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건설사 CEO 결산①]삼성물산 최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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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건설사 CEO 결산①]삼성물산 최치훈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12.14 1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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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 대신 안정 택해 선방한 崔, 예기치 않은 최순실 암초를 만나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우리나라 건설업계에 있어 2016년은 수난의 한해였다. 해외수주고는 지난해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했고, 국내 분양시장 역시 점차 위축되는 모양새다. 여기에 정부는 SOC(사회간접자본) 관련 예산을 2년 연속 삭감했다. 내년 전망도 암울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 가운데 각 건설사 CEO들은 저마다의 전략으로 위기에 대처했고, 서로 다른 결과물을 얻으면서 희비가 엇갈린 눈치다. <시사오늘>이 국내 상위 5대 상장 건설사 CEO들의 올 한해 행보를 짚어봤다.

삼성물산 최치훈, 성적은 나쁘지 않은데…
갑작스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당혹'

▲ 위기의 2016년 무난한 성적을 거둔 최치훈 삼성물산 대표이사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라는 거대한 벽과 직면해 당혹스런 눈치다 ⓒ 뉴시스

삼성물산이 지난 3분기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치훈 대표이사가 이끄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16년 1~3분기 누적매출액 8조7922억 원, 영업손실 144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이 있다는 점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각 분기별 성적표를 살펴보면 점차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1분기 매출 2조7930억 원·영업손실 4150억 원, 지난 2분기 매출 3조222억 원·영업이익 1180억 원, 지난 3분기 매출 2조9770억 원·영업이익 1530억 원을 올렸다.

매출은 3조 원 안팎에서 순항 중이며, 수익도 증가하는 추세인 것이다.

올해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발목을 잡은 건 해외 프로젝트였다. 카타르 도로 프로젝트, 사우디아라비아 빌딩공사 공사 지연 등 그간 누적된 해외 리스크 영향으로 상당한 손실이 반영됐고, 해외 수주고도 크게 줄었다.

실제로 삼성물산 측은 지난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해외 주요 프로젝트 등의 준공이 임박하면서 매출은 감소했으나, 관계사 등 국내외 프로젝트들의 순조로운 진행으로 이익이 증가했다"며 이를 인정한 바 있다.

또한 모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로부터 수주한 물량(화성 반도체 17라인, 평택 반도체 생산라인) 등 그룹 관계사 관련 수주를 제외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비판도 일각에서 나온다. 최 대표이사가 그룹 일감 의존에 치중하면서 소극적으로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최 대표이사가 위기의 2016년을 무난하게 보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지난해 대규모 영업손실을 만회했기 때문이다. 소극적인 경영 방식도 이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말도 나온다.

업계의 한 핵심 관계자는 14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 삼성물산은 대형 해외 프로젝트를 단 한 건도 수주하지 않았다. '호주 로이힐 참사' 수습을 진두지휘했던 최 대표이사이기 때문에 이해가 가는 부분"이라며 "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변수지만 삼성물산은 내년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도 말했다.

▲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재회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아래)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본부장. 이 자리에서 홍 전 본부장은 최치훈 삼성물산 대표이사에게 이 부회장과의 회동을 요청했다고 증언했다 ⓒ 뉴시스

문제는 최근 온 나라를 뒤흔든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정경유착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삼성물산과 최치훈 대표이사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7월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 당시 삼성물산의 10%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은 삼성물산에 불리한 합병임에도 찬성표를 던졌다. 누가 봐도 이해하기 힘든 처사였다.

야권 소속 의원들은 여기에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눈치다.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하기 직전인 2015년 7월 7일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본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비밀리에 회동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 회동 이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성사됐고, 이 부회장은 합병이 이뤄진 직후인 그해 7월 24일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해 면담했다. 그리고 최순실 일가에 대한 삼성의 적극적인 지원이 추진됐다.

최 대표이사는 홍완선 전 본부장과 이 부회장의 만남을 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홍 전 본부장은 지난 6일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삼성물산의 최 대표이사를 통해 (이 부회장과의 만남을) 요청했다"고 말했고, 같은 자리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 부회장은 "네(보고를 받았다)"라고 답한 바 있다.

앞으로 특검 수사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느냐에 따라 최 대표이사의 미래가 크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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