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경선]친박의 재집권이냐 비박의 반격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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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대표 경선]친박의 재집권이냐 비박의 반격이냐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6.12.16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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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계 정우택·이현재 vs. 비박계 나경원·김세연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새누리당이 16일 차기 원내대표를 뽑는 경선을 치른다. 친박계에서는 정우택 의원이, 비박계에서는 나경원 의원이 나선다 ⓒ 뉴시스

운명의 날이 밝았다. 새누리당이 16일 차기 원내대표를 뽑는 경선을 치른다. 결과에 따라 새누리당이 자칫 분당(分黨) 수순을 밟을 수도 있는 만큼,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그야말로 집권여당이자 원내 제1당의 존폐(存廢)를 좌우할 갈림길이 될 전망이다.

양상은 팽팽하다. 우선 정우택 의원은 수적 우위에 기대를 걸고 있다. 친박계는 지난 총선 공천 과정에서 비박계를 배제하고 ‘진박’을 대거 등용하며 당내 권력구도의 확실한 우세를 점했다. ‘탄핵 정국’을 통과하는 동안 상당수 친박 의원들이 태도를 바꿨다는 후문이지만, 여전히 절대적 숫자에서는 친박계가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금과 같은 일대일 구도에서는 친박계가 밀릴 것이 없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정치권에서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친박계가 어떤 수를 써서든 지도부 자리를 지켜내려 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을 당한 상황에서 친박계가 정치적 생명력을 이어가려면 어떻게든 당권만큼은 사수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위기에 몰린 친박계가 정우택 의원을 원내대표로 밀어 올려 ‘희망의 끈’을 이어가려 한다는 의미다.

15일 〈시사오늘〉과 만난 여권의 한 소식통은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러닝메이트로 상대 계파 출신을 지명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번에는 같은 친박계인 이현재 의원을 지명했다”며 “이것은 비박계나 중도 표를 흡수하기보다 친박계 표를 확실히 잡고 가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절대 다수인 친박계 표만 확실히 잡아도 이길 수 있다는 뜻이 아니겠나”라고 덧붙였다.

비박계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새누리당내에서는 ‘최순실 게이트’ 여파가 여전한 상황에서 친박계가 다시 한 번 당권을 잡을 경우 ‘정말 위험하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유승민 의원은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원내대표 경선에 친박이 후보를 낸다는 사실 자체도 이해할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이러다 보니 ‘비박 대표’ 나경원 의원은 비박계는 물론, 중도와 친박계 표도 일부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절대적인 숫자에서는 친박계에게 밀리지만, 당내 의원들도 친박계의 2선 후퇴를 요구하는 여론을 무시하기는 어려운 만큼 결국 이탈표가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같은 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이번 (원내대표) 경선을 단순히 친박 대 비박의 싸움으로 봐서는 안 된다”며 “비박과 중도는 무조건 나경원 의원을 밀어줄 테지만, 친박은 ‘정말 친박 후보를 밀어도 되나’라는 갈등에 휩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아마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와 비슷한 숫자의 이탈표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비박계의 우세를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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