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박근혜’ 놓지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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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박근혜’ 놓지 못하는 이유
  • 송오미 기자
  • 승인 2017.03.22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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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대구·경북) 민심 무시하기 어려웠을 것
한국당과 후보단일화 위한 포석일수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송오미 기자)

▲ 바른정당 대선 예비후보 유승민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완전히 떠나지 못 하는 모습이다. 헌법재판소로부터 ‘파면(罷免)’ 결정을 받은 박 전 대통령이 지난 21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해 조사를 받은 가운데, 유 의원은 같은 날 오후 부산국제여객터미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선 경선 ‘제2차 권역별(영남권) 토론회’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 뉴시스 / 그래픽디자인=김승종

바른정당 대선 예비후보 유승민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완전히 떠나지 못 하는 모습이다.

헌법재판소로부터 ‘파면(罷免)’ 결정을 받은 박 전 대통령이 지난 21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해 조사를 받은 가운데, 유 의원은 같은 날 오후 부산국제여객터미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선 경선 ‘제2차 권역별(영남권) 토론회’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유 의원은 이 자리에서 “국가 지도자로서 공인 박근혜에 대한 제 생각은 한 번도 흐트러진 적이 없다. 그분이 성공한 정권의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이렇게 하라고 온갖 박해를 받아가며 호소했다”면서도 “인간 박근혜에 대한 저의 마음은 쓰리다. 과거의 별별 장면들이 머리를 거치면서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이 임기를 못 채우고 헌재에서 파면 당하고 이제 검찰에 출두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참 쓰렸다”고 속내를 표현했다.

유 의원은 그러면서 “국가의 품격이 있고 바로 직전 대통령에 대한 예우도 있는데 불구속 수사 및 기소가 맞고, 법원이 유죄판결을 내리면 그때 가서 처리할 문제다”며 거듭 ‘박 전 대통령 불구속 수사’를 주장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일 KBS 주관으로 열린 TV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유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은) 도주 우려와 증거인멸 우려가 낮다. 이런 차원에서 재판을 통해 선고가 내려질 때까지는 불구속 수사와 불구속 기소가 옳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TK(대구·경북)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유 의원이 TK민심을 무시하기 어려웠을 것”, “자유한국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보수층의 여론을 의식한 것” 등의 해석이 나온다.

유 의원은 2005년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맡으면서 ‘원조 친박’의 길을 걸어왔다. 그러나 18대 대선 이후 이견 차이로 서서히 멀어지기 시작했다. 이후 2015년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국회 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박 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비판하자,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자’ 소리를 듣고 지난 4·13 총선 공천에서 탈락, 탈당과 복당을 거치며 완전히 멀어지게 됐다.

TK민심도 유 의원에게 등을 돌리는 듯 했다. 유 의원도 2차 토론회 때 “대구에 가면 태극기 부대가 제 사진과 현수막을 걸어놓고 화형식을 여러 번 했다. 사진은 수없이 찢기고 밟히고, 침도 뱉고 그랬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이 파면을 당하고, 과거 친박이었던 많은 의원들이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등을 돌렸지만, 유 의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돌아서지 않았다. 이는 두 사람 모두 정치적 기반을 TK에 두고 있는 만큼, 유 의원 입장에서는 향후 TK민심을 얻기 위해서라도 박 전 대통령과 완전히 선을 긋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TK는 여전히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강한 곳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 의원은 19대 대선에서 자유한국당과의 후보단일화를 거듭 주장해오고 있는 만큼, TK민심뿐만 아니라 보수층 전체의 민심을 고려했을 때, 유 의원에게 박 전 대통령은 절대 버릴 수 없는 카드라는 해석도 존재한다.

바른정당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외치며 창당했지만, 박 전 대통령이 탄핵 당한 이후에도 지지율은 줄곧 한국당에 뒤처지고 있는 상태다. 당 대선 예비후보 지지율도 바른정당의 유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는 1~2%를 벗어나지 못한 반면, 한국당의 홍준표 경남지사는 10% 웃도는 지지율을 얻고 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찬성했던 한국당 의원들이 아직도 탈당하지 않은 이유도 이러한 요소가 크게 작용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와 관련, 바른정당 핵심 관계자는 22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인간적인 측면에서 유 의원이 박 전 대통령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게 있다”면서도 “솔직히 유 의원은 TK에서 정치를 시작했고, 박 전 대통령 지역구도 그쪽이었고 하니까, 박 전 대통령과 완전히 결별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당 지지율을 자기에게 끌어오기 위해서라도 유 의원은 어느 정도까지는 박 전 대통령을 끌어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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