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정두언-정태근, ‘수상한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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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정두언-정태근, ‘수상한 침묵’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0.09.03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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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방 폭로-침묵 반복...원희룡 방패막 자임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불법사찰을 연일 폭로하던 한나라당 남경필, 정태근 의원과 정두언 최고위원이 마치 입을 맞춘 듯 침묵모드로 돌변,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7.28 재보선을 16일 앞두고 "불법사찰 논란은 청와대 비선 조직의 존재와 부당한 인사개입"이라며 눈물의 기자회견을 가졌던 정 최고의원과 부인들이 사찰 받은 것으로 알려진 남-정 의원은 같은 달 22일 청와대를 직접 겨냥하며 강공을 펼쳤다.

8.8 개각 쯤 다시 조용해진 이들 3인방은 김태호 전 경남지사 장관 등 3명이 낙마하자 다시 불법사찰 문제를 거론하기 시작했지만 2일부터 다시 이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쯤 되면 마치 경기종합지수(CI)의 고점과 저점을 연결한 그래프를 보듯이 연일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 의원이 지난달 31일 충남 천안 지식경제부 공무원 연수원에서 열린 당 의원 연찬회에서 "이상득 의원이 청와대와 국정원에 의해서 사찰이 이뤄졌다는 점을 미리 알고 있었다"며 처음으로 이 의원의 실명을 거론했을 당시만 해도 3인방의 향후 SD계열을 집중 공격할 듯이 보였다.

정 최고위원도 같은 날 비공개 자유토론이 시작되자 자리를 박차고 나오며 "영남이 자리에 앉아 있어 나왔다. 압력을 주는 것도 아니고"라며 불쾌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강공 태세를 갖췄다.
▲ 민주당 강성종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와 관련해 여야가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한나라당 정두언 최고위원이 남     ©뉴시스

하지만 이들 3인방은 돌연 2일부터 불법 사찰 문제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2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불법 사찰 발언을 자제해 달라'는 당 지도부의 요청을 수용했고 남-정 의원 등은 이날 예정된 평화방송 <열린세상 이석우입니다> 등의 출연을 취소했다.

<열린세상 이석우입니다>의 담당 PD는 이날 "이미 며칠 전부터 출연 약속이 돼 있었고 약속을 최종 확인했는데, 갑자기 남 의원 측에서 '청와대에서 전화를 받아 방송출연을 못하겠다'고 연락이 왔다"고 말해 청와대 외압 논란이 일었다.

여기에 원희룡 사무총장이 같은 날 CBS라디오 <이종훈의 뉴스쇼>에 출연해 "불법사찰의 윗선이 있고 자신들이 사찰 받았다고 주장하는데 그게 사실이라면 근거를 내놔야 한다"면서 "검찰수사 결과가 '내 맘에 안든다'고 계속 문제를 삼으면 누가 사법제도에 승복하겠느냐"며 3인방을 정면 공격했다.

당 지도부인 원 사무총장의 공격과 청와대 개입설 의혹 논란, 불법 사찰 폭로 3인방의 침묵은 모두 2일, 같은 날 이뤄진 셈이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남-정 의원은 청와대 개입설에 대해 즉각 부인하고 나섰고 정 의원은 2일 국회 본회의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불법 사찰 증거를 다음 주에 공개할 것"이라며 "증거를 제시하면 박영준 지식경제부 차관 등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 등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왜 이들은 침묵-강공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펴고 있을까.

표면적으로 ‘인권문제’를 거론하지만 그 이면엔 차기 대권을 향한 정치공학이 들어있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일단 이상득 의원이 중심이 된 친이직계와 이상득 의원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원 사무총장이 청와대의 방패를 자임하고 있는 가운데, 친이 소장파인 정 최고위원과 중도 소장파인 남-정 의원 등이 공격을 하는 모양새다.

결국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은 친이직계와 친이 소장파, 중도 소장파, 그리고 친박계 등 크게 네 그룹으로 나눠져 사즉필생의 각오로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한명이 승리하면 반드시 한명은 패배하는 제로섬 게임인 선거에서 누가 승자가 되고 누가 패자가 될까. 정치권의 눈길이 불법사찰 폭로 3인방에게로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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