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柳 장관 딸, 특혜 실제 있었다"
스크롤 이동 상태바
행안부, "柳 장관 딸, 특혜 실제 있었다"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0.09.06 13: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무원노조 “지자체 더 심각”…유 장관 “죄송하다”
자신의 딸 특별채용 파문으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행정안전부의 특별 감사 결과 유 장관의 딸 특채 과정에서 불거진 특혜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다.

행안부는 6일 특별 감사 결과 "유 장관의 딸이 특채에 응시한다는 사실을 외교부 측이 사전에 알고 있었고 장관 딸을 합격시키려고 관계 법령을 위반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행안부 감사 결과에 따르면 특채를 심사하는 면접위원 중 세 명은 유 장관 딸이 아닌 다른 응시생에게 높은 점수를, 외교부 간부 등의 유 장관 딸에게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부여했다.

또 시험 관리 측면에서도 '공무원임용자격 운영지침'상 응시자격 범위를 축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작년 이루 시행된 6차례의 특채 중 통상적으로 어학 요건이 '토플과 텝스'였지만 이번엔 유 장관의 딸이 제출한 텝스만으로 제한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공무원노조 양성윤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이종훈의 뉴스쇼>에 출연해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에 불과하다"며 "제도자체가 공정성과 투명성이 결여된 공무원 채용재도와 승진인사제도에 대한 전면적인 혁신이 필요한 때"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특채는 중앙행정기관 외교부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등도 심각한 수준"이라며 "지난해 강원도 모 자치단체의 경우 자격이 없는 군수 딸이 채용될 수 있도록 자격을 맞춰 서류전형을 통과시킨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또 "특채를 통해서 공직에 유입된 공무원들은 정책의 현실성이나 현장성을 담보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면서 "전문가를 채용한다고 하지만 외국정책 베끼기, 그리고 탁상공론식 현실과 유린된 정책으로 아직도 일선에서 많은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권선택 자유선진당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공무원 특채가 고려시대 과거시험 채용제도의 현대판 음서제도가 됐다"며 "행안부가 얼마 전 행정고시를 폐지하고 5급 사무관 절반을 특채로 뽑겠다고 했는데 이는 이명박 대통령이 말하는 공정사회와는 다른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유 장관은 이날 오전 실·국장 회의에 참석해 “본의 아니게 물의를 빚어 죄송하고 송구스럽다”며 “조직에 큰 부담을 주고 떠나 미안한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김영선 외교부 대변인이 전했다.

결국 딸 특채 파문으로 유 장관은 2년7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하게 됐고 후임 장관 인선 때까지 신각수 외교부 제1차관이 장관 직무대행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