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차남 김현철과 스텝 꼬인 홍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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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 차남 김현철과 스텝 꼬인 홍준표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7.02.24 18:1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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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홍준표, ‘개혁공천’ 주인공인가 ‘국정농단’ 수혜자인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홍준표 경남지사는 본인이 ‘국정농단 사례’로 지목한 1996년 공천을 통해 정계에 입문했다 ⓒ 뉴시스

“역대 모든 정권에 국정 농단이 있었다. YS와 DJ 때는 아들이, 노무현·이명박 정부에서는 형들이 농단했다. 박근혜 정부는 최순실이 했는데 세상이 투명하고 잣대가 엄해져 탄핵까지 이르렀다.”

지난 17일 홍준표 경남지사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옹호하기 위해 국정농단 당사자인 최순실을 문민정부 때의 김현철, 국민의정부 때의 김홍일·김홍업·김홍걸, 참여정부 때의 노건평, 이명박 정부 때의 이상득과 등치시킨 것이다.

그런데 홍 지사의 발언에는 허점이 있다. 우선 홍 지사가 ‘국정농단 사례’로 지목한 1996년 신한국당 공천이 ‘모범 공천’으로 꼽힌다는 점이다. 문민정부는 1995년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뒤 총선 승리를 위해 ‘개혁 공천’을 단행했다. 실제로 제15대 총선에서 홍준표 경남지사, 김문수 전 경기지사,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공동대표, 안상수 창원시장,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 현 정치권의 ‘거물’들이 신한국당 공천을 받고 정치권에 입문했다.

그리고 이 공천은 YS의 차남 김현철의 작품이었다. 김현철은 2015년 10월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1996년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야만 대선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혁신적인 공천 방향이 나와야 국민들에게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고 봤다”며 “그래서 제15대 총선에서 공천개혁을 주도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절차적 정당성이 부족하다는 점에서는 ‘국정농단’의 카테고리에 들어있지만, 내용과 결과는 ‘최순실 게이트’와 천지 차이다.

홍 지사 주장처럼 김현철의 국정농단과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같은 무게로 놓는다고 해도 문제가 생긴다. 홍 지사는 1996년 제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 공천을 받고 정치에 입문했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듯이, 제15대 총선을 앞두고 단행된 신한국당의 공천은 YS 차남 김현철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 지사의 말대로라면, 그는 YS 차남 김현철의 국정농단으로 정치권에 입성한 ‘국정농단의 산물’이 된다.

홍 지사는 자유한국당 간판으로 차기 대선에 도전하려는 욕심을 내비치고 있다. 한국당은 여전히 ‘친박(親朴)’이 장악하고 있다. 그가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박 대통령을 옹호한 이유가 바로 여기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역대 모든 정권’을 끌어들이면서, 홍 지사 역시 국정농단 덕분에 정치권에 입성한 모양새가 됐다. 대선 출마 욕심이 스스로의 존재 가치를 부정하는 ‘자승자박(自繩自縛)’으로 이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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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유 2017-02-24 20:44:23
정치를 그만 하시는것이 좋지 않을가요 홍지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