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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연정? 호남 표는 어쩌고…”
박지원 국민의당대표
“지지율 낮은 것 문제없다…경선 이후 승산 높다”
“사드배치, 국회 비준 받아야…전략적 모호성 불가”
“개헌, 문재인 반대하면 사실상 불가능”
2017년 03월 23일 (목) 윤슬기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슬기 기자)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정치9단’으로 불린다.

정치인들의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뜻을 잇는 동교동계 최후의 현역들 중 한 사람이며, 작금의 호남정치를 대표하는 정치인이기도 하다.

젊은 시절 미국에서 사업가로 큰 성공을 거둔 박 대표는, 뉴욕 한인회장을 지내던 1980년대 미국에 망명차 머물던 DJ와 만나면서 운명이 변했다. 1984년 DJ가 설립한 인권문제연구소의 후견인을 맡은 것을 시작으로, 1992년 14대 총선에서 당선, 본격 정계에 발을 들였다.

DJ의 국민의정부에서 청와대 공보수석, 문화관광부 장관을 거쳐 대통령 비서실장직에 오른다. 이 때 ‘DJ의 영원한 비서실장’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지금도 사석에서 동교동계의 원로 인사들은 박 대표를 ‘박 실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영욕의 세월을 지나 정치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박 대표지만, 국민의당 당대표에 선출되는 등 노익장을 과시했다. 이번 탄핵정국에서도 넓은 시야와 노련한 정치력으로 활약하며 국민의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결정의 중심에 서게 했다. 동교동계의 한 원로인사는 ‘박 실장의 행동은 죄다 이유가 있다. 숨도 허투루 쉬지 않는 사람’이라고 평했을 정도다.

하지만 박 대표는 쉴 틈 없이 다시 대선 정국이란 난제(難題)와 씨름 중이다. 그가 바라보는 대선 구도를 들어보기 위해 <시사오늘>은 지난 17일 국회 국민의당 대표실을 찾았다.

   
그가 바라보는 대선 구도를 들어보기 위해 <시사오늘>은 지난 17일 국회 국민의당 대표실을 찾았다.ⓒ시사오늘 권희정기자

-국민의당 대선 승리전략은 있나.

“모든 선거에는 당시의 시대정신과 명분이 있다. 이번 대선의 화두는 ‘정권교체’다. 대통령 파면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국민들이 야권으로 정권교체를 정해놓은 것이다. 그럼 점에서 이제는 국민의당의 대선 승리를 위해 문재인이든 누구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일대일 구도를 통해 국민의 지지를 어떻게 끌어 모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국민들은 정권교체의 중심을 민주당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 당이 옳았음이 증명되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 당은 ‘중도개혁, 안정적이고 합리적인 국정운영, 미래에 대한 비전, 4차 산업‘ 등에 관련된 전문적인 방안을 갖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에도 ’중도개혁, 안정적 국정운영‘에 포커스를 맞춰 대안을 제시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선(先) 총리, 후(後) 탄핵 주장, 탄핵안 가결 주도, 탄핵 소추안에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포함, 박영수 특검 추천’ 등을 통해 결국 우리가 옳았다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준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민주당과 일대일 구도를 형성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정치9단’으로 불린다.ⓒ시사오늘 권희정기자

-그렇다면 보수정당과의 연대도 고려하고 있나.

“범여권과 연대를 통해 후보 단일화를 하는 것은 불가하다. 물론 정치는 생물이니깐 선거 막바지라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경선과정에서 범여권 정당과 연대는 없다. 김무성 의원과도 전에 만나 말했지만, 연대를 한다고 하더라도 바른정당의 지지율이 국민의당으로 오지 않는다. 만약 한국당이든 바른정당 등 보수정당과 연대해 우리당 대선 주자의 지지율이 오른다면 백번이라도 하겠다. 그러나 보수정당과 후보단일화를 할 경우 호남의 표심이 문재인 전 대표에게 갈 가능성이 높다. 호남이‘홈 베이스’인 우리의 정체성을 잃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국민의당이 만약 보수 정당과 연대를 한다면, 호남의 지지도는 국민의당이 아닌 더불어민주당, 그 중에서도 문재인 전 대표에게 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곧 선명성 경쟁의 패배고, 실제로 호남을 가장 큰 지지기반으로 삼고 있는 국민의당으로선 낭패가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바른정당과 같은 보수당과의 연대로 얻는 지지보다, 잃게 될 지지가 훨씬 크다. 그는 직접 정당의 예상 지지율 변화를 A4용지에 그려가며 설명했다.

-반문(反문재인) 여론도 높은 편이다.

