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남경필에게 힘 실어주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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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남경필에게 힘 실어주는 이유
  • 송오미 기자
  • 승인 2017.03.20 1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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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밤 의총 때 유승민과 갈등 정점 찍고 결심 가능성 높아
정책노선 비슷한 남 지사와 향후 정치적 도모, 판단했을 수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송오미 기자)

▲ 바른정당 대주주인 김무성 고문이 당 대선 예비후보 남경필 경기지사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정치권 안팎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뉴시스 / 그래픽디자인=김승종

바른정당 대주주인 김무성 고문이 당 대선 예비후보 남경필 경기지사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정치권 안팎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무성계로 분류되는 김학용‧박순자 의원은 지난 8일 공개적으로 남 지사 지지를 선언하며,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직을 수락했다. 이후 지난 17일에는 국회 정론관에서 김 의원과 박 의원은 남 지사와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홍문표‧이진복‧장제원‧이은재‧정운천‧박성중 의원 등도 남 지사를 공식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김 고문의 남 지사 밀어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고문과 유 의원 간의 최근 격렬한 감정싸움이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 “김 고문 입장에서는 향후 정치적 협상 가능성 측면에서 봤을 때, 유 의원보다는 남 지사와 손을 잡는 게 더 유리하다”는 등의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김 고문과 유 의원은 창당 초기부터 개헌과 대선, 신당 정책 노선과 관련해 ‘삐거덕’ 거리는 모습을 종종 보여 왔다. 그러나 지난 13일 저녁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공석이 된 지도부 자리를 놓고 벌어진 ‘격돌’은 좀 달랐다. 김무성계 의원들이 ‘김무성 비대위원장’을 주장하자, 유승민계 의원들이 “김 의원이 비대위원장이 될 경우 바른정당으로 넘어오고 싶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못 오게 될 수도 있다”며 격렬하게 반발했다고 한다. “야 인마”, “때려치고 싶은 놈들이 한둘이냐” 등의 막말과 고성이 오갈정도로 심각했다는 전언이다.

물론 두 사람은 “백의종군 이외에 어떤 생각도 없다”, “김 전 대표가 바른정당 선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등 갈등설을 일축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러나 그동안 두 사람 간에는 감정의 골이 패일만큼 패인데다 최근 의총에서의 격돌은 ‘선을 넘었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였기 때문에, 김 고문이 이를 계기로 ‘결심’을 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이와 관련, 김무성계 의원으로 분류되는 한 의원의 측근은 20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김 고문의 남 지사 지원이) 감정적인 측면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유승민계 의원으로 분류되는 의원의 측근도 이날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최근에 (의총에서) 싸우면서 생겼던 감정 때문에 신경전이 더 심해진 것 같다”고 했다.

이외에도 김 고문 입장에서는 정치적 성향과 리더십이 완전히 상반되는 유 의원보다는, 향후 정치적 협상과 후일 도모를 위해서 남 지사와 한 배를 타는 게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현재 정치권의 가장 큰 이슈인 ‘개헌’과 관련해서도 김 고문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분권형 대통령제’로 개헌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유 의원은 ‘4년 중임제’를 찬성하지만 당장 개헌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남 지사는 권력분산을 위한 ‘연정‧협치형 대통령제’를 주장하고 있어 김 고문과 거의 의견일치를 이룬다.

김 고문은 작년 11월 23일 전격적인 대선불출마를 선언한 만큼, 향후 본인이 중요한 정치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줄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유 의원보다는 정책 노선이 비슷한 남 지사를 밀어주는 게 김 고문의 목표 달성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김 고문과 유 의원의 서로 다른 정치 스타일도 두 사람은 근본적으로 결합할 수 없다는 해석에 힘을 보탠다. 김 고문의 경우 ‘보스 정치’의 전형으로 여겨지는 반면, 유 의원은 정책을 중심으로 의견을 관철시키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유승민계 의원 측 관계자도 “(김 고문과 유 의원은) 처음부터 서로 맞지 않았다. 정책, 정치적 리더십이 완전히 다르다”면서 “그 중간쯤에 있는 스타일이 남 지사다. 또, 남 지사가 5선을 했으니까 김 의원과 더 가깝기도 하다”고 했다. 이어 “(김 고문이) 남 지사를 지지하는 게 정치적으로 얻을 게 더 많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면서 “동시에 남 지사도 당에서 조직력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한테 가서 도와달라고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유 의원이 당내 경선과 본선에서 유리하다고 생각해왔는데, 결국 선거라는 게 조직싸움이라서 김 고문의 스탠스 때문에 확실히 변수가 생겼다”며 불편한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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