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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신고 못하게 휴대폰 뺏는 코오롱 인더스트리
<기자수첩>안전대상 대통령상 수상기업이 산재사고 은폐·축소
2016년 12월 21일 (수) 김인수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인수기자) 

등산복 브랜드로 유명한 코오롱 인더스트리의 경북 김천시 1공장에서 산업재해 사고를 은폐·축소했다는 증언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코오롱 인더스트리는 지난달 국민안전처로부터 제15회 대한민국 안전대상 대통령상 수상자로 선정된 기업이다.

물론 안전대상 대통령상 수상 공장은 울산공장으로 김천1공장하고는 무관하나 같은 기업 소속 공장에서 산재 사고를 은폐 또는 축소했다는 것에 충격은 더해지고 있다.

21일 해당 공장 근로자와 복수의 언론 등에 따르면 1공장에서는 해마다 산재가 7~10건 발생했다. 그러나 올해 신고된 것은 1월에 단 1건에 불과하다. 그 이후에는 산재처리된 것이 전무하다.

올해 2월부터 김천지역 기업 산업재해 업무를 맡은 구미고용노동지청의 근로감독관도 “코오롱 인더스트리에서 산재 사고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1월에 산재처리 된 이후 코오롱 인더스트리로부터 산재신고가 전혀 없었다는 것을 증언해 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김천1공장 근로자들은 올해 3월과 10월 그리고 이달에 2건 등 산재가 발생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분명 산재로 인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는데 산재신고가 된 것이 없다? 코오롱 인더스트리는 왜 산재신고를 하지 않을 것일까? 여기에 지난달 국민안전처로부터 안전대상 대통령상 수상기업으로 선정된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외적으로 안전한 기업으로 선전을 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안전대상을 수상하기 위한 것인지. 무엇이 먼저인지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썩은 냄새가 나는 것은 분명하다.

게다가 김천1공장 책임자의 대답도 가관이다. “올해 산재처리가 몇 건인지 기억하지 못한다.” 책임자가 산재처리 기억을 못한다니 말이 되는가. 그러면서 안전사고는 1년에 1∼2건 날 뿐 자주 발생한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발뺌도 한다. 그렇다면 공장에서 사고가 발생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근로자들은 누구란 말인가. 유령인가? 여기에 더해 “사고가 발생하면 법에 따라 산재처리를 하고 있다”며 이상한 변명도 늘어놓는다.

그럼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근로자들의 안전사고를 살펴보겠다.

근로자 A씨는 지난 3월 고무벨트에 손이 끼는 사고로 오른쪽 손가락을 다쳐 김천제일병원에서 봉합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회사 간부들 묵인 아래 전액 사비를 들여 치료했다.

10월 초에는 B씨가 롤 옆의 체인커리어에 오른 손가락이 끼어 찢어지고 파이는 사고로 구미 모 병원에서 봉합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담당 과장은 “수술비를 냈으니 공상 처리하지 말자”고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초에는 C씨가 폴리에스터 필름을 둥글게 감는 일을 하다가 냉각 롤에 왼손이 빨려 들어가 손 전체가 망가지고 피부가 대부분 벗겨지는 사고를 당해 대구 모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문제는 사고 당시 동료직원이 119구조대에 전화 통화 중에 담당 부장한테 전화기를 뺏긴 것으로 알려졌다는 것이다.

왜?라는 의문점이 든다. 치료가 급한데 신고도 못하게 전화기를 뺏었다니,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다. 119구조대에 신고하면 기록이 남고 외부에 노출되기 때문일 것이다.

김천1공장 기록에는 올해 1월에 발생한 단 1건의 산재사고 밖에 없었는데, 이 기록이 전화 한 통화로 깨지기 때문이다. 지난달에 안전대상 대통령상 수상기업으로 선정됐는데 비난을 받을 것이 무서워서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지난 14일에는 근로자 D씨가 발열 롤에 닿아 왼쪽 손에 화상을 입었다. D씨 역시 담당과장 등 묵인 하에 자비로 치료를 받았다. 1주일 전 C씨의 산재 사고 때문에 회사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다.

위 사례에서 보듯이 분명 산재사고가 있었다. 그런데 책임자 말이 1년에 1~2건 밖에 산재사고가 나지 않는다니….

여기에 김천1공장에서 사고를 당한 근로자들의 대부분은 회사가 치료비만 부담하는 공상처리하거나 아예 자비로 치료를 받고 있었던 것이다. 문제는 공상처리를 하면 재발시 재요양을 받을 수 없고 장해가 남아도 보상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8~10월에만 김천1공장에서는 4∼5건의 산재사고가 발생해 근로자들이 봉합 수술을 받았으나 모두 공상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재처리를 하면 회사는 산업안전보건법상 법인·책임자 처벌, 작업환경개선, 보험료 상승 등 부담을 안기 때문일 것이다.

근로자들은 “회사가 산재처리를 꺼리고 공상처리 하도록 하거나 개인 치료를 받도록 압박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큰 문제다. 코오롱 인더스트리는 대기업이다. 대기업에서 자신들이 피해를 입을까봐 이를 근로자들에게 뒤집어씌웠다는 것은 분명 비난받아 마땅하다. 나아가 법적 처벌에도 처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어느 산업현장에서나 안전사고는 발생할 확률이 있다는 것은 부인하지 못한다. 하지만 최대한 안전장치를 하고 사고가 발생하면 회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그런데 코오롱 인더스트리는 이런 상식을 뒤집어 버린 것이다.

기업들의 최대 목적은 이익 추구다. 자신들의 이익 추구를 위해 근로자들을 마치 노예 취급하는 기업들의 그릇된 행동에 분노가 치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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