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뀌는 생명보험업계 CEO…흥국·NH농협·현대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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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뀌는 생명보험업계 CEO…흥국·NH농협·현대라이프
  • 김현정 기자
  • 승인 2017.02.08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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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현정 기자)

생명보험회사들이 새해를 기점으로 기존 CEO들을 교체했다. NH농협생명, 현대라이프 및 흥국생명 등은 새로운 CEO들이 취임해 변화와 차별성을 예고했다. ING생명, KB생명은 사장 연임에 성공하며 이들의 리더십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서기봉 NH농협생명 대표이사, 비전문가라는 오명 ‘소통’으로 극복

지난달 1일 NH농협생명 사장으로 취임한 서기봉 대표이사는 30년 이상 농협에서 일해 온 금융 베테랑이다. 그는 농협은행중앙회에 입사해 부행장까지 역임하며 현재는 NH농협생명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서 대표는 농협에서의 이력을 바탕으로 농촌금융분야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서 대표의 선임을 놓고 의구심을 표한다. 금융전문가로서 이력을 쌓아온 탓에 보험업에 대한 전문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 다만 몇몇 업계 관계자는 내년 3월 새 회계기준 (IFRS17) 도입을 앞둔 만큼 재무안정성 확보에 기여할 수 있는 금융전문가 선임이 필요했다는 입장이다.

이 가운데 서 대표는 자신이 지닌 역량을 내비치기보다는 ‘소통’ 강조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취임 첫 행보로 전국 영업현장을 돌아보겠다는 포부를 제시하며 경기총국을 시작으로 전국의 사업단을 방문해 영업현장 파악 및 사업추진을 독려했다. 특히 경기총국은 농협생명의 경기지역 영업을 총괄하는 곳으로, 규모가 큰 이곳을 제일 먼저 방문해 고객 및 농업인들과 시간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NH농협생명 측은 “취임 이전에 은행 지점에서 일하면서 보험업무도 일부 취급했기 때문에 보험 관련 전문성이 아예 없다고 볼 수는 없다”며 “핀테크 등 미래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서 대표이사 내정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 NH농협생명본사 ⓒ 뉴시스

◇이재원 현대라이프 대표이사 상무, ‘영업맨’으로서 수익성 창출에 초점

보험업계에서 최연소 CEO로 알려진 이재원 대표이사가 지난달 5일 취임했다. 이른바 ‘엘리트’로 알려진 이 대표이사는 미국 국적으로 UCLA에서 석사학위 취득 후 엑센츄어 및 맥킨지, 소프트뱅크에서 근무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후 KB생명 임원으로 선임돼 이동하며 보험업계에 발을 들인 후 삼성화재 및 ING생명에서 부사장 직을 역임하기도 했다. 

현재 이 대표는 본격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현대라이프 내에서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큰 만큼 이 대표가 가진 다양한 해외경험 및 금융업계 이력이 앞으로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또한 그가 가진 ‘영업맨’이라는 이력이 앞으로의 실적개선을 통한 흑자전환 성공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업계의 평가도 존재한다.

지금까지 현대라이프는 지난 2011년 현대차그룹이 녹십자 생명을 인수하면서 수익성 창출 보다는 재무안정성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수익창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만큼 이 대표가 가진 영업맨 이력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이 대표는 엘리트코스를 밟아온 덕에 ‘젊은 피’로 통한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업계에서는 ‘유연한 사고’를 가진 CEO로 평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 다양한 시도를 높게 평가하는 정태영 회장이 그의 취임을 반겼을 것이라는 추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심지어 정 회장의 총애가 이 대표이사의 취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주장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 대표이사가 본부장으로 있던 시절 이주혁 전 대표가 취임한지 3개월 만에 돌연 사퇴한 것과 맞물려서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그룹 내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자기 사람을 대표직에 올려 놓았다는 얘기도 나왔다. 한 금융업 관계자는 “2016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현대라이프의 재무구조는 탄탄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며 “이렇게 안정적인 상황에서 이 전 대표가 갑자기 사임할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 현대라이프 CI ⓒ 현대라이프

◇조병익 흥국생명 대표이사 내정자, 영업성 강화 및 수익성 제고 기대

▲ 조병익 흥국생명 대표이사 내정자 ⓒ 뉴시스

태광그룹 금융계열사인 흥국생명 및 흥국화재는 모두 오는 3월을 기점으로 대표이사가 바뀐다. 조병익 흥국생명 대표이사 내정자도 그 중 하나로 그는 삼성생명에 입사한 후 30년 간 재무·기획·영업 등 보험전반을 아우르며 활동했다. 2013년부터 삼성생명 법인사업장 상무 직을 역임한 보험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흥국생명이 보험전문가를 CEO로 선임한 배경을 두고 재무건전성 확보 및 영업력 강화를 통한 높은 수입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흥국생명의 당기순이익 및 영업이익은 2015년의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많이 감소했다. 지난해 누적 당기순이익이 770억 원으로 2015년 3분기에 981억 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21.5%나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2015년과 비교해 40%나 줄어든 678억 원을 기록해 수입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조 내정자 앞에는 전직 흥국생명 CEO들이 보인 짧은 임기기간 문제도 놓여있다. 이와 관련, 잦은 CEO 교체는 단기성과에만 집중하게 돼 건전성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보험업계의 설명이다.

지난 3일 <데이터뉴스>의 ‘리더스네트워크’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지난 10년간 총 6명의 CEO가 교체됐다. 이 중 가장 짧은 임기기간은 11개월로 알려졌다. 이는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2~3년 정도 임기기간을 갖고 이 후에 연임에 도전하는 것에 비하면 짧은 수치다.

한편, ING생명 정문국 대표이사 사장 및 KB생명 신용길 사장은 연임에 성공했다. 정 대표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업이 성장하도록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신 사장은 지난해 실적 부진을 면하지 못했지만 연임에 성공하며 이번 해에 수익성을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담당업무 : 국제부입니다.
좌우명 : 행동하는 것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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