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배치]野대선주자, 엇갈린 주장…결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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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배치]野대선주자, 엇갈린 주장…결론은?
  • 최정아 기자
  • 승인 2017.01.23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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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최정아 기자)

조기대선이 가시화된 가운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논란이 새로운 ‘정략(政略) 프레임’으로 떠올랐다. 그동안 당연시 되어왔던 '야권=사드반대, 여권=사드찬성'이란 이분법적인 인식도 흔들리고 있다. 야권 대선주자들 사이에서도 사드배치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사드보복 조치까지 악화되면서, 사드 배치 찬반논란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 고 신영복 선생 1주기를 맞은 지난 15일 오후 서울 구로구 항동 성공회대 미가엘성당에서 열린 추도식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야기하고 있다. ⓒ뉴시스

◇ 문재인·안희정·김부겸 ‘신중론’

‘사드 배치’로 가장 언론에 오르내린 인물은 단연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문 전 대표는 사드 배치에 ‘애매한’ 입장을 내놓는다는 이유로 여야 모두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문 전 대표는 지난 17일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완전히 새로운 나라, 문재인이 답하다> 출판기념간담회에서 “사드는 이미 한·미 간에 배치하기로 합의했다”면서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취소해야 된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당초 '경경' 입장에서 선회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표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실이 많다면 미국과 다시 협의해서 결정을 바꾸는 쪽으로 갈 수도 있고, 외교적 노력이 성공해서 중국과 러시아가 동의해주거나 반대가 최소화된다면 북한에 대한 강력한 대응 중 하나로,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사드 배치를 그대로 해나갈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드 배치에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은 것이다.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민주당 김부겸 의원도 문 전 대표와 비슷한 입장이다.

안희정 지사는 지난 18일 “사드배치는 미국과 중국이 해결할 문제”라고 강조하며 "아시아를 어떻게 공동 번영의 땅으로 만들지에 대화하지 않고 이런 식으로 힘겨루기를 해서 주변의 작은 나라들에 절대적 생존의 위협에 빠뜨리는 것이 대국의 외교노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부겸 의원 또한 “단순히 찬성·반대를 떠나 사드 배치 자체를 기정사실화 하지 않고 협상 카드로 써야 한다”는 입장이다.

▲ 박원순(왼쪽)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2017 국민상생 대한민국을 향한 민생 타운홀 미팅에 참석해 안고 있다.ⓒ뉴시스

"사드배치는 '굴욕외교'" 이재명·박원순

이 가운데, ‘사드 반대론’을 펼치고 있는 대선주자들은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문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한반도 운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문제와 관련해 충분한 설명도 없이 오락가락하는 건, 특히 야권 지지자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미국정부와의 사드 배치 협상’이 굴욕적이라고 평가하며 ‘사드 철회’를 주장하고 있는 대표적 대선주자다.

이 시장과 함께 사드 배치를 반대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도 문 전 대표를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다. 박 시장은 지난 18일 “미국과 동맹관계를 최우선으로 하겠지만 NO라고 할 수 있어야 한다”며 “미국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지도자가 어떻게 국익을 지켜낼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 전문가, “사드, 국내사안이 아닌, 국제이슈로 바라봐야”

그렇다면 외교 전문가들은 사드배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교 전문가는 지난 20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대선주자들 사이에서 사드배치에 대한 여러 의견이 오가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하면서도 “사드배치는 국제적 이슈이지, 국내 사안으로만 생각해서는 안된다. 중국과 미국 간 알력싸움으로 이해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의 사드배치 보복이 단순히 경제적 조치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사드 배치에 얽힌 이해관계자는 단순히 중국뿐만이 아니다. 북한, 러시아 등 주변국도 살펴봐야한다. 여러모로 한국이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유력 국제정치학자인 왕성(王生) 중국 지린대 교수는 최근 중국 유력매체 <글로벌타임스> 기고글에서 “한국이 사드 배치를 고집하면 중한관계에 타격이 될 뿐 아니라 동북아시아에도 냉전을 불러올 수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는 사드 배치에 맞서 경제·군사적 보복조치를 취할 것이고, 이는 한국 내 위기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한 바있다.

한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23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사드 배치와 관련 “가급적 우리가 할 수 있는 대로 조속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며 “그런 방향으로 (미국과 협의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더불어민주당 출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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