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호남경선③ 문재인] 대세 입증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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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호남경선③ 문재인] 대세 입증 시험대
  • 최정아 기자
  • 승인 2017.03.24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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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홀대론˙전두환 표창 발언, 넘어야 할 산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최정아 기자)

‘야권의 심장’ 호남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선택할 첫 격돌지, 호남에서 순회경선(오는 27일)이 곧 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2002년 대선당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호남’에서 승리를 거두며 대선의 승기를 잡았던 것처럼, 올해 민주당 호남 경선에서도 반전의 드라마가 펼쳐질지 기대가 쏠리고 있다. 이에 <시사오늘>은 지난 22일 민주당 각 예비후보 경선캠프를 찾아 호남경선 준비현장을 취재하고 각 후보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해봤다.

대선레이스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후보(전 민주당 대표)에게 호남은 각별하다. 자신의 ‘대세’를 입증할 첫 번째 격돌지이기 때문이다. ‘대세’로 평가받는 문 후보가 호남에서 패한다면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문 후보 입장에선 또다시 야권 텃밭인 호남을 놓칠 경우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에게 호남지역에서 대패(大敗)했다는 비난과 야유가 또다시 쏟아질 것이 자명하다. 현재 문 후보가 호남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도 이러한 맥락이다.

호남 경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문재인 캠프는 더욱 분주해졌다. 문재인 캠프는 24일 특보단 단장으로 호남 출신의 민주당 이춘석(전북 익산갑) 의원을 추가로 임명했다. 정계에선 이를 두고 호남권 순회투표를 대비한 결정이란 분석이 나온다.

문 후보의 ‘느지막한 대선선언’도 눈길을 끌고 있다. 문 후보는 24일 자신의 SNS를 통해 19대 대선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앞서 출마선언을 단행한 다른 주자들과는 확연히 다른 행보다. 이러한 문 후보가 늦은 대선출마 선언을 결정한 데엔 ‘호남’이 주요한 결정요소가 됐다. 다시 한번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데 성공한 것이다. 문 후보는 이날 <광주MBC>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주자 합동 토론회에서 “호남이 다시 한 번 저에게 지지를 보내 압도적 경선승리와 압도적 정권교체를 이뤄달라”고 밝혔다.

문재인 후보는 24일 자신의 SNS를 통해 19대 대선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문재인 캠프에 걸린 경선 포스터.

◇ 강점 - 높은 지지율

문 후보의 최대강점은 ‘굳건한 지지율’이다. 실제로 '문 후보는 지난 23일 호남 지지율 최고치를 경신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매일경제·MBN>의 의뢰로 19일과 20일 이틀 동안 조사한 여론결과에 따르면, 문 후보는 호남에서 44.8%를 기록하며 종전 자신의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또 안희정 후보(충남도지사)도 호남에서 지난 주 대비 1.3%p 상승해 16.4%를 기록했다.

이러한 굳건한 지지율 때문인지 지난 22일 <시사오늘>과 만난 한 캠프 관계자는 “경선 캠프가 단촐하다. 경선이 끝나면 당사로 옮길 예정이라…”며 경선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 문재인 캠프에 걸린 경선 포스터들

◇ 약점 - 호남홀대론·‘전두환 표창’ 발언논란

하지만 대세로 오른 만큼 약점도 많다. 우선적으로 꾸준히 논란이 돼왔던 ‘호남홀대론’이 있다. ‘호남홀대론’이란 참여정부가 호남 정치인들을 홀대했다는 주장이다. ‘문재인 호남홀대론’은 문 후보가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낙선한 뒤, 지난 총선에서까지 야권 텃밭인 호남표심을 국민의당에게 빼앗기며 더욱 힘을 얻었다.

문 후보는 ‘호남홀대론’을 적극 반박하고 나서고 있다. 문 후보는 “참여정부는 인사 면에서 오히려 역대 어느 정부보다 호남 인재를 많이 발탁한 정부였다”며 “실제로 통계를 보면 전체 장·차관 가운데 호남 출신 비율이 가장 높았던 정부가 노무현 정부”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문재인 캠프가 오랜 시간동안 뿌리 박힌 ‘호남홀대 이미지’를 어떻게 벗어던질지는 아직 미지수로 남아있다.

최근엔 ‘전두환 표창 발언’ 논란의 여파를 한몸에 받았다. 문 후보가 지난 19일 열린 ‘KBS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에서 “제1공수여단 여단장인 전두환 장군으로부터도 표창받았다”고 말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호남민심이 흔들린 순간이었다. 지난 20일엔 광주 오월어머니들에게 호된 꾸지람도 들었다. 한 어머니는 "이 자리가 어떤 자리인지 아느냐. 전두환 때문에 자식을 잃은 사람들이 있는 곳이다"며 "지금까지 어머니들이 억울해 하고 있는데 그 말을 했어야 했느냐. 표창이 자랑은 아니지 않느냐"고 눈시울을 붉혔다.

‘전두환 표창 발언’ 논란은 호남 지지율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두환 표창장' 논란 이후 호남 지지율이 무려 14%포인트나 급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여론조사 기관 갤럽이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전국 유권자 100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 후보의 지지율은 33%로 1위를 지키기는 했으나, 지난 주(47%)보다 무려 14%포인트나 떨어졌다. 지난 19일 '전두환 표창장' 논란의 여파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이재명 성남시장의 호남 지지율은 13%를 기록해 지난 주보다 4%포인트 올랐다. 안희정 충남지사의 경우, 11%로 변동 없었다.

이에 대해 한 야권 관계자는 지난 23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야권 대표 후보인 문재인이 호남에서 표를 얻지 못한다면 명분상의 타격이 있을 것이다. 특히 호남홀대론을 이미지에서 탈피할 기회를 잃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위에서 언급된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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