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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탈당은 새누리 사망선고
<기자수첩> 인적자산 전멸…차세대가 없다
2016년 12월 21일 (수) 김병묵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새누리당의 분당이 결국 현실화됐다. 엑소더스 수준의 대량 탈당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그 결과 새누리당은 사실상 껍데기만 남게 됐다. 21일 원희룡 제주지사의 탈당 시사가 결정타였다. 원 지사, 남경필 경기지사와 같은 ‘차세대 정치인’이 당을 모두 떠났거나 떠날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는 기본적으로 사람 싸움이다. 인적 자산이야말로 정당의 가장 큰 자산이다. 특히 젊은 차세대 정치인들의 중요성은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지금 새누리당에 가장 핵심적인 미래자원은 ‘남‧원’, 두 사람이었다.

남 지사는 1965년생, 원 지사는 1964년생으로 각각 만 51세, 만 52세에 불과하지만 5선, 3선 의원을 각각 지냈고 지방자치장 경험까지 갖춘 당의 중진(重鎭)으로 거듭났다. 원조 소장파였던 이들은 이번엔 협치(協治)와 연정(聯政)이라는 화두로 각각 원외에서 의미 있는 정치개혁에 몰두 중이었다. 정계 일각에선 이 둘과 박원순 서울시장, 권영진 대구시장, 안희정 충남지사를 한 데 묶어 지방자치단체장의 황금세대라고 부를 정도다.

한나라당을 자신의 손으로 만들다시피 했던 여권의 원로 김덕룡 전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지난 달 10일 기자와의 만남에서 “다음 리더에게 필수적인 덕목은 조화의 리더십, 연정과 협치”라며 “그런 측면에서 남 지사와 원 지사는 아주 중요한 실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박계 충청권의 핵심 인사인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 역시 기자와 만나 “새누리당의 가장 큰 자산은 원희룡과 남경필이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런 측면에서 남‧원의 유출은 김무성‧유승민의 탈당보다도 새누리당에게 뼈아플 수 있다. 콘텐츠의 소실과 함께, 당의 색깔 자체가 획일화됐다. 더 이상 수구정당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진 셈이다. 당에 남은 것은 친박계 강경파와 원죄(原罪)를 진 비례대표 초선의원들이다. 차세대 주자들인 남‧원의 이탈로 반전의 여지도 사라졌다.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반드시 차세대로 ‘밀어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미 자신의 성향을 지나칠 만큼 분명하게 드러내버린 김진태 의원과 같은 인사에게 정치적 확장성을 기대하긴 어렵다.

마지막 까지 지키려 한 것이 의리인지 기득권인지는 알 수 없지만, 태도를 조금도 바꾸지 못한 친박계는 간판 뿐인 새누리당과 함께 남았다. 그리고 소중했던 인적 재산들은 모두 곳간을 빠져나갔다. 새누리당에게 남겨진 선택지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거나 대구경북(TK)을 중심으로 한 극우정당으로 남아 숨을 이어가는 길 뿐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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