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건설 키워드]안정·신성장동력…'외형적 성장보다 내치'
스크롤 이동 상태바
[2017 건설 키워드]안정·신성장동력…'외형적 성장보다 내치'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7.01.03 1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장 5대 대형 건설사, '새해에도 도전 대신 안정'
삼성물산, 유일하게 신년사 생략…"아메리칸 스타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국내 상위 5대 상장 건설사 CEO 5인. (왼쪽 맨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최치훈 삼성물산 대표이사, 박창민 대우건설 대표이사, 이해욱 대림산업 대표이사, 임병룡 GS건설(지에스건설) 대표이사, 정수현 현대건설 대표이사 ⓒ 뉴시스

우리나라 상장 5대 대형 건설사 CEO들이 신년사를 통해 '내실', '안정', '관리', '신성장동력' 등을 2017년 정유년의 핵심 키워드로 내세웠다. 도전보다는 안정적인 경영전략을 펼쳐 국내 분양시장 위축, 해외 수주환경 악화 등 위기를 극복해 나가겠다는 속내가 엿보인다.

대우건설, "외형성장 목표 아니야…'내실' 갖춰야"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은 지난 2일 신년사에서 "지난해 창사 이래 최초로 연매출 10조 원을 돌파했다. 그에 걸맞은 내실을 갖추는 게 중요한 문제"라며 "더 이상 수주 확대를 통한 외형성장은 우리의 목표가 아니다. 재무안전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올해는 SOC 예산 감소, 11·3 대책에 따른 국내 부동산 경기 하락, 건설업 구조조정 리스크 등으로 어느 해보다 어려운 한해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회사 재무건전성에 대한 시장 신뢰 회복과 수주 절벽에 대비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등 중차대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수년간 회사실적을 견인한 주택사업은 현재와 같은 호황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향후 안정적 수익 창출을 위해 각 사업본부별로 내부역량과 시장환경 등을 면밀히 분석해 미래를 이끌 성장동력을 만들자"고 덧붙였다.

박 사장의 이 같은 신년사는 최대주주 산업은행의 재매각 방침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무리한 사업 확장보다는 내실경영을 천명해 주가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심산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 "안전은 만고불변의 최우선 가치"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은 이날 현대건설 사옥에서 열린 시무식에 참석해 "안전은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는 가치다. 우리 건설업에 있어서 안전은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 환경변화에 따라 이리 바뀌고 저리 바뀔 수 없는 만고불변의 최우선 가치"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빈틈없는 매뉴얼이 필요하고 항상 기본과 원칙을 준수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전(全)직원이 어떤 상황에도 방심하지 않고 안전관리를 생활하고 체질화해야 한다"며 "1년의 여정에서 어느 한 순간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시간을 초월해 집중하고 관리해야 할 우리의 의무이자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는 지난해의 시행착오를 딛고 회사가 안전관리 부문에서 중대재해 '0(제로)'의 금자탑을 쌓을 수 있길 기대한다"며 "이러한 부정적 평판과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다시 한 번 비약적인 변화와 발전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공개한 '2012~2016년 말 기준 업종별 공정거래법위반 현황'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공정거래법 위반에 따른 과징금을 가장 많이 부과 받아, 이 부문 1위라는 오명을 얻었다. 또한 2015년에는 시민단체들로부터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정 사장의 신년사는 이 대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 "손실 '제로' 리스크 관리 '우선과제'"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은 이날 짤막한 신년사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5가지 달성 목표를 제시했다. 최우선과제는 '관리'였다.

이 부회장은 "첫째 손실 제로 리스크 관리, 둘째 절대경쟁력 확보, 셋째 Cash-flow 중심 경영, 넷째 최적의 인재 양성, 다섯째 기본이 혁신인 의식개혁, 2017년 우리가 달성해야 할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모든 경영활동이 이러한 목표를 기반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세세한 사항은 각 본부와 관계사에 맞게 구체화 해 달라"고 당부했다.

대림산업은 해외 프로젝트의 잇따른 부진으로 최근 부진에 시달린 바 있다. 2014년에는 영업손실 2703억 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고, 2015년에는 흑자전환에 겨우 턱걸이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국내 주택건축부문에 집중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대림산업은 재건축·재개발 실적 1위 건설사로 거듭났다.

이 부회장이 신년사에서 리스크 관리를 우선으로 주문한 데에는 두 번 다시는 부진의 늪에 빠지지 않겠다는 본인 스스로의 다짐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GS건설, "지속가능한 성장 위해 새로운 성장동력 찾아야"

임병용 GS건설 사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CEO로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미래 성장동력"이라며 "우리 회사가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해 올해가 앞으로 5년 또는 10년 후에 새로운 사업을 찾는 한 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 사장은 "지금은 경제학의 시대가 아니라 경영학의 시대, 기술의 시대, 창의의 시대"라며 "올해 경제 전망은 좋지 않지만 개별 기업에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효율적 의사결정 시스템, 소통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기업은 차별화 된 성장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우리 회사가 가진 인적자원들이 어떤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 체계적으로 분석해 회사 전체 역량을 도출해야 한다"며 "그래서 어떤 성장동력을 찾을 것인지 구체적으로 고민할 때"라고 내세웠다.

GS건설은 지난해 무뎌진 성장동력을 보였다. 2015년 재건축·재개발 사업 수주고 8조180억 원을 기록하며 업계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으나, 2016년에는 불과 2조4000억 원대에 그치면서 대림산업에 1위 자리를 빼앗겼다. 해외사업 부문 손실 규모도 대폭 늘었다. 임 사장으로는 2017년이 전환점이 돼야만 하는 한해인 것이다.

삼성물산, "신년사 따로 없다"

최치훈 삼성물산 대표이사는 국내 상장 5대 대형 건설사 CEO 가운데 유일하게 2017년 신년사를 생략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의 한 관계자는 3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최 대표이사는 취임 때부터 시무식이나 신년사를 기본적으로 하지 않았다"며 "아메리칸 스타일이라 그런지 형식적인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올해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그룹 전체가 임원인사, 조직개편, 사업계획 등이 다 연기됐고, 하나도 확정된 게 없는 상황이 아니냐"며 "다만 주요 임원들과 노사협의회 대표가 덕담을 나누는 자리 정도는 가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