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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가 밉다고 문재인 찍을까?
2016년 12월 19일 (월) 윤종희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종희 기자)

   
▲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 세력에 대한 민심이 최악이지만 다른 정치인들과 세력들은 아무런 반사이익도 못 누리는 모습이다. 사진은 '박근혜 대통령 퇴진' 시위에 참가하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뉴시스

현재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여론은 바닥이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국민은 분노하고 있다. 덩달아 소위 ‘친박계’에 대한 민심도 차갑다. 그럼에도 지난 16일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예상과 달리 비박계 나경원 후보가 아닌 친박계 정우택 후보가 당선됐다.

새누리당에서 이와 비슷한 현상이 또 하나 목격된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드러내놓고 현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등 박 대통령의 대척점에 서왔던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관련해서다. 지금 박 대통령에 대한 여론이라면 유 전 원내대표는 그 반사이익을 누려야 하지만 전혀 그렇지 못하다. 유 전 원내대표는 차기 대선 여론조사에서도 미미한 지지율에 그치고 있다.

여당을 넘어 정치권 전체에서도 이와 비슷한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조기 대선정국이 가시화됐지만 좀처럼 의미 있는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대선주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12~16일 전국의 성인 2528명을 대상으로 실시, 19일 발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1.9%포인트)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23.7%를 얻었다. 비록 1위이지만 박 대통령에 대한 분노가 엄청난 것은 물론, 적어도 6개월 안에 대선이 치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제1야당 최고 유력 대선주자 지지율이 아직도 20% 초반 대에 머무르는 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조사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0.5%를 기록 2위였고, 그 뒤를 이재명 성남시장(14.9%)과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8.3%)가 따라갔다. 이밖에 안희정 충남지사(4.3%), 박원순 서울시장(4.2%),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3.4%), 오세훈 전 서울시장(2.9%), 유승민 전 원내대표(2.2%), 홍준표 경남지사(1.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의미 있는 지지율을 얻고 있는 대선주자가 없는 셈이다.

최근 정치권에서 목격되는 일련의 상황들을 종합할 때 박 대통령 탄핵정국에 따른 반사이익을 어느 누구도 누리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원인은 분명하다. 지금까지 거론되는 대선주자들에게서 현 시국을 안정적으로 수습하고 새로운 희망을, 더 나은 세상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능력이 안 보이기 때문이다.

정치에는 공짜가 없다. 국민들이 아무런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는 정치인을 단지 그 상대 세력이 밉다는 이유로 찍어주지는 않는다. 이제 차기 대선에 출마할 인물들은 구체적 능력을 보여줄 때다. 만약에 기존 대선주자들이 그렇게 못한다면 제3의 후보가 나타날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이번 조사 응답률은 전화면접 21.5%, 스마트폰앱 58.3%, 자동응답 5.5%로, 전체 9.9%(총 통화시도 25,593명 중 2,528명 응답 완료)를 기록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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