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와 박근혜 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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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와 박근혜 은혜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7.02.08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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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자꾸 추락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인 김문수 전 지사는 보수 진영의 유력한 잠룡이다. 이런 그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판단력이 흐려진 모습이다.

김 전 지사는 8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친박 처지에서는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인간의 기본 도리”라고 말했다. '대통령 은혜를 입은 사람은 어려울 때 나서줘야지 지금처럼 가만히 숨어서 자기 살 궁리만 하는 건 정치인이 아니다'는 것이다.

▲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박근혜 대통령 문제와 관련해 판단력이 흐려진 느낌이다. ⓒ뉴시스

그는 “은혜를 알고 의리를 지키고 최소한 보답하는 것이 인간의 근본”이라며 “그것도 안 하면 인간도 아니다”고도 덧붙였다.

한편으로는 김 전 지사의 말이 수긍이 간다. 눈앞의 이익 때문에 배신을 밥 먹듯이 하는 정치 세태에 염증을 느끼는 사람들로서는 ‘맞다’고 호응할 만하다. 하지만 조금만 깊이 생각하면 틀린 얘기임을 알 수 있다.

우선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인은 대통령이 아닌 국민의 은혜를 먼저 생각하는 게 맞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국민을 바라보고 정치를 해야지 대통령을 바라보고 정치를 하는 건 옳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보수층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크게 실망하고 있다. ‘최순실이라는 사람에게 놀아난 것’이라고 개탄한다. 그래서 새롭게 보수를 일으킬 인물을 갈구하고 있다. 여기에 김 지사가 부응해야 하고 또 충분히 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김 지사는 길에서 크게 벗어난 느낌이다.

물론, 개인적 소신에 따라 박 대통령 탄핵에 반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의 도리’를 내세워 탄핵반대 운동에 나설 것을 압박하는 건 문제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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