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반기문 vs. 국민의당…주도권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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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지대]반기문 vs. 국민의당…주도권 경쟁 ‘치열’
  • 윤슬기 기자
  • 승인 2017.01.25 1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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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보수의 빅텐트’ vs 국민의당과 孫 ‘연대’ 본격화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슬기 기자)

정치권에서 두 갈래의 제3지대가 태동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제3지대 빅텐트’와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의 제3지대’가 그 핵심축이다. 특히 범여권과 야권 성향으로 나뉘면서 향후 조기 대선 정국에서 정계개편이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정치권에서 두 갈래의 제3지대가 태동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제3지대 빅텐트’와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의 제3지대’가 핵심축이다ⓒ뉴시스

“반기문, 빅텐트 구축 나서나…독자적 행보 시사”

범여권에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제3지대 구축을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 충청권과 비박(비박근혜)계 일부 의원들이 설 연휴 전 동반탈당을 추진하면서 반 전 총장을 중심으로 한 제 3지대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반 전 총장은 빅텐트를 기반으로 자신의 세를 확대하고 정당 입당이나 신당 창당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반 총장은 여야를 넘나들며 주요 인사들과 활발히 접촉하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바른정당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만나 향후 정치적 행보를 같이 하자고 제안했다. 같은날 경제민주화의 상징으로 대표되는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의원과도 만나 정국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지난 22일에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국민주권개혁회의 발족식에 축하 메시지를 전한데 이어 공식 창당한 바른정당 정병국 대표에게 축하 전화를 건네는 등 좌우 진영 인사들과 두루 만나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반 전 총장이 진보세력과 개혁보수 세력과의 연대를 도모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 전 총장의 빅텐트 구축이 본격화되자 새누리당 의원들도 이에 가세하고 있다.

충청권과 비박계 새누리당 의원들은 제3지대에서 반 전 총장의 지지세력이 모일 수 있도록 설 연휴 전 동반 탈당을 준비 중이다. 2차 탈당 규모가 20명까지 이를 것으로 예상돼 제3지대론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제3지대를 형성하기 위해 반 전 총장의 고향인 충북에 지역구를 둔 경대수·박덕흠·이종배 의원이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의 이명수·성일종 의원의 탈당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진석 전 원내대표는 설 연휴 후 탈당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비충청권에서는 심재철·정유섭·이철규 의원 등도 탈당을 선택할 것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 이들은 탈당을 단행한다면 바른정당이 아니라 제3지대에 머물 것이라는 입장을 직·간접적으로 피력해 왔다.

새누리당 탈당파가 많아지게 되면, 반 전 총장이 독자세력을 고려할 가능성도 한층 높아진다. 원내교섭단체 구성 기준인 최소 20석을 확보할 경우 신당 창당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신당을 기반으로 반 전 총장이 바른정당이나 국민의당과 연대가 성사될 경우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와 양자대결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반기문은 '보수 빅텐트'…孫연대제안”

반면 반 전 총장과 연대를 도모했던 국민의당은 반기문 전 총장에게 “보수 빅텐트”라며 일침을 가했다. 이는 반 전 총장에게 러브콜을 보냈던 국민의당이 반 전 총장과 거리를 두면서 제3지대에서 주도권을 쥐는 쪽으로 전략적 방향을 설정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24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반 전 총장의 빅텐트 움직임에 대해 “지난 10여일간의 반기문 전 총장의 행보를 볼 때 그분의 빅텐트는 ‘보수의 빅텐트’로 빅텐트가 아니다”라고 비판하며 “반 전 총장이 구상하는 빅텐트에 우리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참여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반 전 총장과 거리두기에 나선 국민의당이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는 ‘제3지대 연대’에 시동을 걸었다.

손 전 대표가 같은날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나와 “국민의당과의 연대, 연합도 곧 협의가 시작 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말하면서다.

이에 박 대표는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국민의당 국가대개혁위원회에 자리해 축사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정권교체를 이룩하는데 동참해준 데 대해 감사를 표한다. 저희들도 거기에 화답하는 노력으로 보답하겠다”며 맞장구를 치면서 탄력을 받았다.

그동안 국민의당과 손 전 대표의 연대는 서로에게 필요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다는 점에서 오래전부터 점쳐져 왔다. 최근 국민의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의 지지율이 답보상태인 만큼 외연확장을 통해 제3지대 주도권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손 전 대표 역시 정당 내 조직 기반이 미미하기 때문에 국민의당과 연대하는 것이 플러스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말만 무성하던 ‘국민의당-孫의 연대’는 설 연휴 이후 가시화될 전망이다.

반기문 전 총장 중심의 ‘빅텐트’와 국민의당 중심의 ‘야권 빅텐트’에 대해 25일 <시사오늘>과 통화한 민주당내 핵심 관계자는 “반 전 총장 입장에서는 실질적으로 귀국 이후 손에 잡힐 만한 성과가 없었다. 지지율도 생각만큼 오르지 않고 있지 않는가”라며 “때문에 빅텐트를 통해 세력화를 해서 지지율 반등을 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캠프내 인적 구성만 보더라도 반 전 총장이 그리는 ‘빅텐트’가 현실화되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일단 친MB계 인사들로 구성되면서 인적 편향을 해소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또한 바른정당과 연대를 하기 위해서도 둘 사이의 충분한 명분이 있어야 하고 이를 국민들도 이해할만한 당위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에 대해서도 그는 “설 연휴 이후 본격적으로 손학규 전 대표 측과 연대에 이르지 않겠냐”면서 “다만 국민의당도 내부적으로 자강론으로 의견이 수렴됐다고 하더라도 연대하지 않고 제3지대 구축은 쉽지 않기 때문에 또다시 연대론과 자강론을 놓고 당내 갈등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현재에 최선을 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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