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이 남긴 지지율, 수혜자는 安·黃·安·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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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이 남긴 지지율, 수혜자는 安·黃·安·劉?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7.02.03 1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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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지탱하던 충청·TK·보수 표심 향방에 따라 대선 구도 요동칠 수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장기적으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대선 불출마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평가받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 뉴시스

‘문재인 대세론’으로 흘러가던 차기 대선구도에 변수가 나타났다. 지난 1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전격적으로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대선판이 요동치기 시작한 까닭이다. 반 전 총장에게로 향했던 20% 전후 지지율이 ‘붕 뜬’ 상태가 되면서, 좀처럼 상승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던 군소 후보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졌다.

자연히 반 전 총장에게 쏠렸던 표심이 어느 쪽으로 흘러갈지에 관심이 쏠린다. 다양한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반 전 총장 지지율을 구성하는 세 축은 ‘충청’과 ‘TK(대구·경북)’, ‘보수’였다. 지난달 23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서 반 전 총장은 충청권에서 21.9%, TK에서 28.8%, 보수층에서 41.1%의 지지율을 획득했다. 여론조사 결과를 끌어오지 않더라도, ‘충청대망론’의 선두주자이자 ‘보수의 희망’이었던 반 전 총장 핵심 지지 기반이 충청과 TK, 보수라는 사실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다.

안희정·황교안, 반기문 지지율 흡수

이러다 보니 안희정 충남지사,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등이 반 전 총장 불출마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안 지사는 ‘충청의 아이돌’로 불릴 만큼 충청권에서 폭넓은 지지를 확보하고 있다. 반 전 총장이 사퇴하기 전에도 10%를 상회했던 그의 충청권 지지도는 〈리얼미터〉가 1일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에서 19.7%까지 뛰어올랐다. 충청권 지지율 상승에 힘입어 전체 지지율 순위에서도 2위에 오른 안 지사는 차기 대선에서 문 전 대표의 최대 경쟁자로 부상했다.

황 권한대행은 반 전 총장이 붙잡고 있던 보수층과 TK 지지율을 흡수했다. 동 조사에서 황 권한대행은 보수층으로부터 25.6%, TK로부터 18.3%의 지지도를 획득했다. 이는 지난 23일 조사에 비해 각각 12.9%포인트, 8.5%포인트 폭등한 수치다. 반 전 총장에게 향했던 보수와 TK 유권자들의 지지도 절반 이상이 보수 후보인 황 권한대행에게로 이동한 셈이다.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순위 상위권을 야권 인사들이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황 권한대행이 새로운 보수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안철수·유승민, 잠재적 수혜자 될 듯

안 전 대표와 유 의원도 잠재적 수혜자로 지목된다. 지난해 5월까지만 해도 문 전 대표에 불과 4%포인트 뒤진 2위에 올랐던 안 전 대표는 반 전 총장이 조사 대상으로 포함된 6월 이후 지지율이 10% 전후까지 폭락했다. ‘문재인 대항마’라는 포지션과 ‘중도보수’ 이념까지 겹친 탓에 반 전 총장이 안 전 대표 지지율을 잠식하는 모양새였다. 때문에 반 전 총장의 사퇴가 안 전 대표의 지지율 반등 계기가 될 것이라는 주장에도 힘이 실린다.

유 의원은 반 전 총장이 독식했던 TK 지지율을 끌어갈 후보로 꼽힌다.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 당사자로 지목된 유 의원은 새누리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제20대 총선에 나섰음에도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득표율(75.74%)로 당선되며 ‘TK의 적자(嫡子)’로 우뚝 섰다. 실제로 지난 23일 〈리얼미터〉 조사에서 3.2%에 그쳤던 유 의원의 TK 지지율은 1일 조사에서 10.1%까지 올랐다. 보수적 성향이 강한 TK 지역이 ‘보수의 대안’을 찾는 과정에서 ‘TK의 아들’을 자임하는 유 의원을 주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지난 1일 〈시사오늘〉과 만난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반 전 총장이 사퇴하면서 보수 표와 충청 표가 갈 곳을 잃었다”며 “이 표를 누가 흡수하느냐에 따라 문 전 대표를 위협할 만한 후보가 탄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관적으로 보면 충청표는 안희정, TK표는 유승민, 보수표는 황교안이 가져갈 가능성이 높지만, 사실 반 전 총장과 지지층이 가장 많이 겹쳤던 건 안철수”라며 “단기적으로는 안희정·유승민·황교안 지지율이 올라갈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안철수가 제일 이득을 보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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