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당선]‘친박’ 택한 새누리,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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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택 당선]‘친박’ 택한 새누리, 이유는?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6.12.16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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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계 승부수說·비박계 역선택說 등 의견 분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새누리당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정우택 의원을 차기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 뉴시스

‘그래도 친박’이었다. 새누리당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정우택 의원을 차기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정 의원은 지난달 30일 비박계가 여야 합의 불발 시 탄핵소추안 처리를 주장하자 “그것은 결국 야당의 행태에 동조하는 것”이라며 탄핵 저지에 나섰던 대표적 친박계 인사다.

당초 이번 경선은 비박계의 우세가 점쳐졌다. ‘최순실 게이트’가 촉발한 국민적 분노가 여전한 까닭에 중도표가 나경원 의원에게로 쏠릴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당시와 비슷한 ‘친박 이탈표’ 발생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러나 결과는 정 의원의 신승(辛勝)이었다. 정 의원은 재적 의원 128명 중 119명이 참여한 이번 경선에서 62표를 획득해 55표에 그친 나 의원을 눌렀다. 친박계가 50표 안팎, 비박계가 40표 안팎의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박계 계산과 달리 중도표가 분산됐다는 의미다.

이러다 보니 정치권에서는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온다. 우선 ‘벼랑 끝에 몰린 친박계가 승부수를 던졌다’는 말이 들린다. ‘최순실 게이트’ 이후 사실상 폐족(廢族) 위기에 직면한 친박계가 원내대표 경선을 ‘명운을 건 일전’으로 판단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지난 15일 〈시사오늘〉과 만난 여권의 한 관계자는 “그래도 비박계는 희망이 있지만, 친박계는 이번에 밀리면 정말 끝장”이라며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지도부 자리는 지켜내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비박계의 탈당을 바라는 일부 비박 의원들의 ‘역선택’이라는 설(說)도 존재한다. 탈당을 위해서는 확실한 명분이 필요한 만큼, 비박계가 스스로 ‘탈당 명분’을 만들기 위해 친박계 지도부를 세웠다는 시나리오다. 여권의 한 당직자는 이날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새누리당이 이대로 가다가는 그대로 멸망할 수도 있다”면서 “순차적 탈당을 앞둔 비박계 의원들이 명분을 만들기 위해 역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귀띔했다.

다만 탈당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친박계가 다시 당권을 장악함으로써 분당(分黨) 확률이 높아졌다는 시각이 있는 반면, 오히려 경선 패배로 탈당 명분이 사라졌다는 주장도 있다. 현 시점에서의 탈당은 자칫 ‘경선 불복’이라는 이미지를 줄 수 있기 때문. 같은 날 〈시사오늘〉과 만난 친박계 인사는 “탈당을 할 거라면 경선은 왜 했나”라고 반문하며 “탈당은 비박계의 오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분당 가능성은 낮게 본다”면서 “이번 결과는 친박계의 승리라기보다 다시 한 번 같이 해보자는 의사가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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