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손학규 안희정, ‘눈길’
스크롤 이동 상태바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손학규 안희정, ‘눈길’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7.02.22 15: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지막 고비 넘지 못하는 ´행정가형´
YS·DJ·이명박·노무현, 추락 후 날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1987년 직선제 이후 대권에 오른 정치인들은 소위 '바닥'을 친 후 날개를 달았다. ⓒ그래픽=시사오늘 김승종

바닥을 친 정치인만이 대망을 잡을 수 있는 것일까. 김영삼(YS) 전 대통령, 김대중(DJ)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 등 1987년 직선제 이후 대권을 잡은 정치인들에겐 한 차례 소위 ‘바닥을 쳤다’는 공통점이 있다.

반면 ‘행정가형’은 쉽게 무너졌다. 고건 전 국무총리나 조순 전 서울시장,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등은 검증과 정치적 위기의 고비를 넘지 못했다. 최근엔 반 전 총장이 예상보다 이른 중도 포기를 하면서 또 다시 행정가형의 약점이 지적됐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불출마를 선언했다.

과거 어느 때 못지않은 치열한 대권전쟁이 벌어지는 2017년, 정치인생의 바닥을 경험해 본 정치인들이 주목된다.

YS는 정치적 좌절을 가장 많이 겪은 정치인 중 한 사람이다. 1970년에는 다 잡은 대선 후보자리를 DJ에게 내줬고, 1976년에는 당권을 빼앗기며 위기를 맞았다. 두 사건 모두 YS의 정치생명이 흔들릴 정도의 타격이었다. 1988년 제13대 총선에선 통일민주당이 제3당으로 밀려나며 대권의 꿈도 멀어지는 모양새였다.

DJ는 더 극적이다. 1959년 정치 초년기부터 재보선에서 참패하며 그 충격으로 상처(喪妻)하는 등, 정치역정 자체가 위기와 낙선의 연속이었다. 1973년에는 중앙정보부에 의해 납치돼고, 내란음모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기도 하는 등 아예 생사의 경계를 오가기도 했다. 1992년 대선에서 YS에게 패한 뒤에는 정계를 은퇴했다. 1996년 정계복귀를 선언하며 국민회의를 창당했을 때 쏟아졌던 비난을 감안하면 대권은 꿈도 꾸지 못할 상태였다.

노 전 대통령이나 이명박(MB) 전 대통령도 각각 낙선과 선거법 위반 등으로 정치적 사경(死境)을 해맨 바 있다. 그러나 이들은 결국 저력을 발휘, 위기를 돌파하고 마침내 대권을 거머줬다.

현 대권주자들 중에선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눈에 띈다. 정계은퇴 후 칩거를 두 차례나 했던 손 전 지사다. 당적을 옮긴 뒤에도 당 대표를 맡고, 대선의 문턱까지 오르는 끈기있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지지율을 급격히 끌어올린 안희정 충남지사도 바닥을 친 정치인이다. 참여정부의 개국공신이면서도, 대선자금 문제로 구속되며 어떤 요직도 맡지 못했다. 그러나 민주당 최고위원을 거쳐 충남지사 재선으로 재기했다. 안 지사는 원내경험은 없지만 정치력이 깊은, 스스로의 직업을 ‘정치가’라고 소개하는 인물이다.

자유한국당의 후보인 이인제 전 경기도지사는 대선실패와 정당 방랑 등 수 차례 정치생명의 위기를 거쳤다. 아예 별명이 ‘불사조(피닉스)’에서 따온 ‘피닉제’일 정도다.

정치권의 한 소식통은 22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정치를 끝까지 하려면 맷집이 좋아야 한다”며 “YS나 DJ는 생명이 오가는 와중에도 강력한 수권의지를 보였고, 결국 성공했다. 정치적 위기에서 나가떨어지면 대망은 물론 거기서 정치생명이 끝나는 경우가 많다”고 풀이했다.

박진 전 의원도 최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YS는 늘 정치인은 바닥을 쳐야 다시 올라간다는 말을 되풀이 할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 일례로 클린턴이 르윈스키 스캔들로 바닥을 쳤을 무렵, APEC 정상회담에서 YS는 클린턴에게도 '바닥을 치면 올라가게 돼 있다'며 위로하기도 했다. 그래서 반기문의 중도사퇴가 아쉽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