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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슈퍼주총'인가
<기자수첩>소액주주 권리 보호·국민 알 권리는 어디에…
2017년 03월 24일 (금) 박근홍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슈퍼주총이 회사와 주주의 '파트너십'을 저해하고 있는 건 아닐까. ⓒ pixabay

24일은 그야말로 '슈퍼주총 데이'였다. 삼성그룹, SK그룹, CJ그룹, 롯데그룹 등 국내 상장법인 중 절반 가까운 900여개의 기업이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 것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날 주총을 실시한 업체는 코스피 상장 기업 416개, 코스닥 상장 기업 498개, 코넥스 상장 기업 10개 등 총 924개에 이른다.

이는 사측의 편의를 위한 일정이라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많은 주주들이 참석할 경우 사측이 상정한 안건을 원활하게 처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의도적으로 주주 참석률이 저조한 3월 마지막 주 금요일에 주총을 연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슈퍼주총이라는 용어가 업계에서 처음 사용된 시점은 2000년대 초반으로, 당시만하더라도 '슈퍼개미'들이 적극적으로 주총에 참석해 사측이 상정한 안건에 반발을 하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점차 슈퍼주총이 관행화 되면서 슈퍼개미를 비롯한 소액주주들이 자신의 합법적인 권리를 행사하기 어렵게 됐다. 같은 날 주총을 개최하는 기업들이 많아지면서 참석 자체가 불가능한 주주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슈퍼주총이 아니라 '담합주총'이라고 이름을 붙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더욱이 슈퍼주총은 국민의 알 권리도 침해할 여지가 상당해 보인다. 한날한시에 주총이 열리면서 언론이 각 현장에 대한 심층 취재를 수행하기 힘든 실정인 것이다.

이날 여러 기업들은 주총에서 책임경영과 경영 투명성 제고를 강조했다.

하지만 슈퍼주총 자체가 책임경영과 경영 투명성 제고를 저해하고 있음을 망각한 눈치다. 아니면 애써 방관하고 있는 걸지도 모를 일이다.

주주총회는 사측을 위한 행사가 아니라 주주들의 권한 행사를 위한 자리임을 우리 재계가 기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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