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유승민 갈등…´점입가경(漸入佳境)´
스크롤 이동 상태바
남경필·유승민 갈등…´점입가경(漸入佳境)´
  • 송오미 기자
  • 승인 2017.02.23 17: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병제, 보수후보 단일화, 대선 경선룰 등 사사건건 ´대립각´
남경필 측, “유승민, 2007년에는 여론조사 반대하더니...”
유승민 측, “일단, 최고위‧경선관리위 논의 지켜볼 것”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송오미 기자)

▲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남경필 경기지사와 유승민 의원 간 갈등이 ‘점입가경(漸入佳境)’으로 치닫고 있다. 모병제, 보수후보 단일화, 대선 경선룰 등을 놓고 연일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신경전을 벌이면서다. ⓒ 뉴시스/그래픽디자인=김승종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남경필 경기지사와 유승민 의원 간 갈등이 ‘점입가경(漸入佳境)’으로 치닫고 있다. 모병제, 보수후보 단일화, 대선 경선룰 등을 놓고 연일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신경전을 벌이면서다.

남 지사는 작년 9월 5일 국회에서 ‘군대를 강하게, 청년에게 일자리를’이라는 제목으로 토론회를 개최해 ‘모병제’ 필요성을 본격적으로 주장하기 시작했다. 남 지사는 “요즘 시대정신은 안보, 공정함, 일자리 문제인데 이 세 가지 시대정신을 관통하는 것이 ‘모병제’”라면서 “불공정한 병역비리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월200만 원 급여를 줘 9급 공무원 수준의 대우를 해주는 ‘모병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그러자 바로 이틀 뒤 유 의원은 “정의롭지 못한 발상”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유 의원은 강원도 춘천시 한림대에서 개최된 특강에서 “모병제를 하면 부잣집 애들은 군대 안가고 가난한 자식들만 군대에 갈 것”이라면서 “2023년 이후에는 저출산 때문에 병역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져서 모병제를 실시하면 우리 군이 도저히 유지될 수 없다”고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남 지사는 이에 즉각 반응했다. 유 의원 발언 직후인 그날 밤, 남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 의원이) 모병제는 정의롭지 못하다 하셨습니다. 정의에 대해 논쟁합시다. 모병제에 대해 토론합시다”라고 밝히며 공개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 의원은 현재까지도 ‘무시전략’을 택하고 있다.

이후 두 사람은 ‘보수후보 단일화’를 놓고서도 격한 논쟁을 이어갔다. 먼저 불을 지핀 건 유 의원이었다. 유 의원은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열린 스타트업 기업 창업자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지율이 낮은 제 입장에서 과감한 도전을 거리낌 없이 하겠다”며 “범보수 단일화 안에 새누리당 후보들도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 21일에도 유 의원은 YTN <호준석의 뉴스인>에 출연해 “보수 단일화는 DJP 연합이나 정몽준·노무현 단일화보다 오히려 명분이 더 있다”고 밝혔다.

그러자 남 지사는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 의원이 단일화를 이야기할수록 대선필패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국정농단세력과의 후보 단일화를 포기할 수 없는 유 의원이라면 차라리 새누리당으로 돌아가시길 권한다”고 힐난했다.

하루 뒤인 23일에는  유 의원은 대구시-대구지역 의원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남 지사를 향해 “할 말이 그것 밖에 없냐”며 받아쳤다.

게다가 남 지사와 유 의원은 당내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경선룰에 대해서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바른정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선룰을 확정하기로 했으나, 두 후보 간 이견으로 추후 논의를 더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바른정당 경선관리위원회가 제시한 경선룰 안은 여론조사 결과 50%와 타운홀 미팅 후 문자투표 10%를 반영하고, 나머지 40%는 국민선거인단 모집방식과 당원여론 비중에 따라 조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가운데 남 지사 측은 ‘국민참여 선거인단 60%, 여론조사 20%, 문자투표 20%’안을, 유 의원 측은 ‘국민참여 선거인단 40%, 여론조사 50%, 문자투표 10%’안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 남 지사 캠프 측 관계자는 23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계속 만나서 조율을 할 것”이라면서도 “유 의원 측과 입장차가 커서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유 의원도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 편에 서서 여론조사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지 않았냐”며 “그런데 왜 본인 선거에서 갑자기 여론조사를 많이 넣자고 주장하는지 굳이 저희가 이야기하지 않아도 알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론조사의 부작용은 역대 선거 때마다 항상 지적돼 왔다”며 “당내 경선관리위에서 주장하고 있는 안은 채택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유 의원 캠프 측 관계자는 이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지금 당 최고위와 경선관리위에서 계속 논의하고 있기 때문에 그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답하는 등 신경을 곤두세운 분위기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세상을 밝히는 등불이 되자.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