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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엽, ˝박근혜 비극, 정당 공천 문제에서 시작˝
<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95)>국민의당 유성엽 의원
˝새누리당이 총선 공천 제대로 했다면 박근혜 탄핵은 없었을 것˝
2017년 03월 14일 (화) 윤종희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종희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로 탄핵됐다. 최고 권력자가 특별한 폭력사태 없이 헌법과 그 절차에 따라 파면된 것은 우리나라의 높은 민주주의 수준을 보여준다. 하지만, 국민적 기대감과 함께 출발했던 박근혜 정권이 국민의 심각한 불신에 직면, 극심한 혼란을 초래하며 중도하차한 것은 씁쓸함을 남긴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이 질문에 국민의당 유성엽 의원(전읍·고창)은 “정당의 공천 문제”라고 답했다. 지난 7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포럼> 강연에서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인 유 의원은 3선 의원으로 특히, 두 번에 걸쳐 무소속으로 당선된 바 있다. 특정 정당에 소속되지 않고 총선에서 승리한 이력의 소유자인 만큼 기성 정당의 공천문제를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유 의원은 이날강연에서 공천권을 국민과 당원에게 돌려주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정당민주화를 강하게 주장했다.

   
▲ 국민의당 유성엽 의원은 정당 민주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정치권의 명분 없는 싸움질이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대 정치대학원

유 의원은 정치인들이 제대로 된 명분 없이 비생산적으로 싸움질을 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두 명의 개 주인’ 얘기를 꺼냈다.

“특정 지역에서 특정 정당의 공천을 받으면 무조건 당선되는 경향이 있다. 사실상 공천이 당락을 좌우하는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 공천권을 당 지도부가 갖고 있으면 출마자들은 국민이나 당원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공천권자인 당 지도부만 바라보게 된다. 달리 말해 유권자가 아닌 공천권자에게 충성하는 것이다. 그래서 공천권자가 싸우라고 하면 그냥 싸우게 되는 것이다. 두 명의 개 주인이 각각의 개에게 ‘물어’ 하고 외치면 개들이 싸우는 것에 비유되기도 한다.”

유 의원은 지난 해 4월 총선으로 얘기를 돌렸다.

“그 때 총선을 앞두고 야당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분열됐다. 때문에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이 많게는 200석, 적게는 180석 정도를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 상당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새누리당이 제2당으로 추락하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새누리당이 ‘우리가 완전히 이긴 것’이라고 자만하면서 공천을 마음대로 했기 때문이다. 순리대로 경선을 통해 당원과 국민이 후보를 뽑았으면 되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지도부가 마음대로 했다. 그 결과 소위 옥새 파동이라는 게 일어났다. 그런 모습을 보고 국민들이 새누리당을 심판한 것이다. 여기서부터 박근혜 탄핵이라는 비극이 시작된 것이다. 만약 새누리당이 공천을 민주적으로 제대로 했다면 180~200석을 얻었을 것이고 그러면 박근혜 탄핵 사태는 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그러면서 자신이 ‘행운아’라고 말했다.

“이제 정치인들은 유권자들의 바람과 명령에 따르는 정치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당내 민주화가 이뤄져야 한다. 그런데 나는 18대와 19대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행운아이다. 무소속으로 두 번 당선되니 당 지도부가 무섭지 않고 지역구 시민들이 무섭게 느껴진다. 정말 나를 뽑아준 분들에게 충성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래서 지역구 유권자들을 만나 얘기를 들으면 귀를 기울이고 질문이나 요구사항 등에 대해 성심껏 답변하려고 노력한다.”

유 의원은 박근혜 탄핵 사태와 같은 비극을 막기 위한 또 다른 방법으로 “정해진 법과 원칙을  지키는 뿌리가 튼튼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해진 법을 지키는 문화의 뿌리가 튼튼하면 상급자가 부당한 것을 시켜도 하급자가 거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못하는 현 관료사회가 큰 문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김영란법’을 추진했는데, ‘김영란법’을 가장 안 지킨 사람이 박 전 대통령인 것으로 나타났다. 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문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결국 시간이 걸리겠지만 학교 교육을 통해서 바른 민주시민을 양성해야한다.”

유 의원은 이날 개헌을 얘기했다.

   
▲ 유성엽 의원은 행정부에 집중된 권한을 국회와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대 정치대학원

“오는 대통령 선거일에 개헌에 대한 국민투표를 함께 해야 한다. 이에 동의하는 국회의원들이 많다. 대통령 한 사람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바꿔야 한다. 대통령의 권력을 총리에게도 나눠줘야 한다. 그리고 중앙의 힘을 지방에 이양해야 한다. 아울러 지금은 행정 만능 시대인데 이를 고쳐야 한다. 국회의원이 법안을 제출하려면 10명의 다른 국회의원들이 함께 해야 하지만 행정부는 언제든지 법안을 제출할 수 있다. 그렇다보니 과거에는 국회의원이 발의한 법안보다 정부가 제출한 법안이 더 많았다. 게다가 행정부는 법률이 위임한 시행령 등을 통해 실질적인 영향력을 발휘한다. 예산과 관련해서도 그렇다. 우리나라 전체 예산이 400조 정도인데 국회에서는 그 중에서 5~6조 범위에서 (줄다리기를 한다.) 나머지 예산 편성은 정부가 다 하는 것이다. 이러니 국회가 예산에 대한 책임을 가지기 어렵다. 감사원의 경우도 문제다. 선진국에서는 감사원이 국회에 있거나 행정부와 국회 중간에 있는데 우리나라는 감사원이 대통령 직속으로 되어있다.”

유 의원은 선거제도 개혁도 강조했다.

“지금의 소선거구제에서는 적은 표 차이로 패배한 후보에게 표를 준 유권자들의 뜻을 전혀 반영할 수 없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당의 득표수에 비례해 의석수를 배분해야 한다. 정당 지지율이 20%이면 의석수도 20%가 돼야하는 것이다.”

이날 유 의원은 경제문제와 관련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노동의 유연화가 필요하다. 사회적 안정망이 미리 잘 갖춰져서 구조조정이 가능해야 한다. 실업자에게 수당과 재취업 기회가 미리 주어져야 한다. 그리고 이명박 정권 초기에 고환율 정책을 추진했다. 환율을 높이면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환율을 높이면 삼성이나 현대 같은 대기업에게만 유리하다. 대기업은 기술력과 가격 지배력이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경우는 다르다. 외국 바이어들이 ‘너희들 환율 때문에 이득을 보니 제품 가격을 내려달라’고 요구하면 중소기업은 이에 응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환율이 오르면 휘발유 가격이 오른다. 그러면 내수가 죽는다. 그리고 공공부문이 높은 나라치고 경제가 제대로 되는 경우가 없다. 공공부문은 생산성이 떨어진다. 인위적으로 일자리를 만들어서 경제가 어려워진 경우가 독일과 프랑스다. 공공부문 일자리를 수십만 개 만들겠다는 사람도 있는데 그렇게 할 수 있다. 세금으로 일자리 만들면 된다. 하지만 그러면 오히려 경제가 어려워지고 실업률이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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