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의 걱정, 유승민의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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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의 걱정, 유승민의 부담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6.12.20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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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의 불안정성과 탈당 딱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새누리당이 비상대책위원장 자리를 놓고 분당을 향해 치닫고 있다. 다만 분당에 성공한다고 해서 꼭 비박계에게 밝은 미래가 펼쳐지는 것은 아니다. 김무성 전 대표는 신당 창당에 대한 우려감이 있고,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탈당에 대한 부담감이 존재한다는 평이다. ⓒ뉴시스

새누리당의 혼란은 진행 중이다. 이번엔 비상대책위원장 자리를 놓고 분당을 향해 치닫고 있다. 비박계는 19일 유승민 의원을 ‘전권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천하고, 친박계가 거부할 경우 분당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최후통첩이란 분석이 쏟아졌다. 그러나 분당에 성공한다고 해서 꼭 비박계에게 밝은 미래가 펼쳐지는 것은 아니다.

이와 관련, 김무성 전 대표는 신당 창당에 대한 우려감이 있고,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탈당에 대한 부담감이 존재한다는 평이 흘러나오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사실상 비박계의 구심점이다. ‘무성대장(무대)’이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자신만의 정치세력을 가지고 있다. 비박계가 탈당, 신당을 창당한다면 그 구심점은 김 전 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김 전 대표를 비롯한 비박계 의원 10여명은 20일 여의도 한 식당에서 오찬모임을 갖고 “이제는 더 이상 좌고우면할 때가 아니다”라며 “뜻을 모아서 이제 행동할 때”라고 탈당 임박을 시사했다. 심지어 비박계는 탈당을 감행할 경우 적어도 두 차례 이상에 걸쳐 나눠서 할 것이라는 풍문까지 돌고 있다.

하지만 김 전 대표로서는 신당 창당을 낙관적으로만 볼 수 없다. 일찌감치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문하로 정치에 입문, 30년을 훌쩍 넘긴 정치경력을 가진 김 전 대표다. 한국 정치에서 정당의 흥망성쇠를 가장 가까이서, 제일 오랫동안 지켜본 사람 중 하나가 그다. 과거의 YS나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같은 확실한 대권주자가 부재할 경우, 한 발만 잘못 디뎌도 신당은 무너진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김 전 대표가 마지막까지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다.

비박계로 분류되는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19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김 전 대표의 마음은 이미 굳어졌다”며 “걱정이 크진 않다고 들었다. 다만 실패할 변수를 하나라도 더 줄이고, 확실한 보수정권 재창출을 위해 차분히 움직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보다 좀 더 탈당을 망설이는 유 전 원내대표는 탈당 자체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는 지적이다.

유 전 원내대표는 불과 4개월 전 친박계 발 ‘공천파동’의 중심에 서며 한 차례 탈당한 바 있다. 그 과정에서 친박계를 비롯해 가장 많이 들은 비난이 ‘배신자’라는 프레임이었다. 이번에 또 당을 나오면 자칫 '탈당 딱지'가 붙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대구경북(TK)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유 전 원내대표로서는 신경이 쓰이는 일이다. 탈당한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은 19일 <시사오늘>과의 단박인터뷰에서 “유 의원은 ‘TK(대구·경북) 적자(嫡子)’라는 자부심, 이런 한계를 못 벗어나고 있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게다가 5선이라는 경력에도 불구하고 유 전 원내대표는 확실한 자신만의 세력이 없다. 그나마 친유(親劉)로 분류되는 인사들은 상당수가 원외에 있다. 유 전 원내대표를 지지하는 이들은 실질적으로 행동하기보다는 대개 그의 철학과 논리에 공감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다 보니 주도적으로 탈당, 신당의 중심이 되는 것은 유 전 원내대표에겐 모험일 수밖에 없다.

여의도 연구소 출신의 한 관계자는 19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유 전 원내대표가 정치적으로 세를 규합하고, 나서서 도당을 만드는 등의 일은 잘 상상이 가지 않는다”며 “경제나, 정책에 강한 소신은 있지만 애초에 치열한 정쟁(政爭)자체에 부담을 느끼는 분”이라고 전했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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