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드보복 후폭풍]면세점, 깊어지는 '시름'…임대료 인하 요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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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사드보복 후폭풍]면세점, 깊어지는 '시름'…임대료 인하 요구도
  • 변상이 기자
  • 승인 2017.03.24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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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조치로 인해 인천공항 면세점 구역이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뉴시스

중국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보복 조치에 따른 면세점 업계의 피해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그간 매출 70% 이상을 차지했던 중국인 관광객의 유입이 급감으로 면세점의 매출 타격이 심화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주말(지난 18~19일)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25% 줄었다고 밝혔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중국 여행사들의 한국 관광 상품 판매 금지가 시작된 지난 15일부터는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특히 단체 관광객 감소가 매출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신라면세점도 같은 기간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20% 이상 줄었고, 갤러리아면세점 매출 역시 지난 15일 이후 하루 평균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30% 정도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시내 신규면세점들의 경우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35%까지 줄었다는 후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매출 하락세가 오는 4~5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5월에는 최고 대목으로 꼽히는 중국 노동절 연휴가 있지만 중국 정부의 사드보복 조치로 관광·업계 전반에 먹구름이 드리울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중국 관련 여행상품이 계속 취소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업계의 시름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사오늘>과 만난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말부터 예약이 한 건도 없었다”며 “5월 초에는 최고 대목 중국 노동절 연휴를 앞두고 있어 어떻게 버틸지 막막한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또한 중국의 본격적인 제재가 시작된지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아 앞으로 감소폭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한국관광 제재 이전에 입국한 중국인들은 아직 남아있지만 이들이 출국한다면 지금보다 매출 충격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면세업계 시장 규모는 12조2757억 원으로 전년 동기 9조1984억 원 대비 33.5% 성장했다. 2012년 6조3000억 원대 매출에서 4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시장이 커졌을 정도로 수년 간 고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올해는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타격으로 연매출이 감소한 이래 처음으로 ‘역신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면세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2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전체 매출의 50% 상당을 차지하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상실한 만큼 한 달 뒤 매출 성적이 크게 하락할 것이다”며 “업계 전체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같이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최근 면세점 업체들은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임대료 인하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국제공항에 입점해 있는 면세점 사업자 7곳(롯데, 신라, 신세계, 시티플러스, SM, 엔타스, 삼익)은 지난 17일 인천공항공사와의 간담회에서 임대료 인하를 공식 요청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긴 데 따른 수익성 악화를 조금이라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체들은 공항을 이용하는 관광객의 수가 급격히 줄어 매출 타격이 크기 때문에 한시적으로라도 임대료를 인하해 달라고 한 목소리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인천공항공사 측은 인하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중국의 한국 여행 전면 금지 조치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당장은 면세점업체들의 손을 들어주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롯데와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각각 4518억 원과 2638억 원의 임대료를 지급했다. 두 점포의 인천공항점 매출액이 1조1455억 원과 6969억 원인 것을 감안하면 총 매출의 40%가 임대료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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