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李계가 남긴 것들…‘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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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李계가 남긴 것들…‘주목’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6.12.22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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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에 결정타+비박계의 인재 풀 형성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현 정국에서 친이계가 남긴 유산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변수로 작용 중이다. 정치적인 요소에만 한정할 때, 박근혜 정부의 아킬레스건 폭로와 비박신당의 기초가 될 정치인들의 풀을 제공한 것이 꼽힌다. ⓒ뉴시스

친노(親盧)라는 이름이 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진 데 이어, 친이(親李)계도 이젠 그 윤곽마저 희미해졌다. 그러나 현 정국에서 친이계가 남긴 유산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변수로 작용 중이다. 정치적인 요소에만 한정할 때, 박근혜 정부의 아킬레스건 폭로와 비박신당의 기초가 될 정치인들의 풀을 제공한 것이 꼽힌다.

친이계는 과거 한나라당 시절부터 새누리당의 헤게모니를 잡았던 정치 집단이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은 이명박(MB)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친이계와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친박계로 크게 나뉘었다. 친이와 친박은 치열한 혈전(血戰)을 치르는 동안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알게 됐다. 특히 상대 후보의 약점을 공략하기 위한 정보 수집에 열을 올렸다.

당시 분위기 상 한나라당의 경선 승리는 곧 대권이나 다름없었다.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양 진영에 양질(良質)의 고급 정보를 앞다퉈 제공했다. 그 결과 친이계와 친박계는 서로의 목줄을 쥐게 됐다.

전쟁은 친이계의 승리로 끝났다. 그리고 소위 친이계의 ‘공천학살’이 이어졌다. 대신 둘은 서로의 약점에 대해 더 이상의 소모전을 펼치지 않기로 암묵적인 합의를 한 느낌이었다. 이런 분위기는 친박계가 보복에 가까운 역습을 할 때도 깨지지 않았다.

그런데 2016년 예측의 범위를 넘어선 대형 스캔들이 터졌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그것이다. 국민적 공분(公憤)의 불길이 타오르는 가운데 곳곳에서 박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거가 터져나온다. 증거들 중 상당수의 출처는 바로 친이계가 모아둔 정보 창고였다.

MB 캠프에 있던 한 원로 정치인은 지난 9월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약점을 나는 안다. 최(태민) 목사 관련된 것도 모두 알고 있다.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MB 대선경선 캠프에 있던 친구들”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정치인은 22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도 “내가 뭐라고 했느냐. 반드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밝혀질 줄 알았다”라고 전했다.

게이트는 새누리당의 분당을 불러왔다. 친박계 지도부에 반발하며 비박계가 오는 27일 대거 탈당을 결행키로 하면서다. 사실상 이들은 ‘비박신당’을 만들 예정이다. 그런데 이 ‘비박신당’의 면면을 보면, 구(舊) 친이계 인사들이 핵심으로 자리했음을 알 수 있다.

친이계의 특징을 한 마디로 정의하긴 어렵지만, 다음과 같은 경향성을 띈다. 비교적 젊고, 전문 분야가 있으며, 이전의 정치 계보가 옅다. 기업가 출신으로 정치경력이 상대적으로 짧은 MB가 인재를 그야말로 ‘수집(蒐集)’ 수준으로 영입해 모아서다.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남경필 지사, 정병국 의원, 권성동 의원 등이 대표적으로 구 친이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이들 중 대부분은 현재 새누리당을 등졌다.

이들이 없었다면 비박신당의 라인업은 새누리당에 남아있는 친박계와 큰 차이가 없었을 가능성이 높다. 비박신당의 다른 ‘대권주자급’ 김무성 의원과 유승민 의원은 영남 인사라는 색깔이 너무 짙게 칠해진 상태다.

김학량 국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 2013년 "친박계가 지금은 전성기를 맞고 있지만, 결국 몰락이 온다면 그 때는 다시 친이계의 차례가 돌아올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여권 정계의 한 소식통은 22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친이계는 지금의 친박계보다 훨씬 오더(일관된 지령)같은 것이 적었다. 자율적인 분위기였다”며 “그 때는 예상치 못했겠지만 지금 보수에 희망이 있다면 구 친이계의 멤버들이 큰 부분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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