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매각’ 경적은 울렸는데…
스크롤 이동 상태바
‘쌍용차 매각’ 경적은 울렸는데…
  • 박세욱 기자
  • 승인 2010.08.31 10: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印 마힌드라社 채무변제액 부족…채권단 반응 변수
쌍용자동차가 인도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제조업체인 마힌드라&마힌드라(이하 마힌드라)와 인수·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2006년 쌍용차는 경영실패와 기술유출 논란 속에서 대주주의 자격을 잃은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이어 올해 마힌드라를 ‘새 주인’을 맞게 됨으로서 재기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 쌍용차 관계자가 지난 23일 인도의 마힌드라 관계자와 쌍용차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를 교환하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 뉴시스
쌍용차는 지난 23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이유일·박영태 공동관리인과 아난드 마힌드라 마힌드라그룹 부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이난드 마힌드라 부회장은 "(우리)그룹은 현재 5억 달러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부채 비율도 업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쌍용차 인수는 자체적인 역량으로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완 코엔카 마힌드라 자동차·농업 부문 사장도 “마힌드라는 쌍용차의 신차 개발에 투자하고 연구개발·기술 분야 경쟁력을 활용할 예정으로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마힌드라는 대체 에너지 및 전기차량 사업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는 쌍용차의 브랜드 가치 및 신규사업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마힌드라 측은 쌍용차가 한국인 경영진을 갖춘 독립적 기업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양해각서는 지난 12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마힌드라의 쌍용차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지분 인수를 위한 것으로 마힌드라의 쌍용차 인수까지는 이제 확인실사와 본계약 절차만 남게 됐다.
 
마힌드라는 MOU 체결에 앞서 입찰대금의 5% 수준인 입찰이행 보증금을 매각 주간사에 냈으며 이날부터 20일(영업일 기준) 이내에 쌍용차에 대한 확인 실사를 마치게 된다.
 
마힌드라 현금 5백억 부채도 없어 
 
마힌드라는 인도 굴지의 대기업인 마힌드라그룹의 주력 계열사다. 마힌드라그룹은 1945년 인도 펀자브 지방에서 설립돼 자동차와 금융, IT, 농기계, 관광, 물류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넓혀왔다. 자산 규모는 약 71억 달러이며 고용 인력은 전 세계적으로 10만 여명이다. 인도에선 재계 10위권에 들 정도로 자금력이 풍부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마힌드라 역시 현금 보유액이 약 500억원에 달하는 데다 부채도 많지 않아 총알이 넉넉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인도의 마힌드라사로 넘어 가게된 쌍용자동차. © 뉴시스
마힌드라는 SUV와 농기계를 주로 생산하는 회사인데 동남아시아에서 인기 있는 3륜 차는 물론 오토바이 시장에도 진출했다.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은 총 23만6759대(3륜차 제외)다. 스페인,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집트, 브라질 등 약  45개국에 수출하고 있고 수출비중은 4.5%대다.
 
마힌드라의 대표적인 SUV는 중·소형급인 스콜피오와 볼레로다. 지난해 1월에는 신형 SUV인 자일로를 선보여 이를 바탕으로 올 2분기에만 5만3948대를 판매, 인도에서 시장 점유율 59.4%(SUV 부문)를 차지했다.
 
올해 초에는 인도의 전기차 레바(REVA)의 지분 55.2%를 인수했고, 1995년에는 포드, 2005년에는 르노와 각각 합작회사를 설립해 인도에서 소형차를 생산하기도 했다.
 
마힌드라 측은 “최근 인수한 전기차 업체 레바를 통해 대체 에너지 및 전기차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는 쌍용차 브랜드 가치 및 신규사업 강화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美, 안전규제장치가 인수 계기
 
당초 MOU는 26일 체결 예정이었으나 마힌드라 측이 일정을 앞당겼다. 이렇게 마힌드라가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마힌드라 부회장은 “인도는 SUV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쌍용차에게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것”이라며 “두 회사가 시너지 효과를 통해 글로벌 SUV 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은 세계 자동차 산업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은 곳이며 쌍용차는 연구개발(R&D)과 혁신 분야에서 풍부한 전통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 인도의 마힌드라 관계자가 쌍용차 인수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뉴시스
이처럼 마힌드라가 쌍용차 인수에 적극적인 것은 쌍용차의 SUV 및 세단의 생산기술이 필요한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마힌드라는 자체 개발한 소형 SUV와 픽업트럭을 바탕으로 미국시장 진출을 추진했지만 안전규격 등의 문제가 발견되면서 잠정 중단한 상태다.
 
이에 따라 앞선 완성차 제조기술을 지닌 기업을 인수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 수밖에 없었고 간택(?)된 곳이 쌍용차인셈이다.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마힌드라와 쌍용차는 비슷한 점이 많아 서로 협력하면 시장 접근성을 확대하고 SUV 분야의 선두 주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여전히 마힌드라가 국제적으로 기술력과 신용이 입증된 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신중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마힌드라가 최종 입찰제안서에서 써낸 인수금액(5350억원)이 쌍용차의 총 부채 규모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본계약 체결 때까지 논란이 예상된다.
 
현재 쌍용차의 전체 회생채무액은 약 7260억원. 마힌드라가 제시한 인수금액과는 차이가 있다. 마힌드라가 인수금액으로 써낸 5350억원은 할인율을 감안하더라도 채무를 변제하기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채권단이 채무를 탕감해주거나 리볼빙(만기 연장)을 해줘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인데 채권단이 회수액이 줄어드는 것을 이유로 마힌드라의 쌍용차 인수를 반대할 경우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