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측, "아는바 없다, 전혀 모르는 사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삼성그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될 경우, 국민들의 '애국심'에 호소하는 내용의 여론전에 나설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11일 <시사오늘>과 만난 정재계 핵심 관계자 A씨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삼성이 그룹 차원의 애국심 여론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개시 타이밍은 아마도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청구된다는 가정 하에 그 직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여론전의 구체적 내용은 '대한민국 정부(국민연금공단)와 삼성그룹이 사전 공모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성사됐음이 인정되면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삼성그룹을 상대로 천문학적인 손해배상 소송을 걸 가능성이 높다'는 식의 논리다.
또한 '삼성은 금전적 손해를 감수해야 함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영향력이 위축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간다'는 설명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삼성은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추진할 당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의 반대에 맞서기 위해 '애국심 마케팅'을 펼쳤고, 주주들이 이에 호응하면서 합병을 성사시킨 바 있다.
이는 지난 9일 국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주장했던 내용과도 궤를 같이 한다.
박 의원은 "삼성이 청문회가 끝나면 언론에 광고를 주고 기사를 부탁하면서 대국민 여론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삼성도 최순실 씨의 압박을 받아 어쩔 수 없이 (최순실 일가에 대한 지원을) 했다는 점을 홍보하려고 계획 중이라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앞서 정재계 핵심 관계자는 "삼성의 애국심 여론전이 이번에도 먹힐지 의문이다.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12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애국심 여론전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전혀 모르는 사실"이라고 했다.
한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소환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다. 특검은 뇌물 공여, 위증 등 혐의를 적용해 이 부회장을 피의자로 입건했다.
이 부회장의 구속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로 이규철 특검 대변인은 지난 11일 브리핑에서 취재진들이 이 부회장의 영장 청구에 대해 질문하자 "원론적으로 모든 가능성이 다 열려있다"고 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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