“문 전 대표는 많은 국민들로부터 신뢰성을 잃었다. 그동안 거짓말하고 변명을 해서 그렇다. 과격발언도 너무 많이 했다. 가장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말도 최근 문 전 대표가‘대통령이 되면 미국 안가고 북한부터 가겠다.’고 하더라. 이런 점들을 보면서 4년 전의 문재인은 굉장히 맑고 선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지금의 문재인은 굉장히 오만하고 욕심도 많고, 대통령도 이미 된 것 같은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민주당 대선후보는 문재인 전 대표로 예상하고 있다. 언론에서 보도하고 있는 여론조사 결과와 상관없이 결국 ‘문재인 VS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대결이라고 판단한 이유이기도 하다.”

-민주당은 대선구도를 다자구도로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

“민주당이 원하는 선거구도를 위해선 보수의 최소한의 보수지지가 필수다. 그러나 보수층 지지율 10%를 얻기는 쉽지 않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생각해보면 된다. 당시 박원순 후보의 압승이 예상됐다. 이명박(MB) 정부에 대한 반감, 피로감이 이유였다. 박 시장 선거운동을 제일 잘 해준 사람이 MB라는 말도 있지 않나. 그런데 경쟁후보였던 나경원 후보의 득표율이 46.6%까지 나왔다. 이는 고정적인 보수지지층이 어느 정도인지 단정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홍준표 경남지사 지지율이 높은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나. 우리는 나경원 후보가 서울시장 선거에서 약 47% 받은 것은 잊고, 문 전 대표가 2012년 대선에서 48% 받은 것만 기억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입장에선 다자 구도로 갈수록 유리해진다.”

박 대표는 지난 2011년 서울시장 재보선을 예로 들었다. 보수층의 지지는 확신할 수 없다는 근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각 정당의 지지율 분포를 직접 그리면서 자세히 설명했지만, 국민의당의 필승전략에 대해선 미소로 대신 답했다.

-그렇다면 보수결집 가능성은 있다고 보는 건가.

“태극기부대로 지칭되는 보수의 고정지지층은 약 20% 정도라고 한다. 여기에 ‘샤이 보수’를 포함한다면 최대 35~40%까지 증가할 수 있다. 때문에 야권 입장에선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이 통합한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정권교체’가 아닌가. 범(汎)여권의 지지가 40%까지 상승한다고 하더라도, 보수정당이 정권을 잡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바른정당 입장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있는 한 명분 없이 한국당과의 연대는 쉽게 결정할 수 없을 것이다.”

   
▲ 영욕의 세월을 지나 정치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박 대표지만, 국민의당 당대표에 선출되는 등 노익장을 과시했다.ⓒ시사오늘 권희정기자

“지지율 낮은 것 문제없다…경선 이후 승산 높다”

현재 국민의당은 안철수·손학규·박주선 세 후보로 경선을 치르고 있다. 그러나 안 전 대표만 10%정도의 지지율로 선방 중이고, 손 전 대표나 박 부의장은 의미있는 지지율을 기록하지 못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문 전 대표에 맞서기엔 안철수 후보나 손학규 후보의 지지율이 낮다.

“지지율이 낮은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리베이트 사건 이후로 당의 지지율이 약간 떨어지긴 했다. 하지만 경선 이후 문재인 전 대표 지지율의 딱 절반 수준을 달성한 다면, 향후 남은 35일 동안 충분히 이길 수 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불출마 선언을 하니 그의 지지율이 우리당 후보에게 오지 않았는가. 고건 전 총리를 봤다면 반 전 총장을 예상할 수 있었고, 반 전 총장 상황을 보면 황교안을 예측할 수 있다. 또한 안 지사나 이재명 성남시장이 사실상 민주당 경선을 통과하기 쉽지 않다고 전망하기 때문에 더욱 승산이 있다고 본다.”

-일각에선 손학규 후보가 안철수 후보보다 본선 경쟁력이 더 있을 거란 주장도 있다.

“그것은 국민이 결정할 문제 아닌가. 유권자들은 국민의당에서 누가 대통령 후보가 돼야 문재인 전 대표와 한번 겨룰 수 있을지를 판단 기준으로 하지 않겠나. 다른 특별한 것은 없다.”

손학규 경쟁력론은 민주당계에 아직 ‘손학규계’가 다수 남아있다는 점을 근거로 한다. 함께 탈당한 이찬열 의원 외에도 10명이 넘는 ‘손학규계’의원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 전 대표가 본선에 오를 경우, 이들의 탈당 가능성도 세간에 회자되고 있다.

-손학규 후보가 본선에 가면 민주당의 손학규계가 탈당할 것이란 예측도 있다.

“그럴 리 없다. 국회의원들은 보기보다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지금 승리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가 민주당 후보인데, 당을 나올 까닭이 없다.”

-손학규 후보 입당은 어떻게 이뤄졌나.

