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구애] 바른정당-새누리당, 커져가는 견해차…'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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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구애] 바른정당-새누리당, 커져가는 견해차…'주목'
  • 송오미 기자
  • 승인 2017.01.16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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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당내 대선후보 우선적으로 적극 지원할 것"
새누리당, "반기문, 우군을 얻은 느낌...국가적 자산"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송오미 기자)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에 대한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의 입장 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지난 12일 10년 임기를 마치고 귀국한 반기문 전 사무총장이 본격적인 대선행보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반 전 총장 영입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던 바른정당이 ‘자강론(自强論)’을 우선시하며 신중모드로 입장을 선회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지속적으로 반 전 총장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 바른정당, “당내 대선후보 우선적으로 적극 지원할 것”

▲ 지난 12일 10년간 임기를 마치고 귀국한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본격적인 대선행보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반 전 총장 영입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던 바른정당이 ‘자강론(自强論)’을 우선시하며, 신중모드로 입장을 선회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지속적으로 반 전 총장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 뉴시스

바른정당 장제원 대변인은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체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반 전 총장에게) 먼저 전화해서 이벤트로 일단 만나자고 할 그런 계획은 없다”며 “자연스럽게 바른정당과 손잡을 수 있으면 적극적으로 환영하지만, 먼저 전화를 해서 만나자고 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장 대변인은 대신 당내 대선후보를 우선적으로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바른정당이 보유하고 있는 대선후보들이 훌륭하다는 생각을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다”면서 “(당내) 대선 후보자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그들이 어떤 정책과 도덕성을 가지고 있는지 충분히 발가벗겨서 경쟁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12일 반 전 총장 귀국 직후 바른정당이 반 전 총장 영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과 사뭇 달라진 태도다. 당시 장 대변인은 “반 전 총장이 우리 진영에서 함께 경선에 참여하면 좋겠다. 개혁보수가 정권을 창출하는데 반 전 총장이 기여하길 바란다”면서 “반 전 총장의 튼튼한 안보관, 경제와 민생을 따뜻하게 포용하자는 철학은 우리(바른정당)의 이념과 근접하다”며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낸 바 있다. 

바른정당의 이 같은 태도 변화는 “새누리당과 차별화되는 보수당으로 성공하려면, 자체적으로 당의 선명성을 갖추는 게 더 시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평가다. 당의 정체성과 기반을 먼저 공고히 하고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으면, 자연스레 반 전 총장도 바른정당에 눈길을 주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또한, 당분간은 기존 정치권과 거리를 두며 민심 탐방 행보를 이어가겠다고 밝힌 반 전 총장에게 굳이 지금부터 ‘러브콜’을 보낼 필요가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바른정당의 핵심 관계자는 이날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당이 제대로 정착했다는 걸 보여주려면 대권후보를 내야한다”며 “우리당 대선 후보들의 지지율이 낮다고 하더라도 일단은 나와야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 상황에서 반 전 총장한테 구애를 한다고 해서 그 분이 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면서 “현재 신당 지지율이 새누리당 지지율이랑 거의 비슷한데, 우리당이 보수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당으로서 자리매김을 하려면, 자강론이 더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품으로 따지면, 기업이 무조건 자기 제품을 사달라고 하는 것보다는, 소비자가 ‘사고 싶은 상품’ 모습을 갖추면, 자연스럽게 선택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 새누리당, “어쩜 이렇게 생각이 똑같나”

 

반면,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반 전 총장은)어떻게 이렇게 생각이 나하고 똑같은가, 저하고 전화도 한 번 해본 적 없는 사람인데, 만나본 적도 없는 사람인데, 우리나라 정치를 잘 짚었다”며 반 전 총장에 대해 호평했다.

이에 앞서 인 비대위원장은 지난 13일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어쩜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실까라고 느꼈다”면서 “반 전 총장이 해외에 멀리 계셔도 우리나라 현실을 정확히 보시더라. 새누리당의 혁신의 중심은 ‘패권주의 철폐’인데 반 전 총장 생각이 같아 우군을 얻은 느낌이었다”고 극찬한 바 있다.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도 지난 12~13일 당 회의에서 잇따라 “반 전 총장은 국민의 자랑이자 국가적 자산임을 잊지 말아 달라”, “20여 년 간 정치현장에 있었고, 여당 원내대표인 나도 (반 전 총장의 ‘정치교체’에)공감한다”라고 반 전 총장에 대한 칭찬을 이어갔다.

이 가운데, 새누리당은 반 전 총장을 영입하기 위한 물밑 작업으로 당 인적쇄신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인 비대위원장은 당 윤리위원회를 가동, 징계 절차를 통해 이번 주까지 인적쇄신을 매듭짓겠다고 밝힌 상태다. 제명과 탈당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태세로, 서청원 의원 등 강성 친박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인 비대위원장이 강공 드라이브 의지를 꺾지 않은 것은 새누리당에 존재하는 ‘친박 색채’를 제거해야 반 전 총장의 영입을 포함해 후일을 도모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관계자는 이날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 상태로 반 전 총장에게 우리당에 와 달라고 하는 것은 염치없는 짓이다”면서 “일단은 강성 친박들 위주로 인적쇄신이 되고, 친박당 이미지가 희석돼야, 당이 살아나고 반 전 총장 영입 등 대선을 포함한 향후 앞날을 논의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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