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진건설의 욕심이 부른 '일산 싱크홀'…주민들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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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진건설의 욕심이 부른 '일산 싱크홀'…주민들 '불안'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7.02.22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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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경학원에 무상으로 넘어간 학교 부지 소유권…요진Y 입주민들, 갖가지 의혹 쏟아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고양 일산 백석동 요진와이시티(요진 Y-시티)에서 최근 싱크홀(땅꺼짐) 현상이 잇따라 발생하는 것과 관련, 요진건설산업의 부실시공 논란이 확산되는 눈치다. 입주민들 사이에서는 예견된 재난이었다는 비판까지 제기된다. 요진건설의 욕심이 화를 불렀다는 지적이다.

▲ 요진건설산업(대표이사 최은상)의 경기 고양 일산 백석동 요진와시티이 싱크홀 사태와 관련, 입주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갖가지 의혹까지 제기된다 ⓒ 요진건설산업 CI

요진와이시티 업무시설 신축현장 인근 도로에서는 지난 6일과 14일 연이어 싱크홀이 발생했다. 해당 건물은 경기북부 지역 최고층 건물인 데다, 근처에 지하철역, 시외버스터미널, 쇼핑 아울렛 등 유동인구가 많은 시설이 밀집해 있다. 대형 재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지역사회 내에서 쏟아졌다.

이에 요진건설은 지난 18일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개최하고 "'슬러리월(지하연속벽)' 공법을 활용한 흙막이 공사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싱크홀이 나타났다. 추가 안전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공사 과정이 미흡했다"며 부실공사를 일부 인정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현재 요진건설은 싱크홀이 발생한 현장의 지하연속벽에 보수작업을 실시하는 등 보강공사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향후 안전성 검사 등도 검토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지역주민과 입주민들의 불안은 여전한 눈치다. 요진건설의 대응이 미흡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앞선 공청회에 참석한 입주민들은 요진건설 측이 뚜렷한 안전성 검증 방안을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22일 <시사오늘>과 만난 요진와이시티의 한 입주민은 "요진건설이 공청회 때 사고 경위를 설명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는데, 입주민들이 원하는 건 그게 아니었다"며 "앞으로 우리가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어떤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지를 설명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백석동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몇 년 전에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걱정들이 더 많은 것 같다"며 "이번 싱크홀이 대형 재난의 신호가 아닌지 우려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 요진건설산업(대표이사 최은상)의 요진와이시티 업무시설 신축현장 인근 도로에서 지난 6일과 14일 두 차례 싱크홀(땅 꺼짐) 현상이 발생했다. ⓒ 뉴시스

일부 입주민들은 예측 가능했던 싱크홀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요진와이시티 입주자대표회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해당 건물을 두고 고양시와 요진건설이 수년 간 다퉜다"며 "수백억 원이 오가는 송사를 치르면서 건물을 제대로 올릴 수 있었겠느냐. 그런 의구심을 갖고 있는 입주민들이 상당히 많다"고 지적했다.

요진건설은 2012년 요진와이시티 전체 부지(11만1013㎡) 가운데 절반 가량을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는 조건으로 고양시의 사업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이내 기부채납 대상 업무시설의 토지가격을 놓고 시와 요진건설 사이에 이견이 발생했다. 시는 1㎡당 750만 원·총 1200억 원의 토지가를 부른 반면, 요진건설은 1㎡당 310만 원·총 527억 원이라고 맞선 것이다.

해당 사안은 양 측의 첨예한 대립으로 인해 법정공방으로까지 불거졌고, 고양시는 지난해에 이르러서야 요진건설에 준공허가를 내줬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요진건설이 과도한 욕심을 부렸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고양시와 요진건설 사이에서 벌어진 법정공방의 핵심은 1만6980㎡의 학교용지(약 380억 원) 소유권이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표면적으로는 기부채납 토지가격을 두고 다툰 것으로 보이지만 갈등의 씨앗은 학교용지 소유권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당초 고양시가 요진건설로부터 받기로 했던 기부채납 부지에는 해당 학교용지가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별안간 고양시는 이에 대한 소유권을 요진건설에 무상으로 넘겨줬다. 요진건설에 대한 과도한 특혜라는 비판이 업계에서 쏟아졌다. 감사원도 2014년 감사보고서에서 고양시의 잘못을 지적했다.

고양시는 특혜 의혹이 불거질 것을 알면서도 왜 학교용지 소유권을 요진건설에 무상 제공했을까. 요진건설의 로비가 배경에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해당 학교용지 소유권이 최준명 요진건설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사학재단 휘경학원으로 이전됐기 때문이다.

요진와이시티 입주자대표회의 핵심 관계자는 "지역발전과 입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역량을 집중시키기는커녕, 요진건설은 자신들의 이익만 챙겼다"며 "부실공사가 괜히 있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이날 요진와이시티 현장에서 <시사오늘>과 만난 요진건설의 한 관계자는 "싱크홀과 송사를 결부시키는 건 무리가 있는 주장이라고 본다. 일부 입주민들이 불안한 마음에 넘겨짚고 있는 것 같다"며 "입주민들의 불안과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추가적인 조치들을 계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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