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측근 양윤재, 국건위 공모 심사 개입설
스크롤 이동 상태바
MB측근 양윤재, 국건위 공모 심사 개입설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0.09.09 12: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진애, “국건위, 4대강을 비판한 1·2등 당선작 선정 취소” 주장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양윤재 전 서울시 부시장이 국가건축정책위원회(국건위)가 지난 2009년 8월 실시한 ‘수변공모 비전공모’ 심사 과정에 주도적으로 개입, 4대강을 비판한 1·2 등 당선작 선정을 취소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

김진애 민주당 의원은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건위가 4대강 사업 홍보를 위해 실시한 공모에서 4대강 사업을 비판하는 내용의 작품을 당선작으로 선정했지만 뒤늦게 재심사를 통해 선정 작품을 취소했다”면서 “재심사를 통한 심사결과 백지화 과정에 MB측근인 양윤재 전 서울시장이 주도적으로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대통령 소속 국건위는 2009년 8월 14일부터 9월 2일까지 ‘수변공모 비전공모’를 실시, 그해 11월 20일 수상작을 발표했지만 국건위는 심사과정의 부적절성과 불공정성을 이유로 재심사에 들어가  1·2 등 당선작 선정을 취소했다.

국건위 측은 1등 선정작은 작품자와 같은 대학 학과의 교수가 ,2등 선정작은 출품자가 소속된 회사의 사람이 심사위원이 심사에 참여해 공모작에 대해 재심사를 했다고 밝혔다.
▲ 김진애 민주당 의원.     © 뉴시스

하지만 김 의원은 “7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 중 3명은 현직 국건위 위원이고 국건위가 불공정성 문제를 제기한 두 명도 국건위 의원”이라며 “공모를 주최하고 심사과정 전반을 관리한 국건위 위원이 직접 심사한 결과의 공정성과 도덕성을 의심한다면 이는 심각한 자기부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국건위는 1차 심사에서 3차례의 투표를 통해, 2차 심사에서는 10개 작품을 5차례에 걸친 투표 및 토론을 통해 순위를 결정했다”면서 “여러 차례 투표를 거쳤고 심사위원이 모두 7명이었던 점에 비춰볼 때 특정 심사위원 1,2 명 때문에 심사과정에 하자가 있었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건위가 비전공모의 심사결과를 무효화한 것은 당선작에서 4대강 사업을 비판한 내용을 담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국건위가 2010년 1월 25일 개최한 제2차 합동연석회의 회의결과 문건을 공개했다.

국건위 문건에는 “2등 선정작인 나주시 작품의 경우 하구언 둑을 제거하는 내용은 실현 가능성이 낮고 1등 선정작은 보설치가 불필요하다는 내용이 있어 정부정책과 부합하지 않는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고 명시했다.

실제 1등 선정작의 4대강 비판 부분을 보면 ‘보와 제방을 신설하지 않고 홍수 조절과 저수 용량 확보가 가능하다’, ‘무리하게 물을 확보하고 가두려는 시도들은 결국 실패할 것이다’ ‘84%에 머물고 있는 지방하천의 홍수예방과 수질개선에 노력함이 바람직하다’ 등의 내용이 들어있다.

김 의원은 “국건위는 4대강 사업을 비판한 내용을 1등 당선작으로 최종 확정할 경우 대통령 소속 국건위 입장이 난처해지는 등 정치적 파장을 우려해 무리하게 심사결과 백지화를 밀어붙였다”면서 “결국 4대강 사업에 대한 일체의 비판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 이번 사건의 핵심”이라고 단정했다.

이어 “청계천복원을 주도하며 이 대통령의 신임을 받았던 양윤재 전 서울부시장은 뇌물수수로 5년형을 선고받았지만 MB취임 6개월 만에 사면복권돼 4개월 뒤 장관급인 국건위 위원으로 임명됐다”면서 “양 전 부시장은 비전공모 심사결과를 재심사한 합동연석회의에도 참석하는 등 여러 정황상 재심사 과정에 주도적으로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한편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이 발표된 이후 실시된 ‘수변도시 비전공모’에는 총5억원의 예산이 소요돼 혈세낭비라는 지적과 함께 국건위가 1차, 재심사 결과의 비공개로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고 있어 4대강 사업에 대한 정치권의 공방은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