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열기와 압도감'…동국제강 '글로벌 철강벨트'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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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열기와 압도감'…동국제강 '글로벌 철강벨트'를 가다
  • 송지영 기자
  • 승인 2017.03.27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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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송지영 기자)

지난 22일 동국제강 충남 당진 후판 설비 공장.

창사이래 가장 극적인 순간을 맞았다. 동국제강이 1954년 설립된 이후 63년 만에 첫 자체 고로 생산 슬래브를 사용하게 된 것. 회사로서는 역사적인 장면으로 평가했다.

이날 동국제강은 오전 중 브라질 CSP 슬래브 입고 기념식을 가지고 오후 2시부터 입고된 슬래브를 활용해 본격적인 후판 공정 작업에 들어갔다. 기자는 공장 견학을 통해 지구 반대편 브라질에서 실린 후 총 1만9738km의 여정을 거쳐 도착한 슬래브가 후판으로 새롭게 변신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었다.

1.2km에 달하는 후판 생산라인에 들어가기 전에 우선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 다소 긴장된 상태로 설비 공장에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것은 압도감.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육중한 설비와 끊임없는 굉음, 훅 끼쳐오는 열기 등에서 나오는 위압감이 전신을 덮쳤다.

계단을 올라가 공장 내부를 조망해보니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시뻘겋게 달궈진 슬래브였다. '리히팅 퍼니스(Reheating Furnace)'에서 막 나온 이 슬래브들은 한 개 당 약 20톤으로 압연을 위해 최대 1250도의 온도가 가해진 상태였다.

▲ 피니싱 밀(Finishing Mill)에서는 슬래브가 알맞은 두께가 될 때까지 압력을 가하는 압연 공정이 이루어진다. ⓒ 시사오늘

후판 생산 공정을 위한 밑작업인 가열이 끝난 슬래브들은 곧장 스케일을 제거하고 '피니싱 밀(Finishing Mill)'로 옮겨졌다. 이곳에서는 압연 과정을 담당한다. 슬래브는 알맞은 두께가 될 때까지 증기를 내뿜는 기계 안을 들락날락거렸다. 몇 차례 압력이 가해져 압연 공정을 마친 슬래브는 길쭉한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 슬래브는 프리 레벨러(Pre-Leveler)에서 평탄도 교정을 받아 수냉시 균일하게 냉각될 수 있다. ⓒ 시사오늘

전체적인 모양새가 잡혔으니 이제 세부 사항을 점검할 차례다. 슬래브는 '프리 레벨러(Pre-Leveler)'를 거치며 평탄도 교정을 받았다. 이 과정은 슬래브가 수냉될 때 균일하게 냉각될 수 있도록 한다. 슬래브는 이곳에서 초속 2.5m로 이동하면서 최대 1700톤의 압력을 받게 된다.

▲ 쿨링 베드(Cooling Bed)는 슬래브가 절단하기 알맞은 온도가 될 때까지 식히는 공간이다. ⓒ 시사오늘

이후 슬래브는 쿨링 베드(Cooling Bed)로 옮겨졌다. 쿨링 베드는 말 그대로 압연과 교정을 위해 달궈졌던 슬래브를 절단하기 알맞은 온도가 될 때까지 식히는 공간이다. 넓은 공간에 나열된 슬래브들을 보니 장엄함이 느껴지기까지 했다. 멀리서 언뜻 봤을 때는 움직임이 없이 식혀지기를 기다리는가 싶었으나, 가까이서 보니 제품을 떠받치고 있는 아래쪽 기계가 굉음을 뿜어내며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일련의 공정을 거친 슬래브들은 이후 알맞은 크기로 절단되고 완제품의 모양을 갖추게 된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검수 과정이 남아있다. 정제된 슬래브는 초음파 등을 통해 검수를 받은 뒤, 이를 통과한 개체만이 비로소 완성된 후판으로 인정받는다.

동국제강은 올해 CSP에서 생산하는 슬래브 273만 톤 중 146만 톤을 사용할 계획이다. 이 중 당진공장에서는 이번에 입고된 5만8751톤을 시작으로 올해 총 25~30만 톤을 들여와 활용하게 된다. 특히 내년부터는 CSP에서 생산된 연산 300만 톤 중 53%에 해당하는 160만 톤을 동국제강이 사용하게 돼 앞으로 슬래브 수급에 있어 가격 절감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CSP 슬래브 입고 기념식에서 "불가능은 없다는 신념으로 브라질 CSP 프로젝트에 도전했고 글로벌 철강벨트를 완성했다"며 "자체 슬래브 조달과 외부 판매를 통해 매출 증대와 시너지를 일으켜 지속적인 흑자경영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항공,정유,화학,해운,상선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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