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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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FTA 대비해야 한다
  • 김재한 대기자
  • 승인 2009.05.18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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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글로벌 금융경제위기가 남긴 교훈은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시장도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대미수출에 의존해 성장해 온 우리나라에게는 많은 변화를 요구한다. 미국 중심의 경제체제와 교역에서 벗어나 더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교훈을 가지게 한다.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와 대미 수출국의 경상수지 흑자로 나타나는 세계경제의 불균형상태를 균형상태로 되돌리는 과정인 ‘글로벌 리밸런싱(Global Revalancing) 상태에서 미국의 내수시장을 위주로 한 수출구조형 경제구조 개편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미국의 내수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는 상태에서 미국 시장진출은 무의미하다. 미국 중심의 수출 중심의 산업구조에서 벗어나 시장을 세계로, 다변화해야 한다는 사실과 더불어 상품수출중심의 교역에서 정보(IT)산업과 인력진출 중심의 고부가가치산업으로 기회를 넓혀야 한다.

한국은 2003년 이후부터 FTA추진 로드맵에 따라 동시다발적으로 세계 각국과 FTA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의 세계경제의 흐름은 NAFTA, EU, ASEAN 등 지역주역 확산이 세계적인 추세이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이러한 흐름에 뒤쳐지게 되면 상대적으로 시장접근성의 제약 등 FTA 미체결에 따른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중국은 우리의 제1의 수출국이자 수입국이다. 1992년 양국간 정식국교 수교 이후, 한국의 대중국투자는 1992년 356건 1억4천만 달러에서 2007년 9,080건 52억 1,400만 달러로 50배 이상 증가하였다. 또한 전체 해외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7년 기준으로 액수 면에서 25%, 투자건수 면에서 44%를 차지하고 있다. 대 중국수출은 총 수출의 약 25%, 수입은 총 수입의 17% 수준에 달하고 있다.

중국과의 교역상황을 살펴보면 경제적 차원에서 한국경제의 중국발 충격에 대한 취약성 증대 등의 문제를 초래 할 뿐만 아니라 중국에 대한 의존도 내지 종속의 심화라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교역규모 및 산업구조를 고려할 때 한?중 FTA 체결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 국가와의 FTA보다도 클 것이 예상된다. 한?중 FTA의 경제적 중요성을 감안할 때 철저한 준비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한국이 제외된 상태에서 중국을 중심으로 한 역내 FTA가 가속화될 경우 한국의 수출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중 FTA가 체결된다면 장기적으로 경제적 순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협정내용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즉, 협정의 범위나 자유화의 속도에 따라서는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도 있다. 협상의 결과에 따라서는 소외계층발생, 산업공동화 등 불확실성이 너무나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와 같은 경제여건 하에서 지속적인 경제발전과 함께 한 단계 도약하기위해서는 한.중 FTA를 피해 갈 수도 없는 처지이다.
또한 한.중 FTA는 각종 제도 개선을 바탕으로 생산성 향상을 통해 개별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기대할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는 기업의 제조원가 인상을 억제하는 효과로 인해 물가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FTA 체결로 역내시장에 대한 투자환경이 개선되고 제도의 투명성이 보장됨에 따라 역내에 생산거점을 확보하여 확대된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목적의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FTA로 국내산업의 기반이 붕괴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사전 대책, 중국제품의 품질 및 규격에 대한 인증 및 검사절차의 강화, 지적 재산권에 대한 사전보호, 중국 무역투자관련 법규와 상관행의 사전 안정화 등은 국내 기업들이 요구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러한 문제들이 선결된다면, 한.중 FTA의 효과는 우리기업에 있어 세계최대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지금과 같이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추세 속에서, FTA 등 제도적인 경제협력의 틀을 통해 중국의 고도성장을 한국의 성장 동력으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비교우위에 입각한 중국과의 산업분업구조 조정을 통해 한국의 산업고도화를 유도함은 물론, 한국의 잠재성장률 제고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상황 아래서는 보다 적극적인 대중국통상정책을 통해서 경제대국 중국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한.중 FTA 체결은 중국의 빠른 기술발전 추세 및 생산능력 확충, 한국 기업들의 현지투자 증가 등을 고려해 장기적인 영향을 충분히 분석한 뒤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자동차, 전자, 일반기계, 섬유, 철강, 석유화학, 정밀화학, 중전기기 등 8개 주요 산업에 대한 한.중 FTA 체결시 영향 등을 분석한 `한?중 FTA 주요 업종별 영향과 대응과제' 보고서에서 "거의 모든 산업에서 우리나라의 관세율이 중국보다 낮아 관세 철폐 효과만 생각했을 경우에는 대중국 수출증가 효과가 기대된다"며 "특히 다른 국가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시장에서 우리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중국기업들의 추격속도를 고려할 때 수출증가 효과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표적으로 대중국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전자와 석유화학의 경우, 전자는 휴대전화와 평판디스플레이, 메모리 등 3대 주력산업의 기술수준이 2~3년이면 중국과 동등한 수준이 될 것이고, 석유화학도 대규모 설비 증설로 중국의 석유화학 자급률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전경련의 주장처럼 국내 산업의 경쟁력이 2~3년 이내에 중국과 대등한 입장에 놓일 것이라는 방어적인 입장에서 한?중 FTA를 신중히 추진한다면 우리는 세계 각국들이 경쟁적으로 추진하는 FTA 후발국으로서의 지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중국기업의 대 한국투자는 금융, 무역, IT업종을 중심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며, 투자형태가 기업 M&A 등을 통한 대규모 투자로 변화하고 있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중국기업의 대 한국투자의 목적이 우리기업들과는 달리 한국의 첨단기술 습득과 관련분야의 우수한 인재확보 등에 있다.
 
실제로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단기 유동성 악화로 구조조정 대상기업 등을 주 대상으로 삼고 있다. 2003년 경동방(京東方)그룹의 하이닉스 반도체 LCD사업부 인수와 2004년 상하이 자동차의 쌍용 자동차의 51% 지분인수는 그 좋은 예다.

이미 우리 기업들의 최대 투자대상국으로 등장한 중국은 향후로도 우리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 최근 들어 급격하게 악화 되고 있는 중국진출 기업들의 경영 환경을 타개하기 위한 방편으로도 한?중 FTA를 적극 활용 할 수 있을 것이다.

한.중 FTA는 상호간 경제의존도를 심화시키는 동시에 정치적 측면에서도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도록 하여 정치.안보상의 이익을 가져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한.중 FTA는 한반도 주변의 강대국 중의 하나인 중국과의 FTA를 통해 정치적 유대관계를 강화함으로서 한반도와 동북아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비록 중국은 한.중 FTA협상을 상품교역 중심으로 이끌어 가려고 하겠지만 한국은 한국기업들의 중국시장 진출에 보다 유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단순 상품교역 차원이 아닌 투자 및 지적재산권 보호 등을 포함한 수준 높은 FTA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글로블 스탠더드 정착, 비관세 장벽 철폐 및 정책 투명화 등을 강력하게 요구할 필요가 있다.
 
당연히 중국으로서는 단순 상품교역 범위를 벗어난 논의를 꺼릴 것으로 예측되지만, 중국이 범국가적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서부 대 개발 프로젝트나 동북지방 개발을 위해서 우리와 같은 선진 경험의 필요성들을 들어서라도 투자 자유화 논의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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