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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 부실에 무력해진 개헌론
2017년 02월 01일 (수) 윤종희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종희 기자)

정치권에서 개헌론이 힘을 잃은 분위기다.

그 동안 개헌을 통해 정치 개혁을 하자는 주장이 탄력을 받았다. 여론도 개헌 찬성이 높았다.

급기야 지난달 31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대의에 동의하는 모든 사람과 함께 대선 전 개헌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을 제의한다”고 말했다. 일종의 개헌을 고리로 한 연대를 제안,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대선 전 개헌을 고리로 한 연대를 제안했지만 반응이 신통치 않다. ⓒ뉴시스

하지만, 반응이 차갑다. 정치권은 물론 여론도 마찬가지다. 특히 대선 전 개헌에 반대하는 입장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지지율이 흔들릴 기미가 안 보인다. 만약 개헌에 대한 여론이 높다면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이 떨어져야 하지만 여전히 2위인 반 전 총장을 여유롭게 앞서고 있다.

이처럼 개헌론이 무력해진 까닭은 애당초 개헌 명분이 잘못 설정됐기 때문이다.

개헌론자들은 역대 정권과 현 정권에서 발생한 부정·부패 사건들이 헌법 때문에 발생한 만큼 개헌을 해야한다는 논리를 폈다. 하지만, 이는 자신들의 부정·부패를 헌법 탓으로 돌리는 것에 불과하다는 걸 국민들이 곧 눈치 챘다.

나아가 권력구조 개편의 하나로 언급되는 이원집정부제 등은 국회가 자신들의 권력을 늘리려는 수단이라는 비판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결국 작금의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개헌은 개혁과는 무관하다는 결론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최순실 게이트'와 함께 타오른 촛불시위에서 뿜어져 나온 요구는 변화와 개혁이다. 이에 대한 정답은 개헌이 아니라는 게 확인됐다.

이제 대선주자들은 개헌이 아닌 새로운 정책 비전을 보여줘야 할 때다. 누가 제대로 변화를 이룰 지가 이 번 대선의 최대 변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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