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수가 사라졌다'…'김영란법'에 눈물 짓는 유통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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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수가 사라졌다'…'김영란법'에 눈물 짓는 유통업계
  • 변상이 기자
  • 승인 2017.01.24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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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 유통업계가 사라진 설 특수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 뉴시스

유통업계가 사라진 설 특수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내수시장 침체는 물론, 부정청탁금지법에 소비 심리가 좀처럼 되살아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12월5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설 선물 매출(사전 예약 판매 포함)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줄어들었다. 상대적으로 고가 상품군인 한우세트 등 축산(-9.5%), 과일(-8.8%), 굴비(-18.3%) 등의 타격이 컸다.

현대백화점에서도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지난 22일까지 설 선물 매출(사전예약 포함)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9.1%나 줄었다. 역시 정육(-13.1%), 수산(-12.4%), 청과(-11.2%) 수요가 크게 감소했다.

현대백화점은 설 선물 매출 통계를 집계한 2000년 이후 매출이 줄어든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신세계는 지난해 12월15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사전예약 판매분을 포함한 설 선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늘어 상황이 좀 낫지만 웃을 수만은 없는 수치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당시에는 설 선물 실적이 전년보다 감소했을 수도 있지만 그 이후 설 선물 매출이 역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면서도 "아직 설까지 며칠 더 남아 있어서 최종 실적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0.5% 정도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백화점 업계는 이같은 실적에 정상가에서 20~70% 할인된 가격으로 막판 세일에 나서는가 하면 온라인 판매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온라인 판매는 오프라인보다 매출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몰이 판매하는 선물세트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 선물의 비중이 큰 것도 '5만원 이하 선물 인기' 트렌드와 잘 맞기 때문에 각 유통업체는 5만원 이하 설 선물을 소개하는 별도 코너를 만드는 등 실속형 상품의 온라인 판매에 주력했다.

신세계 계열 온라인몰인 '쓱닷컴' 내 설 선물세트 매출(1월 2~22일)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증가했다. 5만원 이하 제품은 95%, 5만원 초과 제품은 15% 각각 매출이 성장했다.

롯데백화점 역시 온라인 선물 매출은 24.8% 증가했으며 현대백화점 온라인 설 선물 매출과 모바일 매출은 각각 23.6%, 88.1% 증가했다. 이마트 역시 전체 선물세트 판매는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온라인 매출은 13.6% 증가했다.

대형마트 역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해 12월8일부터 이달 21일까지 45일간 설 선물 매출(사전예약 포함)은 지난해 설을 1주일 앞둔 45일간의 매출보다 3.2%나 줄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12월5일부터 이달 21일까지 42일간의 설 선물 매출이 1년 전보다 불과 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업계는 올해 유통업체의 설 선물 판매 추이가 5만 원이 넘는 선물을 금지한 '김영란법'의 영향이 그대로 반영됐다고 입을 모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설 대목은 업체가 매출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시기로 꼽히지만 김영란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업계가 타격을 입을 것 같다"며 "올해가 지난 뒤 설이나 추석 등 명절 대목을 위한 마케팅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백화점, 마트, 홈쇼핑, 주류, 리조트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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