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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집회] “촛불이 이긴다”vs˝계엄령 선포˝
<현장에서> 하나의 광장, 두 개의 목소리
2017년 03월 01일 (수) 김병묵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통행이 금지된 서대문구 금화터널을 나온 뒤 고가도로 ⓒ시사오늘

4시20분 독립문 역

“손님, 경복궁역으로는 갈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헌법재판소에 맡겨두고 기다리면 될 것을 왜 이 난리를 치는지….”

1일 사직터널로 가는 고가도로는 집회로 인해 봉쇄돼 있었다. 심한 정체 속에서 독립문역에서 내려서 지하철을 타야 했다. 막간을 이용해 택시기사에게 지지하는 대선 후보가 있느냐고 물었다.

“아직은 (대선)분위기가 뜨지 않아서…, 솔직히 관심이 없습니다. 민주당이 중요한데, 저는 나름 보수라 문재인이 이기면 안철수를 찍고, 안희정이 이기면 안희정을 찍을까 그런 생각 중입니다.”

   
▲ 헌법재판소 앞은 버스로 막혀 있어 사람이 있을 공간이 많지 않았다. 사진은 헌법재판소 앞 ⓒ시사오늘

4시50분 헌법재판소 앞

헌법재판소 앞은 의외로 한산했다. 엄밀히 말하면 버스로 꼼꼼히 막혀 있어서 사람이 있을 공간이 많지 않았다. 이미 한 차례 소규모 시위대가 지나갔다고 했다.

헌법재판소 앞의 한 가게 주인은 “보면 불쌍한 사람들이 참 많다”며 “촛불이든 태극기든 죄 있는 사람은 잡아넣고, 아니면 풀어주고 하면 될 것 아니냐”라고 토로했다. 탄핵정국 이후 매출에 변화가 있냐는 질문에는 “특별히 잘 된다고도 못하고, 도둑놈은 없다”고 웃으며 답했다.

 

   
▲ 서울 풍문여고 앞 경찰들과 한복을 입은 시민들로 뒤섞여 있어 독특한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시사오늘

멀리서 앰프 소리가 천둥처럼 울렸다. 그 소리를 따라 광화문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골목마다 시민들보다 경찰이 더 많이 배치돼 있었다. 한 쪽에선 벽을 만들고 있는 경찰의 대오 옆으로, 한복을 입은 관광객들이 독특한 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에서 태극기 집회에 참가했던 인사들은 "빨갱이 물러가라"고 소리를 높이기도 딨다. ⓒ시사오늘

5시15분 일본대사관 앞

앰프 소리를 따라가다 보니 지나게 된 일본대사관 앞에선 수요집회가 철수를 마친 상태였다. 그러나 삼삼오오 남아있던 참가자들이나 지나가던 시민들은 소녀상 앞에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태극기 집회에 참가했다가 돌아가는 길에 소녀상에게 인사를 하던 최모 씨(70대)는 “빨갱이도 싫고, 일본도 싫다. 대통령을 중심으로 힘을 모아서 외교를 잘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에서 만약에 있을 불상사를 막기위해  집회에 들어가는 입구에 배치된 경찰들 ⓒ시사오늘

 5시25분 광화문 앞 촛불집회장

촛불집회장으로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두 개의 큰 앰프 소리가 한데 뒤섞여 났다. 촛불집회 입구에서 태극기를 든 한 시민에게 경찰이 ‘태극기 집회는 저 쪽’이라고 다른 길로 가기를 권했다. 경찰은 “불필요한 충돌이나 혹시 있을 불상사를 피하기 위해 가급적 두 집회의 참가자가 만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헀다.

   
▲ 박원순 서울시장이 단상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박 시장은 "촛불이 반드시 승리한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집회에 참가했던 사람들은 "촛불이 이긴다"고 따라 외치기도 했다. ⓒ시사오늘

박원순 서울시장이 단상에 오르자 촛불집회에선 큰 환호성이 일었다. 박 시장은 “촛불은 정의, 촛불은 민주주의다. 반드시 이긴다”라고 발언했다. 곳곳에서 '촛불이 이긴다'는 외침이 따라 나왔다.

   
▲ 촛불집회 참가자가 들고 있는 촛불 ⓒ시사오늘

촛불시위에 참가한 정모 씨(36‧서울관악구)는 “박근혜 대통령은 뉘우치는 기색이 전혀 없고, 태극기 집회 참가자가 늘어났다기에 국민들의 마음이 왜곡될까봐 비가 오는데도 나왔다”라고 밝혔다.

태극기를 든 촛불시위 참가자들도 일부 눈에 띄었다. 태극기를 든 한 참가자는 "국기를 마치 극우단체의 전유물처럼 사용하는 것이 우습다. 성조기를 흔드는 것은 더욱 가관이다. 촛불집회야 말로 태극기를 걸어야 할 곳"이라고 주장했다.

   
▲ 대형 태극기를 흔드는 태극기집회 참가자들. 이들은 반드시 대통령은 자신들이 지켜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사오늘

5시35분 세종문화회관 앞 태극기집회장

태극기 집회장은 비교적 한산했다. 큰 소리로 ‘멸공의 횃불’‘아 대한민국’ 등을 틀고 따라 부르며 태극기 깃발을 흔들었다. 한 참가자에게 물으니 대부분 ‘행진’을 하러 갔다고 했다.

세종문화회관을 지나 광화문 사거리에 이르자 대형 태극기와 트럭을 이용한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이 보였다. 이들은 ‘계엄령 선포’와 ‘빨갱이를 때려잡자’라는 구호를 외치며 거리를 행진했다.

지방에서 오늘 새벽 상경해 참가했다는 박모 씨(65)는 “대통령을 지키겠다는 사람들을 직접 보고 함께 모이니 마음이 든든하다”며 “간첩세력에 놀아나는 국회,언론,법관들 대신 우리가 대통령을 지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이날 집회에 참가 독려했다. 사진은 참여자들과 악수를 나고 있는 김 의원. ⓒ시사오늘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이날 집회에 참가, 트럭에서 지지자들과 악수를 하는 등 집회를 독려했다. 일부 시민들이 김 의원의 이름을 연호하기도 했다.

6시20분 광화문역

빗줄기는 어두울 때까지 이어졌고, 광화문에서는 두 개의 큰 음악소리와 구호가 섞여서 충돌했다. 한 보도에서는 촛불집회 참가자와 태극기 집회 참가자가 언성을 높이다 몸싸움을 벌였고, 각자의 일행이 뜯어말리는 일도 일어났다. 광화문에 남은 업무가 있어 나왔다는 박모 씨(34‧서울양천구)는 “3‧1절에 나라가 두 개로 분열된 것 같아서 마음이 불편하다”며 “이 정국이 가급적 빨리, 정의로운 결과로 끝나길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 같은 시각 광화문에 내걸린 각각 탄핵 찬성과 반대 현수막에서 이날의 상반된 집회를 볼 수 있다. ⓒ시사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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