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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임박한 반기문의 복잡한 셈법은?
입당도 창당도 여의치 않아…향후 선택에 관심
2017년 01월 05일 (목) 정진호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문재인 대세론’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유일한 보수 후보로 평가되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오는 12일 귀국한다 ⓒ 뉴시스

귀국을 앞둔 반기문의 머리가 복잡하다.

‘문재인 대세론’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유일한 보수 후보로 평가되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오는 12일 귀국한다. 반 전 총장은 지난 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 위치한 유엔사무총장 공관을 나오기에 앞서 한국 특파원들을 만나 “12일 오후 5시 반께 아시아나 비행기 편으로 귀국하려 한다”며 귀국 일정을 공개했다.

지난달 20일 사실상 차기 대선 출마를 선언한 반 전 총장인 만큼, 그의 귀국은 곧 ‘대선 행보’의 시작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실제로 반 전 총장은 3일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무총장으로서 인종·종교·정치색깔을 가리지 않고 만났다”며 “지금까지 경험하고 닦은 것을 한국에서 한 번 실천해 보겠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대권 도전을 시작한 셈이다.

그러나 반 전 총장의 향후 행보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가득하다. 기존 정당 입당도, 신당 창당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당초 그는 ‘친박 후보’로 거론되며 차기 대권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마땅한 대권 후보가 없는 새누리당이 반 전 총장을 대선 후보로 ‘추대’하고, 조직과 자금이 부족한 반 전 총장이 새누리당의 ‘러브콜’을 받아들이는 형태로 정치권에 발을 들일 것이라는 시나리오였다. 반 전 총장 본인도 2015년 9월 박근혜 대통령 방미 당시 새마을 운동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지난해 1월 한·일 위안부 합의를 “역사가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친박 후보설’과 맥을 같이하는 모습을 비쳤다.

하지만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박 대통령 지지도가 추락하자 반 전 총장은 친박계와 선을 긋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달 18일 미국 뉴욕 외교협회(CFR)가 주최한 초청 간담회에서 “국민은 국가의 리더십에 대한 신뢰를 배신당했다고 느끼고 있다”며 박 대통령을 비판하더니, 20일에는 “국민이 없는 상황에서 정당이 무슨 소용인가”라고 친박계와도 거리 두기에 나섰다. 새누리당에 입당, 친박계 후보로 추대되는 시나리오는 ‘물 건너갔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국민의당이나 개혁보수신당 입당도 쉽지 않다. 안철수 전 대표가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국민의당은 새로운 모멘텀 마련을 위해 반 전 총장 영입을 타진하고 있으나, 경선 없는 추대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지난달 22일 국민의당 부산시당 당원대표자대회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당신(박지원)이 나를 밀어준다고 하면 국민의당으로 오겠다고 했지만 거절했다”며 “우리 국민의당으로 오면 안철수·천정배·손학규·정운찬 등과 세게 경선을 해서 이기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된다”고 공개한 것은 이 같은 분위기를 뒷받침한다.

개혁보수신당 입당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원내교섭단체 등록 직후부터 적극적으로 반 전 총장 영입에 나선 개혁보수신당이지만, ‘민주적 방식’으로 대통령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는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지난 4일 반 전 총장 영입과 관련해 “대선 후보로 추대한다는 의미의 영입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창당 당시 약속했던 ‘국민 참여를 보장하는 민주적 정당 건설’을 지키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렇다고 조직이 없는 그가 오세훈 전 서울시장,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등 잠룡(潛龍)들과 경선을 펼치기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자칫 기성 정치인들의 ‘들러리’에 머물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정치권에서는 반 전 총장이 ‘안철수 모델’을 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존 정당에 입당, 경선을 통해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는 것보다는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독자 세력을 구축한 뒤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 ‘후보 대 후보’ 방식의 통합을 노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최종적으로는 안철수·오세훈·유승민·남경필·원희룡 등 조직을 갖춘 후보와의 정면 대결이 불가피하다. 2012년 안철수 당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높은 지지도를 보유하고도 문재인 후보에게 대선 후보를 양보해야 했던 사례를 상기해보면, 이 모델 역시 ‘조직과 세력’이 부재한 반 전 총장 입장에서는 모험수일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지난 4일 〈시사오늘〉과 만난 반 전 총장 측 관계자는 “대선 경선에서 여론조사 지지도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반 전 총장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기존 대권 주자들에 비해 경험, 조직, 자금력 등 여러모로 부족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국민의 뜻을 어떤 방식으로 받들지에 대해 반 전 총장도 여러모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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