 콘셉트의 매장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는 지난 2010년 BI, SI를 한차례 교체한 이후 6년 만의 변화다. 브랜드 아이덴티티(BI)는 브랜드를 상징하는 가치, 심벌을 상징하며 스토어 아이덴티티(SI)는 브랜드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매장 이미지로 외관이나 인테리어 등을 의미한다. 

새로운 형태의 브랜드 매장은 고객에게 갓구운 신선한 빵을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하며 고급스러운 매장 인테리어와 신선한 프리미엄 제품을 강조했다. 매장 내부는 신선한 느낌을 더욱 강조할 수 있도록 조명은 밝게, 좌석은 넓은 카페형으로 배치했다. 

제품과 서비스도 개선했다. 기존 제품에 더해 신선함을 강조한 프리미엄 제품을 적극 출시했다. 매장 내외부에는 ‘빵 나오는 시간’을 알리는 디지털 시간표와 홍보물을 비치하고 시간대별로 갓 구운 빵을 내놓고 있다. 

실제 최근 찾은 뚜레쥬르 대학로점은 단순히 빵을 판매하는 매장에서 나아가 고객들의 휴식 공간으로 탈바꿈한 모습이었다. 빵을 굽거나 음료를 제조하는 과정을 고객들이 직접 볼 수 있도록 주방과 카운터는 오픈형 구조로 꾸몄다. 디지털 메뉴보드와 빵이 나오는 시간표 등도 기존 매장과의 차별화 요소로 내세웠다. 

이날 뚜레쥬르 대학로점을 찾은 직장인 A씨는 “기존 뚜레쥬르 매장보다 빵 종류도 다양하고 테이블이 많이 마련돼 있어 커피를 사 마시기도 좋았다”며 “직원들도 통일된 모자, 앞치마를 착용해 깔끔한 느낌이고 베이커리보다 카페 느낌에 좀 더 가까운 것 같다”고 말했다. 

뚜레쥬르의 이 같은 브랜드 리뉴얼은 업계 1위인 SPC그룹의 파리바게뜨에 밀려 만년 2위에 머물자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인한 출점 수 제약으로 국내 기존 점포 매출을 늘리는 방안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뚜레쥬르 매장 수는 지난 2013년 1258개, 2014년에는 1264개, 지난해는 1285개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CJ푸드빌의 스테이크 하우스 빕스도 월드푸드마켓 콘셉트를 적용한 리뉴얼 매장을 시범운영 중이다. 외식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기에 빠진 상황에서 돌파구 모색에 나선 것이다. 

빕스 월드푸드마켓은 세계 유명 관광지들의 전통시장을 모티브로 태국, 일본, 스페인, 이탈리아, 미국 등 5곳의 유명 푸드마켓 대표 음식들을 한 자리에서 맛볼 수 있도록 한 매장이다. CJ푸드빌은 지난 9월 홍대점을 테스트 매장으로 오픈한 뒤 14일 현재 36개 점포로 이를 확대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뚜레쥬르는 기존 매장 대비 신매장이 1.8배의 매출 증가 효과를 봤다”면서 “빕스의 경우 매장 인테리어를 바꾸는 개념은 아니지만 메뉴를 보다 풍성하게 준비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자 했다. 매출도 전년 대비 약 10% 높아지는 등 긍정적인 반응”이라고 말했다.

▲ 맥도날드의 100번째 미래형 매장인 서울 삼성DT점이 지난달 18일 문을 열었다. ⓒ맥도날드

맥도날드는 지난 10월 서울 상암DMC점에 ‘미래형 매장(Experience of the Future)’을 도입했다. 미래형 매장은 프리미엄 버거, 모던하고 쾌적한 매장 환경, 디지털 경험 강화, 고객 중심적인 서비스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미래형 매장에서는 기존 49개 매장에서만 판매되던 프리미엄 버거인 ‘시그니처 버거’를 즐길 수 있다. 매장 내부는 주방 안이 잘 보이도록 오픈형 키친을 도입하고 프론트 카운터 가운데 공간을 분리해 직원들이 고객에게 유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디지털 키오스크와 디지털 메뉴 보드도 선보인다. 

고객 서비스에도 변화를 줬다. 모든 미래형 매장에는 전문적인 역량을 갖춘 서비스 리더가 배치돼 고객의 편의를 돕고, 저녁 시간에는 주문한 음식을 테이블로 가져다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맥도날드는 미래형 매장을 연말까지 총 150여개, 내년 상반기까지 전국 250여개 매장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12월 중순 현재 100개 정도 미래형 매장이 도입됐다. 상암점처럼 신규로 오픈하는 경우도 있고 서울시청점처럼 기존 매장을 전환하는 경우도 있다”며 “반응이 좋아 추가 오픈이 이뤄지고 있으며 연내 150개 매장에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커피전문점 카페베네는 지난 6월 전국 1호점인 천호점 매장을 새로운 BI와 인테리어 콘셉트를 적용해 리뉴얼 오픈했다. 앞서 최승우 카페베네 대표는 지난 3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새로운 비전과 BI를 발표하고 제2의 도약을 선언한 바 있다. 

이번 리뉴얼을 통해 내부에는 로스팅 공장을 모티브로 재현한 체험존과 드립바를 만들어 다양한 커피 관련 체험을 가능하게 했다. 내부 중앙에는 목재 소재의 판넬과 조명박스를 활용한 브랜드월(Brand wall)을 제작해 자유로운 저장소라는 공간 테마를 구현했다. 개인부터 단체 인원까지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그룹존도 마련했다. 

또한 1년 미만의 신선한 생두만으로 만든 ‘이파네마 싱글 아메리카노’를 판매하는 등 커피 이미지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카페베네의 재도약 선언은 경쟁이 치열한 커피전문점 업계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저가커피 브랜드의 인기몰이와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매장이 우후죽순 늘어나는 가운데 생존을 위한 조치가 필요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 해석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페베네의 최근 4년 간 매출액은 지난 2012년 2109억원, 2013년 1763억원, 2014년 1289억원, 지난해 1101억원으로 급감했다. 지난해에는 44억원의 영업손실도 발생했다. 

업계에서는 과다경쟁으로 인해 성장세가 둔화되자 이들 기업이 브랜드 이미지와 품질 혁신으로 수익성 높이기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동시에 낡은 이미지 대신 신선함을 불어넣어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장 인테리어나 BI 등을 바꾸면 고객의 눈길을 한번이라도 더 끌게 된다”면서 “이와 함께 근본적인 부분인 맛, 품질 개선이 동시에 이뤄져야 수익성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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