“이번 손학규 후보의 입당에는 안철수 후보의 요구가 있었다. 안 후보가 지난 총선 이후 손학규 후보와 정운찬 전 국무총리를 꼭 영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내가 손 후보를 입당시킨 것도 맞지만, 안철수 후보가 공을 세웠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손 후보가 나와 손을 잡았을 때 그도 승리했고, 나도 승리했다. 과거 내가 손 후보에게 질서 있는 통합하자고 했는데 당시 친노(친노무현)들하고 연대했다. 이는 사실상 실패한 통합이었다.”

-그런데 러브콜을 보냈던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입당하지 않았다.

   
정치인들의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뜻을 잇는 동교동계 최후의 현역들 중 한 사람이며, 작금의 호남정치를 대표하는 정치인이기도 하다ⓒ시사오늘 권희정기자

“정 전 총리는 대통령은 굉장히 하고 싶은데, 세력은 없고 추대를 해주길 바란다. 그런데 요즘 세상에 추대가 어디 있는가. 한 가지 덧붙이자면 나와 안철수가 언론플레이를 한다고 하더라.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안 후보와 정 전 총리의 저녁 미팅 취소사건도 있지 않나.

안 후보가 정 전 총리와 저녁 미팅을 하기로 했다고 내게 미리 말을 해줬다. 나도 기자들에게 정보를 주는 원칙이 있지만 함구하고 있었다. 회동 이후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 갔는지 합의된 내용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정 전 총리가 기자들에게 만남이 알려졌다고 회동을 취소했다. 그래놓고 기자들한테는 ‘안 전 대표가 몸이 아파서 회동을 취소했다’고 흘렸다.”

“사드배치, 국회 비준 받아야…전략적 모호성은 말도 안돼”

-사드배치문제가 또 다시 대선 정국 중요한 이슈로 부상했다.

“사드배치 문제는 특히 문재인 전 대표의 한계가 드러났다고 본다. 이와 관련해서 문 전 대표가 얼마나 말을 많이 바꿨나. 국민의당은 일찌감치 사드배치에 반대했다. 그럼에도 만약 사드를 불가피하게 배치해야 한다면 일단 국회에다 하라고 하지 않았나. 즉 국회에 사드를 가져다 놓고 국회의 비준동의를 받으라는 뜻이다. 그럼 이를 지렛대 삼아 ‘한-중, 한-미, 미-중’ 간에 외교적, 기술적으로 해결하자는 말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도랑에 든 소다. 미국 풀도 먹어야 하고 중국 풀도 먹어야 한다. 문 전 대표의 ‘전략적 모호성’ 주장은 말도 안 된다.”

-그럼 자체적인 사드문제 해결 방안이 있는가.

“미국이 사드배치에 속도를 내고 있는 현 상황에서 사드배치 자체를 반대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우선 외교적인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서 즉 시간을 벌 수 있도록 국회의 비준을 받으라는 것이다. 우리의 영토와 세금이 들어가면 국회의 비준을 받게 돼 있다. 실제로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한국이 이번 대선에서 야당이 집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빨리 사드를 해결하라고 했다고 한다. 사드배치에 한-미 양국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야권 대선주자가 대통령이 됐다고 해서 이걸 다시없던 일로 만들 수 있겠는가. 이미 정부 간에 합의를 했다면 그만이다. 이를 외교적으로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개헌, 문재인 반대하면 사실상 불가능”

-대선 전 개헌을 놓고도 의견이 분분하다.

“개헌 문제도 사드배치와 마찬가지다. 개헌은 나부터 찬성입장이다. 하지만 문재인 전 대표가 반대하면 개헌은 사실상 불가한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 대선이 약 50여 일 정도 남은 시점에서 개헌 단일안도 도출할 수 있겠는가? 물리적으로 안 될 것에 에너지를 소모하기 보다는 차라리 문재인 전 대표가 말한 대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투표를 하자는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이 현실적으로 맞다고 본다. 정치는 실현가능성이 있는 것을 하는 것이다. 지금 TV토론도 해야 하고, 짧은 대선 준비기간을 대비해야 하는데 개헌에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이 맞지 않다. 즉 개헌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공론화한 후 단일안을 도출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를 필두로 해서 개헌을 고리로 연대할 수 있지 않나.

“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세력이 약 70여 명에 불과하다. 김 전 대표를 따르는 개헌지지 세력이 대략 60명 정도 되니깐 연대를 한다면 개헌이 통과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현재 지지율이 가장 높은 문재인 전 대표가 반대하고 있는데 국회의원들이 이를 동의하겠는가. 물론 김 전 대표가 개헌, 경제민주화, 반문재인 지대 형성을 위해 의원직까지 포기한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김 전 대표를 따라 민주당에서 나온 국회의원이 있는가. 앞서 말했듯 국회의원들은 그렇게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윤슬기 기자 sisaon@sisaon.co.kr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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