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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對기자]UN수장에서 대한민국 대통령, ‘눈독’
<대권주자이야기②반기문>검증되지 않은 리더십…불안요소
2016년 12월 23일 (금) 정진호 기자 김현정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김현정 기자)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2017년 12월로 예정됐던 차기 대선이 이르면 봄에 치러질 수도 있다는 예상까지 나온다. 그러나 대선이 앞당겨지면 그만큼 검증 기간은 짧아진다. 〈시사오늘〉에서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각 대선 주자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두 번째 주자는 반기문 UN사무총장이다.

   
▲ 반기문 UN사무총장 ⓒ 뉴시스

반기문 (潘基文)

출생 : 1944년 6월 13일 (만 72세)
출신지 : 충청북도 음성
주요이력:
1996~1996 외무부 제1차관보
2000~2001 외교통상부 차관
2004~2006 제33대 외교통상부 장관
2007~現 제8대 UN사무총장

 

UN사무총장

   
STRONG

“세계의 대통령이라고 할 수 있는 유엔사무총장을 이제 대한민국을 위해서 우리가 대통령으로 부려먹을 때다.”

새누리당 안홍준 의원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대선출마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는 국민들이 그에게 기대하는 바와 일치한다. 한국인들은 반 총장을 ‘위대한 업적을 세운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다. ‘세계의 대통령’이라는 반 총장의 지위는 어린이들이 읽는 위인전에도 등장할 정도로 ‘한국인의 자부심’이 된지 오래다.

이러한 반 총장의 국제무대 속 지위는 국내 정치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결된다. 유엔사무총장으로 재임하는 10년 동안 그는 수많은 국가 수장들과 국제정치 전문가들을 만나며 외교력을 키워왔다. 불안정한 동아시아 관계부터 한미동맹 등 굵직한 외교 현안에 직면한 상황에서, 반 총장이 유력한 차기대권주자로 꼽힐 수밖에 없는 이유다.
 

   
WEAK

“유엔 역사상 최악의 사무총장이 한국에서는 차기 대통령 유력 후보다.” (영국 텔레그래프)
“행정 능력이나 통치 능력 모두에서 실패한 총장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유엔을 무의미한 단체로 만들었다.” (미국 포린 폴리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게 따라붙는 외신의 평가다. 국내 정치 기반이 전혀 없는 그가 유력 차기대권후보로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 ‘유엔사무총장’이라는 지위 자체의 힘이 컸다. 그러나 실제 업무수행도에 대한 평가는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주요 외신들은 반 총장이 주요 사안에 즉각적이고 자연스러운 대응을 하지 못하고, 강대국에 맞서기를 기피한다며 ‘무력한 관찰자(powerless observer)’라는 별명까지 붙였다.

이처럼 업무수행능력에 대한 의심이 나오기 시작할 경우, 반 총장의 지지도는 물거품처럼 사라질 수도 있다. 정치 경험이 전무(全無)하고 조직도 없는 그의 지지도는 대부분 유엔사무총장으로서의 이미지를 중심으로 형성된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반 총장을 이끌어온 힘이 ‘지위’였다면, ‘업적’은 본격적 검증이 시작될 대선 국면에서 치명적인 불안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두 개의 보수당

   
STRONG

“국민이 없고 나라가 없는데 계파가 왜 중요한지 모르겠다.”

최근 귀국 후 정당 합류에 대한 물음에 반 총장이 답한 내용이다. 이는 특정 정당을 염두에 두지 않겠다는 의미와 함께 ‘최순실 게이트’로 심한 내홍을 겪는 새누리당에 합류하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오랜 해외생활로 인해 정치적 기반이 취약한 그가 결국 정당에 합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와중에 새누리당 비박계는 지난 21일 탈당을 선언하며 중도보수 창당을 시사했다.

만약 반 총장이 신당을 선택한다면, 대다수 국민들이 반(反)하는 박근혜 정부와의 연결고리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한 마땅한 인물이 없어 고심 중인 보수층 표심을 결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 분당(分黨)이 반 총장에게 투영된 친박의 부정적 이미지를 최소화하고 보수 이념을 지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셈이다.
 

   
WEAK

“선거는 조직 싸움이다.” 정치권의 오랜 격언이다. 그러나 반 총장은 조직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유력대권후보로 떠올랐다. 탄탄한 조직과 자금력을 보유했으나 마땅한 차기대권주자가 없는 새누리당과, 높은 지지도를 갖고 있지만 조직과 자금력이 없는 반 총장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반 총장은 박근혜 정부의 위안부 문제 협상 타결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새마을운동을 향해 찬사를 보내는 등 새누리당과의 관계를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새누리당이 분당(分黨)의 길을 걸으면서 반 총장의 ‘대권 시나리오’에도 차질이 생겼다. ‘보수 단일 후보’로 나설 수 있는 기회가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친박(親朴)당’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새누리당이나 원내 제4당이 될 가능성이 커진 보수신당 후보로 대선을 치러야 하는 까닭이다. 128석짜리 원내 제1당의 전폭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사라졌다는 것은 반 총장 입장에서 적잖은 손실이다.

 

조기 대선

   
STRONG

당초 정치권에서는 조기 대선이 반 총장에게 악재(惡材)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지 조직을 모아 대선을 도모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가 대선 출마를 시사하자마자, 반 총장을 위한 조직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기 시작했다. 지난 22일에는 ‘반기문 전국 지지 모임’이 출범해 시·도 향우회를 중심으로 결집하고 있는 중이다. 지지율도 반등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21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12월 3주 반 총장의 지지율은 23%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제치고 1위를 탈환했다.    

이런 기세라면 조기 대선은 반 총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통상적인 대선 기간이라면 정치권의 혹독한 검증을 버텨내야 한다. 지난 12일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국내에서 검증이 안 된 인물”이라며 반 총장을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선이 여름이 오기 전 치러진다면, 반 총장은 ‘대세론’을 유지한 채 대선을 치를 수 있다. 이미지 손실의 위험성을 줄이고 장점만을 국민들에게 어필하며 대선을 준비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WEAK

차기 대선이 앞당겨질 확률이 높아졌다는 점도 부담이다. ‘최순실 게이트’로 반 총장이 새누리당의 ‘꽃가마’를 타고 대선에 출마하는 그림은 사실상 망가진 상황이다.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등이 대권 도전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보수신당에서는 경선이 불가피하다. 보수신당에 입당하든 신당을 창당하든, 반 총장에게는 조직을 만들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반 총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31일에야 끝난다. 차기 대선이 6월 이전에 치러진다면, 반 총장에게 주어진 시간은 채 6개월이 되지 않는다. 조직을 구축하고 정책을 만들기에는 너무 촉박한 시간이다. 더욱이 차기대권후보 지지도 1위를 지키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대선 패배 직후부터 이번 대선을 준비해왔다. 조기 대선은 여러모로 반 총장에게 악재(惡材)일 수밖에 없다.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김현정 기자 sisaon@sisaon.co.kr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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