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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에 LCD 패널 공급 요청한 삼성…'키' 쥔 LG 수뇌부
경제위기 속 '상부상조'냐, '영원한 라이벌'이냐
2016년 12월 16일 (금) 박근홍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에 TV용 LCD 패널 공급을 요청했다. 라이벌사의 거래가 현실로 이어질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 각 사(社) CI

국내 재계의 영원한 맞수 삼성그룹과 LG그룹(엘지그룹)이 경쟁자에서 동반자로 진화할 수 있을지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키(key)'는 LG 수뇌부들의 손에 쥐어진 모양새다.

지난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일본 전자업체 샤프의 갑작스런 TV용 LCD 패널 공급 중단 통보를 받고, LG디스플레이(엘지디스플레이)에 SOS를 보냈다. 고위 임원을 파견해 LCD 패널 공급 의사를 타진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라이벌 계열사에게 부품 공급을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디스플레이 측은 조심스런 눈치다. "삼성전자로부터 구체적인 제안이 오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긴 했지만 모그룹이 움직이지 않는 이상, 실제 거래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반응이 내부에서 나온다.

조성진 LG전자 대표이사 등 핵심 인사들이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에 따라, 두 회사의 협력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16일 <시사오늘>과 만난 LG디스플레이의 한 관계자는 "항간에서 공급 물량이 모자랄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물량은 전혀 문제가 안 된다"며 "관건은 그룹 수뇌부의 의사다. 라이벌 업체와 손을 잡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LG전자의 한 선임연구원도 이날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두 회사의 경쟁 심리가 워낙 심하지 않느냐. 세탁기 문제로 법정 공방까지 갈 정도였다"며 "그룹 임원진들이 대승적인 결단을 내리지 않는 이상, 삼성에 부품을 공급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엇갈린다. 트럼프 당선, 불안정한 정국 등으로 경제위기가 심화되는 상황 속에서 양사가 어쩔 수 없이 상부상조할 것이라는 관측과, 그럼에도 경쟁사와는 손을 잡지 않을 공산이 더 크다는 분석이 공존하는 모양새다.

IT업계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날 <시사오늘>과 한 통화에서 "삼성이나 LG 모두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서로 협력해서 일단 급한 비를 피하자는 계산을 할 것"이라며 "LG 수뇌부들도 '가는 게 있으면 오는 게 있다'는 식의 판단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LG가 삼성 때문에 희생할 필요가 뭐가 있겠느냐. 삼성전자로 가는 물량만큼 기존 고객 포기를 감수해야 한다"며 "삼성 측이 높은 가격을 제시하지 않는 이상, 두 회사의 협력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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